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제공
인간은 정말 동물과 공생하고 있는걸까. 인간의 편리와 착각이 만들어지 낸 허울 좋은 말은 아닌지 MBC ‘휴머니멀’이 질문을 던졌다.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MBC 창사특집 UHD 다큐멘터리 ‘휴머니멀’ 제작발표회가 진행, 김현기 PD, 소형준 PD, 박신혜가 참석했다.
김현기 PD는 “최근 강아지 안락사 사태나, 동물을 죽이는 일들에 대중이 공분했다. 동물의 권리, 동물의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이 각성되고 있음을 느꼈다”며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창사특집으로 만들기로 했다. 우리가 생각했던 동물, 우리가 몰랐던 동물, 그들을 지키기 위한 숭고함을 시청자들과 교감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박신혜는 “단순히 동물을 좋아하는 마음과 호기심에 출연을 결정했다. 동물들을 직접 보고 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싶다”면서도 “너무 들뜬 마음으로 마주하며 내가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적합한 사람일까 부담감도 있었다. 하지만 저의 단순한 감정에서 비롯되는 마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잘 전달 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하게 됐다”고 프레젠터로 함께한 이유를 밝혔다.
소형준 PD는 박신혜에 대해 “아프리카를 여배우가 간다는 건 녹록치 않은 일이다. 박신혜는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함께 고생해줬다”고 칭찬했다.
박신혜 외에도 유해진, 류승룡과 함께한 촬영 소감을 전했다. 김현기 PD는 “현장에서 진정성을 가장 중요시하신다. 다큐멘터리도 찍다가 잘 안나오면 다시 찍기도 한다. 그런데 유해진 씨는 그게 안되는 분이다. 진짜로 처음에 나오는 감정들을 중요하게 여긴다”라고 옆에서 본 유해진을 설명했다.
이어 소형준 PD는 “항상 젓가락을 가지고 다니신다. 일회용품 쓰는걸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미담을 이야기 했다.
류승룡에 대해서는 “이동 시간이 굉장히 길었다. 비행기를 28시간 정도 타고 차로 6시간을 이동했다. 짜증낼 법도 하지만 인상을 구기지 않았다. 매분 매초 자연을 즐기고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내주셨다”고 털어놨다.
‘휴머니멀’은 비인두암 투병 이후 3년 만에 활동을 재개하는 김우빈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했다. 김현기 PD는 “유해진 씨에게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는 이야길 듣고 제안을 드렸더니 바로 다음날 좋은 취지이니 참여하겠다고 연락 받았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제작발표회 전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밀렵꾼들이 사냥을 한 후 사체를 전리품처럼 들어보이는 모습이 담겼다. 이 장면에 대해 김 PD는 “트로피 헌터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확신이 있다. 방송으로 인해 좋지 않은 시선이 있을 것이란 것도 잘 안다. 이들은 동물을 죽이는 행동이 또 다른 지구 보호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트로피 헌터들의 반론을 함께 방송에 담아주겠다는 전제조건에 섭외했다. 유튜브나 1인 방송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방송에 특화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신혜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는 질문에 코끼리가 무더기로 죽어있던 현장을 떠올렸다. 박신혜는 “3월부터 우기가 지나고 나뭇잎이 자란다. 코끼리들은 나무 잎이 무성해지면 그늘 아래에서 쉰다. 하늘에서 보면 무성한 나무들로 인해 코끼리가 보이지 않는데, 이 때 밀렵꾼들이 와서 캠프를 치고 사냥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무 마리가 넘는 코끼리가 얼굴이 없는 채 죽어있는 직접 현장을 봤다. 너무 충격적이고 화가 났다. 경각심을 일으키는 현장이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김현기 PD는 “제가 가장 찍고 싶은 장면이었다. 사람들이 잔인한 방법으로 상아를 얻기 위해 코끼리 얼굴을 자른다. 기획단계부터 시청자를 대표해 프레젠터가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신혜 씨가 코끼리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나의 기획이 틀리지 않았구나’ 싶었다. 누가 봐도 분노하고 슬퍼할 일이다”라고 말을 보탰다.
마지막으로 김현기 PD는 “‘휴머니멀’을 보고 모두가 동물 활동가가 되길 바라는건 아니다. ‘눈물은 누구나 흘릴 수 있지만 땀은 누가 흘려줄 것인가’란 말이 있다. ‘휴머니멀’에서 주인공 되는 분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심각하게 보진 마시고 어떤 마음으로 동물을 대할 것인가 한 번쯤 생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휴머니멀’은 보츠와나, 짐바브웨, 남아공, 미국, 태국, 일본 등 11개국에서 만난 야생동물과 그들을 둘러싼 인간의 쟁투와 사랑을 직접 목격한 이야기를 전한다. 유해진, 박신혜, 류승룡이 프레젠터로, 김우빈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했으며 6일 오후 8시 55분에 첫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