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대이동’의 시대다. 미국 주식 투자를 통해 ‘돈복사’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늘면서 해외 주식 보관 금액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블루오션 같던 브로커리지 시장에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한 것. 승기를 잡기 위한 증권사들 경쟁이 한껏 달아올랐다./편집자주 (자료=토스증권이 발간한 메타버스 관련 탐방 후기 보고서 일부) ■ 현장 탐방 인사이트 담는 토스증권 ‘다녀왔습니다 실리콘밸리’ 지난 11월, 토스증권 리서치센터는 이 같은 제목의 보고서를 네차례에 걸쳐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애널리스트가 직접 실리콘밸리를 찾아 체험하고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담아낸 체험기에 가까웠다. 이들은 자율주행차와 무인택시를 직접 타보면서 앞으로 나타날 산업의 변화를 예상했고, 각 기업을 찾아 메타버스가 만들어갈 세상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기존 증권사들이 법인과 기관투자자를 주고객으로 하는 데 비해 저희는 오로지 개인 투자자를 위한 증권사입니다. 어렵고 전문적인 내용도 개인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토스증권은 지난해 9월 리서치센터를 꾸렸다. 증권사들 대부분이 리서치센터를 줄이는 분위기임을 감안하면 또 하나의 새로운 시도다.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인 이영곤 센터장과 모건스탠리 출신 이지선 연구원, 대신증권 출신 한상원 연구원 총 3명이 멤버다. 그리고 이들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시애틀이었다. “혁신의 현장에서 빠르게 변하는 산업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이 센터장의 설명처럼 이들은 경영진과 핵심 관계자, 투자자를 만나 기업의 전략을 듣고 시장의 전망, 경쟁 상황을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과 중장기 계획에 대해서도 직접 확인하며 인사이트를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한다. 실제 보고서에는 어려운 용어보다는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느낀 기술의 특징과 장단점에 대해 설명하거나 같은 산업 내에서도 각 기업들이 바라보는 관점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이 세밀하게 정리됐다. “토스증권 리서치 자료는 물고기를 잡아만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물고기를 잡는 법까지 알려드리겠다는 각오로 하고 있습니다.” 이 센터장은 향후 해외 탐방 등에 대한 계획을 묻자 “실제 탐방을 통한 내용과 정보를 활용해 개인투자자의 투자판단 결정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만들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 넘쳐나는 글로벌 투자 정보, 질보다 양 추구? 해외기업에 대한 투자정보 제공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기존 증권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서 발간한 해외투자 관련 보고서만 수천건에 달할 정도다. 가장 많은 분량의 해외투자 관련 보고서를 발간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한해동안 해외 투자와 관련된 보고서만 439건 만들어냈다. 해외주식 이슈에 대한 코멘트부터 해외기업 분석, 각 시장별 투자전략까지 세분화돼 있다. 해외주식 투자의 원조로 불리는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해 총 307건을 발간해 2023년 234건 대비 31.2% 더 많은 보고서를 냈다. 이중에는 인도 투자 컨퍼런스 참관 관련 내용 등 현장의 분위기를 담은 보고서들도 있다. 키움증권 역시 2022년 67건이었던 해외기업분석 보고서를 지난해 102건으로 늘렸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외투자에 대한 투자자들 저항감이 많이 줄었고, 해외의 좋은 기업을 더 다양하게 제시해달라는 수요도 늘고 있다”며 “향후 성장을 기반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정보 수요가 있어 현재의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모든 이슈마다 챙길 수는 없지만 투자에 필요한 주요 이벤트라면 해외출장을 통한 정보 제공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글로벌 전담 인력 뿐 아니라 기존 애널리스트들이 국내와 해외를 함께 커버하는 구조다. 국내 KB금융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가 JP모건과 씨티그룹 실적과 이슈도 함께 챙기는 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거 위탁매매 비중이 높던 시절에 비해 증권사 내 리서치센터의 역할과 비중이 축소된 측면이 있다보니 인력 확충보다는 기존 인원을 활용해 커버하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국내 기업과 연관된 업황 등 산업 이슈를 제외하면 커버해야 하는 기업의 수가 두 배 가량은 늘어난 셈”이라며 “한정된 환경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량이 늘면 정보제공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고 토로했다.

