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크로노 오디세이' 대표 이미지. (사진=카카오게임즈)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하반기 신작 출시에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넥슨과 크래프톤을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영업이익 변동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나, 하반기에는 신작과 함께 새로운 정부의 규제 완화 및 진흥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하반기 다양한 신작들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게임 플랫폼 스팀을 활용한 전략이 본격화됨에 따라 플랫폼·장르 다변화 노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스팀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시프트업의 액션 RPG '스텔라 블레이드'다. 지난 12일 정식 출시된 '스텔라블레이드' PC버전은 발매와 동시에 예약 구매로 70만장을 판매, 이후 판매량 100만장을 기록했다. 콘솔 버전을 합하면 누적 판매 300만장을 돌파했다.

이 같은 흥행의 배경에는 중국 이용자들의 대거 유입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 2024년 기준 약 487억달러(약 67조원)에 달한다. 기존에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외자 '판호'를 발급받아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스팀 플랫폼을 통한 우회 전략이 맞아떨어지며 새 돌파구를 찾아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게임산업이 성장 정체에 마주한 상황에서, 이 같은 다플랫폼 전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코로나19 당시 급성장했던 국내 게임시장은 엔데믹 이후 오랜 부진을 겪고 있다.

콘진원의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시장 성장률은 지난 2020년 21.3%, 2021년 11.2% 2022년 5.8% 2023년 3.4%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중이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선보이는 전략을 택해 왔다. 기존 모바일 MMORPG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PC와 콘솔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서브컬처·액션RPG·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한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올 상반기 기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액션 RPG '카잔'을 개발한 넥슨,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만든 크래프톤 등 일부 게임사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게임사들은 영업이익이 감소했거나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 '아이온2' 대표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하반기 신작을 통해 부진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MMORPG 기대작 '아이온2'를 비롯해 SF 슈팅 게임 'LLL'을 선보인다. 특히 'LLL'의 경우 서구권에서 각광받는 SF와 슈팅을 결합한 게임인만큼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두 게임 모두 스팀 PC 플랫폼에서 서비스된다.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2D 횡스크롤 액션 RPG '가디스 오더', 좀비 생존 게임 '갓 세이브 버밍엄', MMORPG '크로노 오디세이', MMORPG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등 다수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중 '가디스 오더'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신작들이 스팀 크로스플랫폼으로 함께 서비스된다. 특히 '크로노 오디세이'는 오는 20일부터 스팀에서 글로벌 CBT를 실시할 예정으로, 시간을 조작하는 독특한 콘셉트에 관심이 쏠리며 테스트 전부터 100만 명이 넘는 신청자를 기록했다.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 (사진=넷마블)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PC 버전을 스팀에서 서비스할 계획이다. 정식 명칭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로, 이 게임은 6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 행사에서 인기 순위 6위에 오르며 해외 유저들에게도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이외에도 넷마블은 수집형 RPG '몬길: 스타다이브', 호러 세계관 MMORPG '뱀피르' 등을 하반기 선보이며 자체 IP 강화 전략에도 힘을 싣을 방침이다.

아울러 업계는 새 정부의 게임 정책 방향성도 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게임사들이 밀집된 성남 시장 재직 경험으로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불합리한 규제를 해소하고 다양한 진흥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더불어민주당 게임특위의 정책 제안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의 예상 게임 정책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유보 ▲게임 거버넌스 개편 ▲게임 지원 정책 마련 ▲중소·인디게임사 제작 지원 확대 ▲글로벌 진출 활성화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