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로믹스)
류기덕 전 위메이드 부사장이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는 ‘버추얼 아이돌’이다. 아이로믹스(AIROMIX)라는 새로운 회사의 대표이사가 된 그는 AI를 활용한 새로운 버추얼 아이돌 그룹을 준비 중이다.
기존 버추얼 아이돌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온전히 AI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류기덕 대표는 “기존 버추얼 아이돌은 모션 캡처와 성우가 필요했으나, AI를 활용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자유롭다”며 “의상 같은 것도 계속 새롭게 작업을 해야 하지만, AI를 이용하면 다양한 의상들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가 기존 방식보다 훨씬 더 리얼하고 퀄리티 있는 표현이 가능하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가 데뷔 시킬 버추얼 아이돌 그룹의 이름과 구체적인 멤버들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아이돌 학교에서 시작해, 멤버들이 성장을 해 나가는 서사를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며 “추후에는 개별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플루언서처럼 활동하는 것을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AI로 만들어진 콘텐츠의 경우, 사람의 노력이 크게 들어가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아이로믹스의 아이돌은 유저들과 다양한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류기덕 대표는 “연습생이기에 유저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성장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AI이지만 사람들과 같이 호흡하며 간다는 느낌을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이름과 구성 등은 유저들과 함께 정할 계획이다. 그는 “9월 말~10월 초 정도에 한 멤버가 공개가 될 것”이라며 “K-POP 그룹의 형태이지만 몇 인조가 될 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진=아이로믹스)
다만 활동하는 노래 만큼은 AI로만 만들지 않을 계획이다. 류기덕 대표는 과거 밴드 언니네이발관의 베이시스트 출신으로, 위메이드를 퇴사한 뒤 수년간 EDM 작곡가이자 DJ로도 활동한 바 있다.
그는 “꼭 내가 만든 곡으로만 활동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공모전을 열거나, 기성 작곡가들의 곡을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AI 버추얼 아이돌이라도 저작권이 등록된 실제 창작곡으로 활동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2018년 ‘제이드 키’라는 이름의 EDM 프로듀서로 데뷔했다. 은퇴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계약된 음반과 공연은 다 소화를 할 예정”이라며 “다만 당분간은 버추얼 아이돌 제작자로 무게중심을 옮긴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회사를 나와 좋아하는 음악을 하게 됐지만, 아쉬움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해외에서는 유명 페스티벌에 초청될 정도로 DJ들에게 인정을 받았는데, 그들만의 리그에서만 활동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고민하던 찰나에 AI 아트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DJ 공연을 펼치는 류기덕 대표. (사진=아이로믹스)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위메이드 시절 ‘미르의 전설2’ 그래픽 총괄로 일한 바 있다. 그는 AI를 활용해 자신이 발표하는 곡 앨범 커버와 짧은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그 이상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는 어려웠다. AI 기술이 발전하고, 미드저니에서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자 드디어 그는 가능성을 보게 됐다.
류기덕 대표는 “처음에는 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뮤비를 만들어볼까, 버추얼 아이돌을 만들어서 내 곡을 부르게 할까 여러 고민을 했었다”며 “그러던 중 완전한 AI 아이돌을 만드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고 전했다.
목표가 정해지자 AI 버추얼 아이돌 프로젝트를 함께할 멤버들을 모았다. 법인도 만들었다. 그는 “생에 첫 창업을 했다”며 “제 인생 자체가 10년에 한 번씩 리셋 되는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예측하지 못한 사건이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서 그 동안 체득했던 음악, 게임, 그래픽 역량을 총집결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져 기쁘다”며 “꼭 성공시켜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세계아이돌’, ‘플레이브’ 등 최근 버추얼 아이돌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가상 그룹임에도 굿즈가 완판되고, 오프라인 공연이 매진된다. 류기덕 대표는 “최근 ‘케데헌(케이팝 데몬헌터스)’의 ‘사자보이즈’의 사례만 봐도, 요즘 세대는 그 그룹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오히려 지금이 제가 도전할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가 만드는 그룹은 모션캡처나 성우에서 자유롭기에, 기존 버추얼 그룹보다 더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에 대해 류기덕 대표는 “처음부터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 프로젝트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려고 한다”며 “제가 만든 아이돌로 빌보드 차트 1위를 해보는 것이 꿈이다. 꿈은 크게 가져야 하니까”라며 웃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