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은 오는 16일까지 서브컬처 게임 '테르비스'의 CBT를 진행한다. (사진=인게임 갈무리)
웹젠이 신작 '테르비스'로 서브컬처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MMORPG '뮤' 시리즈로 잘 알려진 웹젠이 선보이는 서브컬처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 연내 출시를 앞두고 담금질을 이어가는 '테르비스'의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에 참여해봤다.
'테르비스'는 기본에 충실한 수집형 RPG다. 매력적인 동료들과 함께 세상을 탐험하고 적을 물리치는 왕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에 자동 전투, 캐릭터 수집·육성 요소 등이 버무러져 장르 팬이라면 누구나 쉽게 입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궁 선수인 주인공은 '트럭에 부딪히면 이세계로 날아간다'는 밈대로 차에 치여 '테르비스'의 세계로 소환된다. 다행히 세계관 속 여신이 시간을 멈춰둔 덕에 이세계를 무사히 구한다면 현실로 돌아갈 수 있다.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이 주인공을 '지휘관', 혹은 '선생님'으로 부르며 화면 밖에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과 달리, '테르비스'에서는 주인공이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한다. 주인공을 포함해 최대 5명의 동료들과 파티를 꾸려 스테이지를 밀고 스토리를 감상하는 구조다.
스킬을 사용하면 애니메이션 컷신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인게임 갈무리)
가장 눈길을 끈 건 수준 높은 애니메이션 컷신으로, '스페셜 스킬'을 사용하면 고유 애니메이션 연출이 나온다. 개발진이 각 캐릭터의 성격·특성을 살리는데 많은 공을 들인 부분이 느껴졌다.
각 클래스는 역할에 따라 탱커, 딜러, 힐러, 서포터로 나뉘며, 이들을 각각 전열, 중열, 후열에 배치해 진형을 짜게 된다. 캐릭터가 가진 불, 바람, 땅, 물 속성은 각기 다른 속성에게 우위를 지니고 있으며, 주인공이 가진 초속성은 다른 모든 속성에 상성 우위를 지녔다.
특히 '체인 스킬'에서 전략적인 요소가 부각됐다. 각 캐릭터의 스킬은 적이나 동료가 특정 디버프·버프 상태일 때 강화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티원을 배치하면 권장 전투력보다 낮은 스펙이어도 클리어가 가능한 구조다. 전투 준비 화면 우측 상단 '체인 추천 리스트'에서 추천 조합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모험' 탭을 통해 스토리를 감상하고 재화 던전에 입장할 수 있다. (사진=인게임 갈무리)
'모험'은 테르비스의 여정이 펼쳐지는 주무대다. 여러 국가와 지역을 골라 입장한 후 각 스테이지마다 진행되는 스토리를 감상하게 된다. 스토리 모드 외에도 ▲금서관 ▲왕가의 보물창고 ▲잊혀진 신전 ▲지하 유적 등 다양한 모드가 있으며, 각 모드에서는 캐릭터 육성에 필요한 재화가 제공된다.
'테르비스'의 주요 BM(수익 모델)은 캐릭터를 획득하는 '뽑기'다. 테스트 버전인만큼 뽑기 재화의 가격, 기타 캐시 아이템 등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향후 정식 버전에선 '구독 패스' 등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확률형 '뽑기'를 통해 신규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 (사진=인게임 갈무리)
다만 일부 아쉬운 점은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차별화 요소의 부재다. 캐릭터 디자인, 컷신 연출 및 전투 시스템 등에서 '익숙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은 좋으나, '테르비스'만의 매력은 부족해 보였다. 스토리 역시 선형적 구조로만 이뤄져 단조로움이 느껴졌다.
최근 몇 년 동안 서브컬처 게임 시장은 '레드오션'이라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그렇기에 무난하다는 평가보다는, 어느 한쪽이 부족해도 확실한 타깃층을 노린 전략적인 선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CBT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정식 서비스에서 개선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