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유통 기업 브이티(VT)가 북미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글로벌 성장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목표로 매출 4664억 원, 영업이익 1250억 원을 제시한 브이티는 현재 일본 중심의 해외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 등 신흥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울타뷰티(Ulta Beauty)와 타겟(Target), 코스트코(Costco), 아마존(Amazon) 등 북미 주요 유통 채널에 제품을 입점시키며 해외 확장을 본격화한다.

브이티는 1986년 설립 이후 199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래 화장품 제조 및 유통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해왔다. 전체 매출 중 93% 이상이 화장품 부문에서 발생하며, 피부진정, 보습, 노화방지 기능을 강조한 미니멀리스트 스킨케어 제품을 중심으로 ‘리들샷’과 ‘시카라인’ 등의 브랜드를 구축했다. 특히 미세침 기술인 ‘시카리들(CicaReedle)’을 적용한 리들샷 라인은 높은 재구매율과 소비자 만족도를 바탕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했다.


2024년 1분기 기준 브이티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68%에 달하며, 일본이 45%로 가장 크다. 하지만 2025년부터는 미국 시장 확대가 본격화되며 새로운 매출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브이티는 2024년 8월 말부터 코스트코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2025년 초에는 오프라인 매장 입점도 예정돼 있다. 울타뷰티에서는 6월 중순부터 온·오프라인 동시 입점을 시작해 제품 9종을 온라인에, 6종을 오프라인에 런칭했으며, 향후 전 매장 입점도 추진 중이다. 아마존에서도 프라임데이 기간 중 유의미한 매출을 기록하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브이티의 북미 진출은 단순한 채널 확장에 그치지 않고, 현지화 전략과 브랜드 마케팅을 병행하고 있다. 울타뷰티 주관 ‘K-Beauty Hall of Fame’ 행사에 참여해 현지 바이어와 인플루언서, 매체 에디터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선보이는 등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도 주력하고 있다. 타겟과는 아직 SKU(품목수)가 적지만, 입점 자체에 의미를 두고 향후 확장을 위한 교두보로 삼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매출 비중을 유지하고 있으나, 2분기 메디큐브, 티르티르 등의 경쟁사 마케팅 강화로 일부 순위 하락이 발생했다. 이에 대응해 브이티는 리들샷 용량 조절 및 마케팅 확대를 통한 점유율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다이소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리들샷을 기반으로, 최근 올리브영과의 협업을 강화하며 국내외 유통망을 확장 중이다.

브이티는 2024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4317억 원, 영업이익 1109억 원, 당기순이익 1040억 원으로, 화장품 부문 성장과 함께 ODM 기업 인수, 큐브엔터 지분 매각 등의 사업 재편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2025년에도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매출과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일본 외 지역의 해외 실적 기여 확대가 기대를 모은다.


한편 브이티의 현재 주가는 선행PER 기준 11.84배로, 과거 11~17배 밴드의 하단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향후 해외 확장 성과가 본격 실적에 반영될 경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여지가 충분함을 시사한다. 이미 일본과 국내에서 제품력을 입증한 상태에서 북미시장 진출이 가시화됨에 따라 업계 내에서 높은 성장 프리미엄을 확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브이티는 장기적으로 더마 분야 진출을 목표로, 바르는 방식의 스킨부스터 제품도 개발 중이다. 이는 기존 피부과 시술 방식과 달리 다양한 부위에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고단가 제품군으로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현재 제품 완성도 제고에 집중하고 있으며, 늦어도 2026년 상반기에는 재출시될 예정이다.

성장성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브이티는 향후 해외 실적의 본격화와 함께 기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 북미시장 내 실적이 실제로 확인될 경우, 현 주가는 매력적인 투자 구간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한국경제TV 등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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