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 남북 간 협력 강조 발언을 두고 막말을 퍼부었다.
17일 김여정 제1부부장은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다. 김 제1부부장은 해당 담화를 통해 문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발언과 6·15선언 20주년 기념행사 영상 메시지에 대한 비난을 보냈다.
이날 김 제1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를 두고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됐다”고 평가절하했다.
자료=연합뉴스
김 제1부부장은 탈북민에 대해 '쓰레기'라는 표현을 하며 대북전단 살포를 남한 정부가 묵인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자의 이번 연설은 응당 사죄와 반성, 재발 방지에 대한 확고한 다짐이 있어야 마땅했으나 변명과 술수로만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의 언행을 '철면피한 궤변'이라거나 '비굴함과 굴종의 표출', '역스럽다' 등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해가며 깎아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2018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참석 이후 스포츠 방면으로도 북한과 교류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동분서주했으나 돌아온 것은 막말에 가까운 비난인 까닭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은 우리나라 나이로 계산했을 때 33세로 68세인 문재인 대통령과는 35살 차이가 난다. 사실상 아빠뻘인 셈이지만 김여정 제1부부장의 이번 담화에 이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한 어조로 남북관계 협상에서 우위를 확실히 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한편 이날 김여정은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특사 파견을 제안했으나 "서푼짜리 광대극"이라고 거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