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정부 정책에 따라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및 소상공인을 겨냥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비대면' 한계 속에 법인 대상 경쟁력도 떨어지는 등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약 2조8000억원으로, 올해 여신 증가분의 40% 이상이 개인사업자대출에서 발생했다. 소상공인 대상 대출은 출시 3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누적 공급액이 4조원에 이른다.

정부가 개인사업자 및 기업대출의 '비대면 기반 정책자금 대출'을 목표로 설정하면서 인터넷은행들의 비즈니스에도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서울신용보증재단 협약대출 ▲사업자 세금 관리 서비스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등 상품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다음 달 8일 정식 출시 예정인 ‘카카오비즈 멤버십’도 소상공인을 겨냥한 상품이다. 카카오가 직접 고객·사업 관리를 맡고, 마케팅 및 납품 등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케이뱅크의 경우 '사장님 대출 3종 세트' 등을 통해 사장님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실시한 '사장님 유급휴가 보내기 캠페인'에는 3주동안 약 5800여건이 몰리는 등 개인사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토스뱅크는 ‘사장님 대출’ 신용·마이너스통장·보증 상품을 운영 중이다. 사업자 신용 조회 서비스 등을 통해 개인사업자의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이렇듯 인터넷은행이 '개인 사업자'나 '소상공인'으로 초점을 옮겨가고 있지만, '비대면'의 벽은 여전히 높다.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기반의 빠른 서비스는 큰 강점인 동시에 한계이기 때문.

실제로 최근 정부가 총 3조 3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성장촉진 보증부대출'을 출시하는 등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자금 지원에 나섰지만, '비대면'에 가로막힌 인터넷은행들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성장촉진 보증부 대출은 지난 17일부터 각 은행별로 차례대로 선보이는 중이다.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IBK, SC제일은행, 수협, 제주은행 등 8개 은행이 먼저 출시에 나섰고, 오는 28일 하나은행, 아이엠뱅크, 부산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경남은행 등 6곳이 대출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인터넷은행 3사는 '비대면'으로 과정을 구현해야 함에 따라 내년 초로 상품 출시를 미뤄놓은 상황이다.

'비대면'의 벽은 특히 법인 대상 영업에 있어 더 높다.

인터넷전문은행법 상 인터넷은행들은 대기업 대상 대출은 불가능하다. 중소기업 대상 대출의 경우에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중은행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중은행의 경우, 영업사원들이 기업체와 공장 등을 직접 발로 뛰며 계좌발급, 대출 신청 등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이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체 입장에서 굳이 인터넷은행으로 갈아탈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은행들이 법적으로 대면 접점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본연의 도입 취지인 혁신을 창출하는 '메기'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터넷은행이 혁신의 메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대면 영업' 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 대상 대출은 상품 종류를 확대하고 잔액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지만, 중소기업 등 법인 대상 서비스의 경우는 시중은행의 편리한 대면 서비스에 비해 인터넷은행으로 갈아탈 니즈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