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삼성전자 제56기 주주총회가 19일 오전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개미들의 무덤’에 갖힌 주주들이 주목한 이 날, 회사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주가 회복 방안을 쏟아냈다.
주주들은 ‘국민주의 배신’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았고, 삼성의 경영진은 주주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의지를 밝혔다. 특히 주가 회복을 위한 대안, 인수합병(M&A) 가능성, 관세 전쟁 등 글로벌 정세 변화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주총은 의안에 대한 심의와 표결에 이어 사업전략 공유 및 주주와의 대화 시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번 주총에서는 ▲이사회 구성 변경 ▲배당 정책 조정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의안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2024년 회계연도 재무제표가 승인됐으며 이에 따라 보통주 1주당 기말배당 363원, 분기배당 1083원의 현금 배당이 확정됐다. 배당규모는 총 9조 8000억원 규모다. 보수 한도 대비는 70억원 줄어든 360억원으로 책정됐다.
국민연금의 반대로 사내이사 선임 여부에 관심이 모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선임 안건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부임 후 10개월 만에 이사회에 공식 합류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전영현 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해 반도체 경쟁력을 제고한다.
이 밖에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과 김준성 싱가포르국립대 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 허은녕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도 함께 처리돼 이사회가 기존 9명에서 10명(사내 4명, 사외 6명)으로 늘어났다.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신제윤 이사와 유명희 이사가 선임됐다.
인사말을 하고 있는 한종희 부회장 (사진=공동취재단)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의장 인사말을 통해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과에 대해 소개했다. 한 대표이사는 “지난해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의 불확실성, 반도체 경쟁심화 등으로 경영 여건이 어려웠으나 회사는 300조원 매출 돌파와 전년 대비 매출 증가, 브랜드 가치 사상 첫 1000억달러 돌파 등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2025년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움이 예측된다”면서 “기본으로 돌아가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경영 철학에 집중해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AI, 차세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안에 대한 질의응답에서 주주들은 주가에 대한 대책과 관세 전쟁 등 글로벌 정세 변화에 대한 계획에 대해 물었다. 이에 한 부회장은 “우선 주가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주주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주가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근원적 기술경쟁력 확보하고, AI 스마트폰 판매 확대 등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관세 인상 및 미국 투자 등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는 “글로벌 공급망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며 효율적 시스템을 통해 관세 장벽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