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했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7C2216편이 추락해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무안소방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181명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승객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9일 소방당국은 “안타깝게도 승객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조작업에서 수습작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사고 여객기는 조류 충돌 후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 비상 착륙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활주로 외벽에 충돌해 폭발한 것이 참사로 이어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소방당국 “2명 제외 대부분 사망 추정”…동체 착륙 중 외벽 충돌 후 폭발·화염
소방청과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분경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는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비상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공항 외벽에 충돌해 불길에 휩싸였다. 사고가 난 여객기는 보잉사의 B737-800으로 기령은 15년인 것으로 확인됐다. 승객은 175명(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기체 후미부터 구조 작업을 진행해 2명을 구조했다. 오후 3시 기준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24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는 실종자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발생 원인은 새와 충돌한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랜딩기어 고장으로 보고 있다. 이어 동체 비상 착륙 중 외벽에 부딪히면서 폭발한 것이 대참사로 이어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항공 당국에 따르면 추락한 여객기는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접근한 사고 여객기는 1차 착륙을 시도하다가 정상 착륙이 어려워 다시 재착륙을 시도했다.
이어 여객기는 동체 착륙을 하다가 활주로 끝단에 이를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외벽에 충돌했고, 이 충돌로 인해 폭발과 함께 동체가 파손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외벽에 충돌하지 않았다면 화재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이륙 활주로의 끝인 남쪽에 콘크리트벽이 설치돼 있고 이 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하다가 벽에 충돌했다. 반대 방향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했을 경우 400m 더 길고 콘크리트 외벽 대신 철조망이 있어서 사상자가 더 적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부는 “사고 여객기는 남쪽에서 착륙을 시도했지만, 관제탑에서 2차 착륙 시도 과정에서 활주로 반대 방향인 북쪽에서 진입하는 착륙 허가를 주면서 조종사가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 3살 아이까지, 가족단위 여행객…정부 “사고수습·유가족 지원 최선”
일부 언론에서는 사고 여객기의 탑승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 중에는 2021년에 태어난 세 살배기 어린아이까지 있었다. 미성년자 탑승객은 10여명으로, 이들 모두 가족과 함께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고 항공편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지난 8일부터 무안국제공항에서 방콕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2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전남 무안군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현장에서 유가족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연합)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자신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최 권한대행은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인명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하고 사고 현장을 찾았다.
이후 오후 12시55분경 최 권한대행은 사고 현장인 무안공항에 도착해 “참변을 당하신 유가족께 어떤 위로의 말씀도 부족하다”며 “유가족 지원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장 사고 수습에도 나섰다. 최 권한대행의 지휘로 기획재정부·국무조정실·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가 사고정보를 공유하고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 제주항공 김이배 대표 “원인 불문, 책임 통감…수습과 유가족 지원 최우선”
사고 여객기의 항공사인 제주항공의 김이배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원인 불문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탑승객과 유가족에 깊은 애도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29일 오후 2시 인천의 한 호텔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탑승자와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지원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
김 대표는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고, 현재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며 “지금은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함께 사고 원인 규명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머리 숙여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