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특화 매장 GS25 연남한양점 전경. (사진=김성준 기자)

#.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나와 5분 가량 걸으니 강렬한 붉은색 외벽으로 장식된 편의점이 눈에 띈다. 간판에 큼지막하게 박힌 FC서울 엠블럼과 입구 옆에 서 있는 마스코트, 바닥에 깔린 인조잔디까지 축구 경기장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축구공 모양을 한 문손잡이를 밀고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승리를 향해 전진, 전진하리라”하는 힘찬 응원가를 배경으로 락커룸처럼 꾸며진 내부 매장이 펼쳐진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굿즈 매대부터, 아이스크림 냉동고에 랩핑된 역대 우승 기록, 기둥에 장식된 마스코트까지 어느 곳을 봐도 FC서울 관련 요소가 가득하다.

21일 오후 2시께,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GS25 연남한양점은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매장을 찾는 FC서울 팬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졌다. 30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10여명의 방문객이 매장을 찾아 FC서울 굿즈 매대를 둘러봤다. 한 팬은 FC서울 랜야드 굿즈를, 다른 외국인 팬은 FC서울 축구공을 각각 구매해 갔다. 매장과 굿즈를 구경만 하고 떠나는 방문객도 많았지만, 전체 이용객 중 FC서울 팬 비중은 절반에 달할 정도였다.

이날 랜야드 굿즈를 구매한 40대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FC서울 특화 편의점이 생겼다는 게시물을 보고 파주에서 왔다”며 “에어팟에 연결해서 쓰려고 랜야드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A씨 에어팟 케이스에는 FC서울 로고가 선명했다. 부모님과 함께 방문한 20대 B씨는 “베이비씨드 머리띠를 구매하고 싶어서 찾아왔는데 품절이라 구매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GS25 연남한양점은 GS리테일이 지난 17일 GS스포츠와 손잡고 프로축구단 FC서울을 주제로 새단장한 스포츠 특화 매장이다. 43평(144㎡) 규모 매장 내·외부에 FC서울 엠블럼과 상징 색상, 마스코트 등과 함께 축구장 핵심 요소를 반영해 꾸몄다. 매장 우측에 락커룸을 콘셉트로 꾸며진 FC서울 전용 공간에는 유니폼에서부터 바람막이와 맨투맨 티셔츠 등 각종 의류, 다양한 종류의 키링과 응원용품 등 80여종 굿즈를 판매한다. 축구공을 연상시키는 흑백 색상 육각형 의자와 테이블, 곳곳에서 눈에 띄는 FC서울 로고, 매장에서 들려오는 FC서울 응원가 등을 통해 방문객 누구나 FC서울 특화 매장임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30대 FC서울 팬 C씨는 “SNS를 통해 GS25에서 특화 매장을 열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꼭 와보고 싶었는데, 일이 바빠 오늘에야 찾았다”며 “매장을 경기장 느낌으로 잘 꾸민 것 같아 인상깊었고 편의점이다보니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스포츠 팬덤 사로잡는다"…각종 굿즈로 매출효과 ‘톡톡’

GS25 연남한양점 매장 내부. (사진=김성준 기자)

GS25는 스포츠 팬들에게 차별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특화 매장 개장을 추진했다. FC서울 홈 경기장 위치와 팬들의 접근성, 상징성과 화제성 등을 고려해 1030 고객 비중이 높고 유동 인구가 활발한 홍대입구역 인근 매장을 선정했다. 앞서 GS25는 한국프로야구(KBO) 구단인 LG트윈스, 한화이글스와 협업한 특화 매장을 선보이는 등 스포츠 팬들을 겨냥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특화 매장을 스포츠 팬덤 콘텐츠를 체험하고 소비할 수 있는 오프라인 거점으로 삼아 O4O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각 구단 및 국내 스포츠 리그 활성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팬덤을 GS25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윈-윈’ 효과를 노린단 방침이다.

실제 GS25 스포츠 특화 매장은 매출면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2025년 프로야구 시범경기 기간 KBO 구단 특화 매장은 특수를 누리며 관련 수요를 선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GS25가 지난 3월8일부터 18일까지 직전 동월 대비(2월22일~3월4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LG트윈스, 한화이글스 스포츠 특화 매장 매출이 20% 이상 신장했다. 해당 매장에서는 주류, 스낵 등 야구장 응원 필수템과 더불어 각 구단별 굿즈 상품이 매출을 견인했다.

한화이글스 특화 매장에서는 한화이글스 유니폼, 모자, 응원 도구 등 약 20여종 굿즈를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으며 3개월만에 약 6000만원 매출을 달성했다. LG트윈스 특화 매장에서도 전용 공간에서 티셔츠, 응원도구 등 50여종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LG트윈스 옐로우무적타월, 유광점퍼, 2023년도 우승 키링, 홈유니폼 등을 중심으로 개점 후 3달만에 굿즈 판매 매출이 약 800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울산HD 축구 특화 매장 GS25울산빅크라운점도 개점 첫날 굿즈 매출만 1000만원 이상을 달성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단순 상품을 구매하는 곳이 아닌 고객 시간을 점유하는 콘텐츠 개발이 유통 산업의 미래 경쟁력으로 자리잡으면서, 유통 채널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식의 특화 매장이나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협업 매장이 늘고 있다"며 "GS25는 축구나 야구가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음에 따라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자 5개 스포츠 특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매장 유입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