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엔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 레인즈
‘프로듀스 101’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워너원의 인기야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지만 본 프로그램을 통해 파생된 그룹까지 연이어 결성되면서 그야말로 막강한 입김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6월 종영된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는 전 시청자를 국민 프로듀서로 만들며 열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최종 발탁된 워너원은 기존 인기가수의 입지까지 위협하며 어떤 신인도 해내지 못했던 대규모 데뷔 쇼케이스와 신기록 행진을 펼치고 있다. 어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이 정도의 인기를 누렸던 우승자는 없었다. 더욱이 워너원만이 이 돌풍적인 인기를 얻은 건 아니다. 이들 외에도 ‘프로듀스 101’에 함께 출연했던 연습생들도 함께 인기를 얻으며 막강한 팬덤을 형성했다. 이 팬덤의 힘으로 결성된 것이 바로 JBJ와 레인즈다.
JBJ와 레인즈는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신 연습생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들은 소속사도 장기 분야도 제각각이다. 이런 그들이 한 데 뭉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팬덤의 입김 덕분이다. 인지도는 있지만 연습생인 탓에 구체적 활동이 없는 이들은 데뷔전까지 공백이 생기게 된다. 팬미팅이나 행사를 다니는 활동도 결국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팬덤은 생겼지만 활동이 없는 탓에 팬들이 성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입김이 강해진 팬덤은 이들의 결성을 이끌어 냈고, 두 팀 모두 10월을 목표로 출격 준비 중이다.
사진=로엔엔터테인먼트
■ 남자판 아이비아이 JBJ, 정말 바람직한 조합의 6명..김태동 극적 합류할까
먼저 그룹을 결성한 JBJ는 남자판 아이비아이로 불리며 프로그램 진행 중에도 팀 결성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정말 바람직한 조합’의 약자인 JBJ는 팬들이 직접 붙여준 활동명이다. 노태현, 켄타, 김상균, 김용국, 권현빈, 김동한의 활동은 확정됐다. 소속사 문제로 김태동은 합류 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들의 매니지먼트는 아이비아이때와 같이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 담당한다. 활동 기간은 내년 4월까지로 예정됐다.
JBJ는 10월 18일 데뷔를 확정지으며 같은 날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쇼케이스로 첫 활동에 나선다. 또한 이달 중순 Mnet M2를 통해 단독 리얼리티 프로그램 ‘잘봐줘 JBJ’를 론칭하고 데뷔 준비 과정을 소개한다.
멤버 중 한 소속사 관계자는 “워너원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을까 한다. 팬미팅이나 다수의 행사 등도 예정 돼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려하고 있는 점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워너원에 비해 활동 기간이 짧다. 약 7개월 정도 활동하는데 시간이 짧다보니까 활동에 제약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그것을 제외하곤 소속사들도 걱정하고 있는 점은 없다. 7개월간 열심히 해보고 난 뒤 다음 활동을 판단해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팬들이 염려하고 있는 부분은 김태동이다. 본래 함께하기로 했던 김태동은 JBJ 결성을 앞두고 기존 소속사인 메이저나인 측에 계약해지 소송을 제기하며 활동에 제약이 생겼다. 본인도 JBJ로 활동하고 싶다는 의사를 SNS 등을 통해 밝혀왔지만 소속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모든 사안이 불분명한 상황이다.
사진=프로젝트 레인즈
■ ‘비도 오고 그래서 네 생각이 났어’의 주인공이 될 레인즈, JBJ 못지않은 뜨거운 반응
레인즈도 JBJ와 같이 팬들의 입김으로 결성됐다. ‘비가 오는 날에 만난다’라는 뜻을 지닌 팀명도 팬들이 지었다. ‘황홀한 영감, 기쁨의 기운을 주는 소년들’ 의미도 함께 지녔다. 이기원, 홍은기, 김성리, 변현민, 서성혁, 장대현, 주원탁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레인즈는 JBJ와 달리 따로 매니지먼트를 대행하지 않고 7개 소속사가 의견을 맞춰 활동을 진행 중이다.
JBJ보다 앞서 10월 중순 데뷔하는 레인즈는 이미 드라마 OST 등에 참여하며 데뷔 초읽기에 들어갔다. 예정된 활동도 여러 가지다. 버스킹부터 시작해 유투브 채널 ‘레인즈 TV’를 통해 레인즈 합숙 리얼리티를 방영할 예정이다.
특히 레인즈는 공식 색까지 정하며 적극적인 활동 방안을 구상했다. 레인즈의 공식 색은 '첫사랑, 젊은 날의 추억'이라는 라일락 꽃말과 색깔에 맞춰 아쿠아 스카이로 정했다. 팬들은 레인즈에게 첫사랑과 같은 존재며, 멤버들은 ‘프로듀스 101’이라는 공통적인 젊은 날의 추억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 두 그룹에 소속사만 13개, 의견 규합은 어떻게? 반응은 벌써 뜨거워
JBJ와 레인즈라는 단 두 그룹에 연관된 소속사는 무려 13곳이다. JBJ를 담당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까지 합하면 14곳이나 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던가. 의견 규합이 이들의 가장 큰 문제였다. JBJ는 로엔엔터테인먼트에 매니지먼트를 맡기며 소속사 간의 의견 충돌을 피하는 방법을 택했다. 아이비아이의 맥을 잇는다는 점에서도 로엔엔터테인먼트의 합류는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반면 레인즈는 대행 매니지먼트 체제가 아니다. 7개 소속사에서 의견을 규합해 활동을 진행한다. 멤버 중 한 소속사 관계자는 활동 방안을 구상하는 과정 중 소속사간의 이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궁극적인 목적은 같을 수 있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마음이 맞기란 어렵다. 그럼에도 뭉치고자 하는 멤버들의 의지와 소속사들의 양보로 의견 규합을 이뤄냈다. 현재 레인즈에 대한 매니지먼트는 원활히 진행 중이다.
이 두 그룹에 대한 수익적 가치에 대해서 업계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 가요관계자는 “JBJ나 레인즈가 아직 정식 데뷔하지 않았음에도 광고나 행사 요청 등이 빗발치고 있다. 워너원 만큼의 화력은 이끌지 못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속사가 달라 활동이 단발성이 그치기 때문에 팬덤의 형태도 변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두 그룹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들과 같은 파생그룹들이 많아지는 현상이 생겨날 것으로 보고있다”고 평가했다.
JBJ와 레인즈가 소속사 기대치에 상응하는 이득을 가져온다면 분명 업계의 큰 변화를 이뤄낼 만한 케이스가 될 것이다. ‘프로듀스 101’ 최종 11인에 들지 않은 연습생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의 창구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파생그룹들이 앞으로 가요계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연습생들도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표류만하다 이미지 소비만 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기회임은 분명하다. 이 기회를 소속사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연습생들의 미래가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