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용 디스플레이와 카지노용 특수 디스플레이를 전문으로 하는 토비스가 본격적인 실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전장 부문과 안정적 수요 기반의 카지노 디스플레이 부문이 양대 축을 이루며, 시장에서는 저평가 구간에 머무른 기업가치의 재조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98년 설립돼 2004년 코스닥에 상장한 토비스는 TFT-LCD 모듈(53.32%), 산업용 모니터(42.14%), 기타 부문(4.54%)으로 매출이 구성돼 있다. 주요 고객사는 글로벌 카지노 기기 제조사 및 완성차 업체와 그 계열 부품사들이다.


토비스의 카지노 디스플레이 부문은 전 세계 카지노 게임기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위 5개 업체 중 4곳에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 70~80%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슬롯머신에 들어가는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 고마진 제품을 주력으로 하며,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환경에서 3~4년 주기로 디스플레이가 교체된다는 점은 반복적인 수요 발생으로 이어진다. 실제 매출의 80% 이상이 기존 기기 교체 수요에서 발생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품질이 중시되는 프리미엄 카지노 시장 확대는 토비스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 각국에서 복합리조트(IR)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카지노 하드웨어 시장은 2023년 144억 달러에서 2030년 214억 달러까지 연평균 5.1% 성장이 예상된다. 토비스는 커브드 디스플레이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업으로, 고품질·저불량률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 선점을 이어가고 있다.


전장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실적 개선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 등과의 휴대폰 모듈 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8년 전장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출했으며, 2021년 중국 대련공장과 2023년 국내 서천공장에서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 부문은 고정비 분산을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크며, 수주 증가에 따른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실현되는 구조다.

토비스는 최근 약 5000억 원 규모의 국내 글로벌 OEM 수주를 확보하며 전장 부문 실적 가시성을 한층 높였다. 컨티넨탈 향 물량은 2025년 4분기부터, 국내 OEM 물량은 2026년 말부터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서천 공장을 80억 원 규모로 증설 중이다. 증설 이후 전체 생산능력(CAPA)은 약 6000억 원까지 확대된다.


2024년 토비스는 매출 6237억 원, 영업이익 583억 원, 당기순이익 61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39%, 127% 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2025년에도 매출 6901억 원, 영업이익 670억 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하반기부터 공급이 본격화되는 신규 수주 물량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미국발 자동차 부문 관세 부과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카지노 부문은 해외 고객사 투자가 다소 보수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전장 부문은 관세 부담이 완성차 업체에 집중되지만 차량 가격 인상에 따른 간접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 변수에도 불구하고 토비스는 기술개발 및 제품 고도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으며, 현재 수주 구조상 중장기 성장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토비스의 주가는 선행 및 후행 PER 모두 약 5배 수준으로, 팬데믹 이전 멀티플 밴드(410배) 하단에 머무르고 있다. ROE는 팬데믹 이전 7~12%에서 현재 약 20%대로 상승했고, 이익률도 3~7%에서 7~10%대로 개선됐다.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경우 현재의 저평가된 주가는 리레이팅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토비스는 주주환원 정책도 검토 중이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 등 다양한 방안을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카지노와 전장 디스플레이라는 고진입장벽 산업에서 각각 과점 지위와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며, 토비스는 실적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아진 지금, 향후 실적 모멘텀에 따라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한국경제TV 등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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