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혁 전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4년 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벌어진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최인혁 전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복귀를 발표하자 노동조합이 반대 투쟁에 나섰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19일 오전 8시 30분, 네이버 사옥 1784 로비에서 피케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복귀 반대 투쟁에 돌입했다. 이날 피케팅에는 네이버 외 계열사 구성원들 70여명이 참여했다.
네이버 노조 오세윤 지회장은 피케팅에서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해 복귀를 저지하겠다”며 매일 점심 시간 피케팅, 전 조합원 대상 ‘복귀 반대’ 총투표, 복귀반대 집회 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가 임금이나 단체교섭 사안 외에 전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조합 설립 이후 처음이다.
오 지회장은 “4년 전 너무나 가슴아픈 일이 있었다”며 “우리와 함께 일하던 동료가 직장내 괴롭힘 때문에 안타까운 선택을 했고, 우리는 그를 떠나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오 지회장은 당시 직장내 괴롭힘의 주 행위자인 A 임원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것은 최인혁 당시 COO가 그를 비호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성원들이 A 임원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를 제기했지만, 돌아온 것은 인사상 불이익과 A 임원의 승진이었다고 주장했다.
오 지회장은 “네이버 사측이 지난주 발표한 알림 자료는 구성원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며 “구성원을 죽음으로 몰았던 직장내 괴롭힘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최인혁 전 COO가 복귀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일에 가장 큰 책임 있는 자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복귀하는 것은 수천 명 구성원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이며 재발 방지를 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는 행위”라며 “오늘부터 복귀 반대를 위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노조는 이번주 계속 피케팅을 진행하고, 오는 5월 27일에도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오 지회장은 “경영진은 한 사람의 임원을 챙기겠다고, 수천 명의 직원의 신뢰를 잃는 선택을 했다”며 “우리가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15일 헬스케어 사업 강화 등 시장 개척을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테크비즈니스’ 부문을 신설하고, 최 전 COO를 이 부문 대표로 내정했다고 알렸다. 최 전 COO는 네이버 초창기 멤버 중 한 사람으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