[서학왕개미] 실리콘밸리 찾는 애널리스트들

토스증권, 기관·법인 아닌 개인 대상 리서치 '차별화'
대형 증권사, 해외기업 투자정보 확대 속 한계도 분명

박민선 기자 승인 2025.01.08 15:54 | 최종 수정 2025.01.08 21:47 의견 0

‘개미 대이동’의 시대다. 미국 주식 투자를 통해 ‘돈복사’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늘면서 해외 주식 보관 금액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블루오션 같던 브로커리지 시장에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한 것. 승기를 잡기 위한 증권사들 경쟁이 한껏 달아올랐다./편집자주

(자료=토스증권이 발간한 메타버스 관련 탐방 후기 보고서 일부)


■ 현장 탐방 인사이트 담는 토스증권

‘다녀왔습니다 실리콘밸리’

지난 11월, 토스증권 리서치센터는 이 같은 제목의 보고서를 네차례에 걸쳐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애널리스트가 직접 실리콘밸리를 찾아 체험하고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담아낸 체험기에 가까웠다. 이들은 자율주행차와 무인택시를 직접 타보면서 앞으로 나타날 산업의 변화를 예상했고, 각 기업을 찾아 메타버스가 만들어갈 세상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기존 증권사들이 법인과 기관투자자를 주고객으로 하는 데 비해 저희는 오로지 개인 투자자를 위한 증권사입니다. 어렵고 전문적인 내용도 개인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토스증권은 지난해 9월 리서치센터를 꾸렸다. 증권사들 대부분이 리서치센터를 줄이는 분위기임을 감안하면 또 하나의 새로운 시도다.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인 이영곤 센터장과 모건스탠리 출신 이지선 연구원, 대신증권 출신 한상원 연구원 총 3명이 멤버다. 그리고 이들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 시애틀이었다.

“혁신의 현장에서 빠르게 변하는 산업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이 센터장의 설명처럼 이들은 경영진과 핵심 관계자, 투자자를 만나 기업의 전략을 듣고 시장의 전망, 경쟁 상황을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과 중장기 계획에 대해서도 직접 확인하며 인사이트를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한다.

실제 보고서에는 어려운 용어보다는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느낀 기술의 특징과 장단점에 대해 설명하거나 같은 산업 내에서도 각 기업들이 바라보는 관점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이 세밀하게 정리됐다.

“토스증권 리서치 자료는 물고기를 잡아만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물고기를 잡는 법까지 알려드리겠다는 각오로 하고 있습니다.”

이 센터장은 향후 해외 탐방 등에 대한 계획을 묻자 “실제 탐방을 통한 내용과 정보를 활용해 개인투자자의 투자판단 결정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만들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 넘쳐나는 글로벌 투자 정보, 질보다 양 추구?

해외기업에 대한 투자정보 제공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기존 증권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서 발간한 해외투자 관련 보고서만 수천건에 달할 정도다.

가장 많은 분량의 해외투자 관련 보고서를 발간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한해동안 해외 투자와 관련된 보고서만 439건 만들어냈다. 해외주식 이슈에 대한 코멘트부터 해외기업 분석, 각 시장별 투자전략까지 세분화돼 있다. 해외주식 투자의 원조로 불리는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해 총 307건을 발간해 2023년 234건 대비 31.2% 더 많은 보고서를 냈다. 이중에는 인도 투자 컨퍼런스 참관 관련 내용 등 현장의 분위기를 담은 보고서들도 있다. 키움증권 역시 2022년 67건이었던 해외기업분석 보고서를 지난해 102건으로 늘렸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외투자에 대한 투자자들 저항감이 많이 줄었고, 해외의 좋은 기업을 더 다양하게 제시해달라는 수요도 늘고 있다”며 “향후 성장을 기반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정보 수요가 있어 현재의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모든 이슈마다 챙길 수는 없지만 투자에 필요한 주요 이벤트라면 해외출장을 통한 정보 제공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글로벌 전담 인력 뿐 아니라 기존 애널리스트들이 국내와 해외를 함께 커버하는 구조다. 국내 KB금융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가 JP모건과 씨티그룹 실적과 이슈도 함께 챙기는 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거 위탁매매 비중이 높던 시절에 비해 증권사 내 리서치센터의 역할과 비중이 축소된 측면이 있다보니 인력 확충보다는 기존 인원을 활용해 커버하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국내 기업과 연관된 업황 등 산업 이슈를 제외하면 커버해야 하는 기업의 수가 두 배 가량은 늘어난 셈”이라며 “한정된 환경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량이 늘면 정보제공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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