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자동차보험에 이어 실손의료보험도 디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130% 가까이 치솟으면서 이에 따른 실적 악화가 지표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디마케팅은 자사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임으로써 적절한 수요를 창출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장기적으로는 수익의 극대화를 노리는 전략이다. 은행의 경우 거래실적이 없는 휴면계좌를 정리하거나 채무 규모가 적정 수준 이상인 고객의 거래나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것이 이에 속한다.
보험에서 가장 대표적인 디마케팅은 인수조건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들은 방문진단심사를 강화 또는 검토 중이다. 일반적으로 서류심사만으로 가입했다면 이제는 간호사가 실손보험 가입 희망고객을 찾아가 혈압, 혈액, 소변 검사 등 기초 검사 진행 후 가입 가능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현대해상은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은 지점을 특별 관리하고 있다. 매월 손해율이 140% 이상인 지점의 경우 30~60대 가입 희망고객은 비급여 특약 가입하려면 방문진단심사를 받아야 한다. DB손해보험은 과거 판매했던 자사 구실손·표준화실손 가입자를 현재 판매하는 신실손으로 전환시키면 보험설계사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올해 방문진단심사 기준 연령을 41세에서 20세로 낮췄으며, 롯데손해보험은 올해부터 방문진단심사에 혈액검사를 추가했다. 메리츠화재도 1월부터 기존 66세 이상만 했던 의무적으로 했던 방문진단심사를 61세 이상이면 의무적으로 받도록 기준을 바꿨다.
앞서 중소형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판매비중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인수 심사기준을 높여 우량고객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악화되고 생각처럼 보험료는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리스크관리를 위해 인수조건을 강화하는 등 가입심사를 좀 더 까다롭게 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해서라도 손해율을 어느 정도 안정화 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