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 매장 전경(사진=뷰어스)
“굿즈로 주는 유리잔이 너무 예뻐서 제 책을 사봤어요.” 베스트셀러 작가 김영하가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두고도 자신의 책을 직접 구매한 이유는 단순히 굿즈 때문이었다. 굿즈(Goods)는 단순히 단어 뜻대로 상품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 브랜드, 장르를 나타내는 한 요소로 자리를 잡고 있다. 없었던 구매 욕구까지 살려내는 굿즈의 매력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그야말로 별천지가 펼쳐졌다.
지난 8월초 서울 명동 롯데영플라자 앞엔 긴 줄이 늘어섰다. 줄을 늘어선 이들은 바로 아이돌 워너원의 팬들이었다. 롯데영플라자는 워너원 특설 매장을 열어 굿즈를 판매했다. 같은 달 말엔 걸그룹 트와이스의 특설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다. 특설 매장 외에도 롯데영플라자엔 SM엔터테인먼트(SM)과 YG엔터테인먼트(YG)이 오래 전 이미 입점해 있다. K팝 아이돌 팬의 구미를 당기는 굿즈 매장을 찾아봤다.
SUM매장에서 판매하는 굿즈(사진=SUM인스타그램)
■ 편한 접근성에 ‘지름신’ 오는 성지
명동 지하상가와 연결되어 있는 롯데영플라자. 지하도를 통해 지하 1층으로 들어서자 화려한 색감과 조명이 가득한 매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건물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SUM 매장을 가리키는 엑소 멤버들의 전신샷이다.
지하 1층은 통로를 기준으로 SM에서 운영 중인 SUM과 다른 의류 매장이 나누어져 있다. 결국은 다른 매장이지만 전체적인 톤이 비슷해 통일감 있고 분위기와 맞아 떨어졌다.
SUM 매장의 장점은 동방신기, 엑소, 샤이니,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굿즈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 볼펜, 티셔츠, 화보집 등 제품이 다양하고 아티스트에 따라 굿즈를 구분해놔서 찾는데도 무리가 없었다. 아티스트 별 디자인으로 핸드폰 케이스를 만들수도 있었는데 기종이 한정되긴 했지만 디자인 자체만으로 구매욕구를 상승시키기엔 충분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것은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해외 팬들이었다. 많은 아티스트가 소속되어 있는 소속사답게 팬층도 다양했다. 팬들은 이곳을 성지라고 여기는 듯, 다양한 곳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발견했다.
롯데영플라자 안 YG플레이스, CJ 스토러(사진=뷰어스)
■ 독보적인 YG 색과 롯데 안에서 CJ 찾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으로 올라오면 또 다른 매장을 찾아볼 수 있는데 환한 조명 속에서 전체적으로 블랙톤으로 꾸며진 YG 플레이스다. 자사 화장품 브랜드인 문샷과 나란히 위치한 YG플레이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YG 대표 캐릭터인 크렁크 인형이다. 다양한 사이즈가 눈에 띄는데 빅뱅, 위너, 아이콘 사이에서도 존재감이 대단하다. 굿즈를 파는 또 다른 곳인 YG리퍼블리크가 명동에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SUM과 비교했을 때 사이즈가 작은 탓에 인증샷을 남길만한 곳이 부족해 보였다.
1층에 YG와 SM의 매장이 존재하지만 의외로 눈에 띄는 매장은 CJ 스토어다. 롯데 건물 안에 CJ 매장이라니 아이러한 상황이지만 일단 tvN ‘신서유기’의 메인 캐릭터인 신묘한이 시선을 강탈한다. CJ는 ‘신서유기’를 비롯해 ‘쇼미더머니’ ‘윤식당’ ‘프로듀스 101’의 굿즈를 판매하며 콘텐츠 파워를 과시하고 있었다. 특설 스토어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던 워너원의 티셔츠 및 굿즈는 매장의 메인 자리에 위치해 있었다.
지하 1층이 온전히 SM만의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다면 1층은 여러 매장이 섞여 있다 보니 비좁기도 하고 굿즈를 구경하고 즐기기엔 부족했다. 그럼에도 K팝을 좋아하는 해외 팬들에겐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공간임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