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위고비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인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기존 주사제 대신 파스처럼 피부에 붙이는 패치제 형태의 비만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원제약, 대웅제약, 동아ST 등이 붙이는 패치형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기존 비만 치료제들의 대부분은 펜 주사 형태이며 냉장보관이 필요했으나 패치형 치료제는 통증이나 복용 불편 없이 약효를 전달할 수 있어 통증이나 복용 불편 없이 약효를 전달하며 상온보관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 전문 기업 라파스와 함께 붙이는 비만치료제 DW1022를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은 미세 바늘을 이용해 약물을 주입하는 패치 형태의 약물 전달 시스템이다. 머리카락의 3분의 1 수준 두께로 미세한 바늘이 피부 장벽층인 각질층을 통과해 약물을 전달해 주사제보다 편의성이 높고 흡수가 빠른 것이 장점이다. DW1022는 대원제약이 개발·생산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성분 원료의약품(API)에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지난해 말 임상 1상을 완료했다.
대웅제약은 R&D 계열사 대웅테라퓨틱스과 손잡고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마이크로니들 패치 ‘DWRX5003’을 개발 중이다.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약물을 자체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클로팜’에 적용한 제품으로 주 1회 피부에 부착하면 마이크로니들이 미세혈관을 통해 약물을 전달한다. 대웅제약은 현재 국내 최초로 인성장호르몬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마이크로니들 기반 비만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동아ST도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개발 스타트업 주빅과 패치형 비만 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동아ST는 원료공급과 동물실험을 통한 성능 입증을, 주빅은 마이크로니들 제형화와 품질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양사는 2020년부터 호르몬제 제형화 공동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으며 2023년 제형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통해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본격적인 당뇨 및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국내 제약사들이 새로운 형태의 비만치료제 개발에 적극나서고 있는 것은 무궁무진한 시장잠재성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12.2% 성장해 1422억6000만달러(한화 약 19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비만 치료제 시장은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48.4% 성장해 480억달러(약 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붙이는 제형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만 그만큼 편의성도 높아 큰 장점으로 꼽힌다”며 “환자의 편의성이 극대화되는 것은 또 다른 신약을 개발한 것과 비슷한 효과로 앞으로도 붙이는 비만치료제 제형 개발은 더욱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