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VIP자산운용)
가치투자 하우스 VIP자산운용이 롯데렌탈에 대한 지분을 확대하며 보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그동안 일반주주의 지분가치를 희석시킬 우려가 있는 롯데렌탈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온 VIP자산운용이 롯데렌탈 지분을 기존 4%에서 5.2%로 되레 늘리며 향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새로운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VIP자산운용은 롯데렌탈의 유상증자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 필요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대주주 사익 편취 사례라며 지난 6월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혀왔다. 반면 롯데렌탈 이사회는 대주주 변경에 따른 회사채 조기상환 청구 가능성을 들어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에 VIP운용은 27일 롯데렌탈 지분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회복을 전제로 기존 입장에서 나아가 합리적인 상생안을 제시했다. 롯데렌탈 측에서 이를 수용한다면 대주주 변경도 원칙적으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밝혔다.
VIP운용은 “여전히 해당 유상증자는 불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로서, 스튜어드십 코드에 의거해 적극적인 주주행동에 나섰다”며 롯데렌탈 이사회에 3가지 정책 시행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먼저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면 회사채 조기상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대로, 여유 자금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상증자가 강행되면 일반주주는 지분율이 20% 희석된다. 따라서 회사채 조기상환 등 문제를 해결하고 남는 자금을 포함한 여유 현금은 희석된 주주가치를 보전하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렌탈의 현금 여력은 충분할 것이라는 게 VIP운용의 설명이다. 유상증자의 이유로 제시했던 신사업 인프라 구축 등 긴급한 자금상의 필요는 대부분 해소됐기 때문. 여기에 더해 꾸준히 성장하는 영업이익과 업계 평균 대비 낮은 부채비율을 고려하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활용할 여유 현금은 충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작년에 발표한 밸류업 계획의 신속한 이행과 함께 향후 주주환원계획을 수립할 때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우선시하라고 요구했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9월 발표한 기업가치제고계획에서 주주환원율 목표를 40% 이상으로 제시한 바 있다.
VIP운용은 “지금과 같이 롯데렌탈의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 대비 현저히 저평가되어 있는 국면에서는 현금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우선시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자본잉여금을 활용한 감액배당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롯데렌탈은 현재 약 6700억원의 자본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감액배당하면 비과세 배당이 가능하다.
VIP 운용은 이번 제언에 대해 “롯데렌탈 이사회가 유상증자 강행에 따른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유상증자로 인한 소액주주 피해를 완화하는 구체적인 조치가 마련될 경우 그간 제기되어 온 ‘부당한 거래구조 및 소액주주 편취’라는 논란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VIP운용 김민국 대표는 “유상증자 후 여유 현금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소각은 새로운 대주주뿐만 아니라, 공모가 5만9000원에 들어와서 손해를 보고 있는 장기주주와 우리사주에 투자했던 임직원, 밸류업 공시를 믿고 투자한 기관투자자까지 모든 주주가 혜택을 입을 수 있는 방안”이라며 “롯데렌탈 이사회가 새로운 대주주 및 일반 주주가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