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구하라 SNS
1991년생인 구하라와 1994년생인 설리(본명 최진리)의 사망은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다. 40여일 차이로 하늘나라로 떠난 두 청춘들의 사망은 단순히 개인의 극단적 선택이 아닌, 사회적 타살로 인식됐다.
10월 14일 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 사망 후 악성댓글에 대한 비판이 높아졌다. 동료 연예인과 공개 연애 당시 심각한 성희롱을 당했고, 임신설, 낙태설 등의 루머가 퍼져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활동 재개 후 보인 자유분방한 모습은 일부 네티즌들 악성댓글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이 와중에서도 설리는 여성의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에 ‘영광스러운 날’이라고 지지 발언을 했고, JTBC 예능 프로그램 ‘악플의 밤’에서는 “브래지어는 액세서리일 뿐이다”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걸그룹이라는 틀을 벗어난 행동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또 불편해했고, 악성댓글로 설리를 괴롭혔다.
그리고 40여일이 지난 11월 24일 카라 출신 가수 겸 배우 구하라가 또 하늘로 떠났다. 구하라는 설리 비보 이후 SNS 라이브 방송을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게”라고 말한 바 있어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두 사람은 생전 여러 차례 두터운 친분을 드러냈다.
카라로 활동할 때부터 국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구하라는 힘든 시절을 겪었다. 구하라는 지난해 9월 전 남자친구인 최모 씨와의 사이에서 쌍방폭행 논란과 사생활 동영상 유포 논란 갈등을 겪었다. 이후 지난 5월에 구하라는 한 차례 극단적 시도를 해 우려를 사기도 했다. 최 씨는 지난 8월 열린 1심 재판에서 협박·강요·상해·재물손괴 등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6월엔 일본 매니지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새 솔로 앨범을 발매해, 활동에 대한 의지를 보인 후 벌어진 일이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 그녀들이 떠난 후
설리 사망 후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 중 하나인 다음은 연예뉴스 댓글을 폐지했다. 그리고 설 리가 출연했던 웹 예능 ‘진리상점’ 제작사 SM C&C는 고인의 이름으로 5억 원 상당의 여성위생용품을 기부했다. 세계적인 그룹 U2는 국내 첫 내한공연에서 한국 역사를 바꾼 여성들의 대열에 설리의 모습을 넣었다.
구하라 전 남자친구 최씨는 운영 중인 미용실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고, SNS 등을 폐쇄했다. 그러나 여성단체들은 최씨에게 집행유예 선고는 물론 동영상 협박과 관련해 무죄 판단을 한 오덕식 부장판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또 가해자 중심의 성범죄 양형 기준을 재정비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구하라 사망 후 하루 만에 10만명이 넘게 몰려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