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이 단기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4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도 이같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진단인 것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는 7만원대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대비 각각 4%, 29% 감소한 75조8000억원,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컨센서스를 하회한 배경은 LSI/파운드리 부문의 적자폭 확대와 PC 및 모바일의 범용수요 약세에 따른 메모리 실적 둔화가 꼽히고 있다.


3일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까지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함께 HBM,eSSD 등 고부가 제품의 실적 기여도가 미미할 것이라는 점에서 부진한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파운드리 가동률은 지난 4분기 수준이 저점일 것으로 예상되며 대규모 비용 역시 기반영됐다고 판단된다"면서도 "2분기부터 수주 확대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유의미한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이에 그는 "결국 HBM3E 12단 제품의 상분기 중 고객사 진입 확정 및 QLC 기반 고용량 eSSD 제품 경쟁력 확보에 대한 확인, LSI/파운드리 적자 개선이 구체화될 때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는 모바일 신제품 효과로 MX 사업부의 선전이 예상되나 통상적인 비수기에 더해 4분기 DRAM 매출 성장을 이끌었던 HBM의 공백기, NAND 수요 부진, 파운드리 적자 지속 영향으로 연간 실적의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주가 측면에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류 애널리스트는 "주가의 회복 속도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선단공정의 개발, 파운드리 수율 개선 작업, HBM의 경쟁력 확보와 같은 기술 경쟁력 회복과 동행할 것"이라며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장부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노이즈를 대부분 반영한 만큼 주가 하락에 대한 걱정보다는 주가 반등 조건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주가의 트리거 포인트는 '품질 좋은 1cnm DRAM의 개발과 2nm 파운드리 초대형 고객 확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cnm DRAM의 경우 올 상반기 중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2nm 파운드리의 고객 역시 상반기 중에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삼성전자의 주가는 시장의 불신과 사업의 불확실성이 크게 반영돼 있기 때문에, 올 상반기를 지나면서 점차 회복세를 띌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다올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7만7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7만5000원, 7만3000원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