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하면, 한 캐릭터를 어떤 배우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감정선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관객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배우를 선택해 관람하거나 여러 배우의 연기를 비교해가며 같은 작품 내에서 다른 재미를 찾아내기도 한다. 어떤 캐스트의 공연을 봐야 할까…. ‘결정 장애’를 유발하는 뮤지컬들에 가이드를 제시한다. <편집자주>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웃는 남자’는 세기의 문호 빅토르 위고의 명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이다.

극중 지울 수 없는 웃는 얼굴을 가진 채 유랑극단에서 광대 노릇을 하는 관능적인 젊은 청년 그윈플렌 역에는 이석훈, 규현, 박강현, 수호가 캐스팅 됐다.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모두 다른 만큼, 각자의 그윈플렌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단단해 보이는 외면과 달리 섬세한 감수성을 소유한 배역을 어떻게 표현해 낼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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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음악감독이 인정한 이석훈의 그윈플렌  

이석훈은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김문정 음악감독이 상상해오던 그윈플렌의 음색과 가장 동일하다는 극찬을 받았다. 이석훈의 장점은 그윈플렌의 내면적인 감성을 목소리에 그대로 눌러 담을 수 있는 가창력이다. 뮤지컬 ‘광화문연가’ ‘킹키부츠’의 주인공, 그룹 SG워너비 멤버로서 활동하면서 꾸준히 가창력을 탄탄히 유지해도고 있다. 감미로우면서도 폭발적인 보이스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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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이후 뮤지컬 복귀작, 감미로운 규현의 그윈플렌  

규현은 대표적인 미성 가수로 꼽히는 만큼, 그가 그리는 그윈플렌 역시 감미롭고 섬세한 감수성이 돋보이는 캐릭터로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뮤지컬 ‘모차르트!’ ‘베르테르’ ‘그날들’ 등에 출연했던 규현은 군복무로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웃는 남자’로 뮤지컬 무대에 복귀하게 됐다. 그동안 규현의 무대 연기에 갈증을 보인 팬들에게는 의미 있는 작품인 셈이다. 벌써 10년차 배우인 만큼 무대 위에서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내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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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무대 소화 능력, 섬세한 박강현의 그윈플렌 

박강현은 이미 지난 2018년 ‘웃는 남자’ 초연 무대를 통해 캐릭터 소화 능력을 인정받았다. 화내며 울부짖다가도 마음을 달래는 듯 따뜻하게 노래하는 그윈플렌의 복합적인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극찬을 받았던 만큼, 이번 시즌에서는 초연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기대하게 한다. 뮤지컬 ‘엘리자벳’ ‘엑스칼리버’ 등을 통해 보여줬던 무대 소화 능력이 이번 ‘웃는 남자’를 통해 빛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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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의 호평 이어갈까, 순수한 수호의 그윈플렌 

수호는 부드러운 보이스 컬러와 가창력을 사진 아이돌 멤버이자 배우로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주며 대중을 놀라게 했다. 가요계는 물론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대중의 만족감도 높다. 박강현과 마찬가지로 수호도 초연 당시 그윈플렌을 연기했다. 얼핏 유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단단한 심지를 가진 순수한 영혼의 그윈플렌을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웃는 남자’는 1월 9일부터 3월 1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