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한유정 기자] 장항준 감독의 예상대로다. 예측이 안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던 바람이 ‘기억의 밤’을 통해 이뤄졌다.
2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진행된 영화 ‘기억의 밤’ 언론시사회에서 장항준 감독, 김무열이 참석했다.
‘기억의 밤’은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 유석(김무열)과 그런 형의 흔적을 쫓다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 진석(강하늘)의 엇갈린 기억 속 살인사건의 진실을 담은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예측하기 힘든 스토리가 압도적인 몰입도를 선사한다. 오는 29일 개봉.
▲ 감정 폭이 넓은 캐릭터, 연기 수위는 어떻게 조절했나?
“앞부분에 유석의 모습을 연기할 땐 어디까지 감정을 가지고 가야하는지 고민했다. 유석이라는 인물의 감정이 스펙트럼은 넓지만 목적은 분명하다. 목적을 잃지 않고 가는 부분이 어려웠지만 연기하는데 많은 힘을 얻었다(김무열)”
▲ 극중 형제로 나오는 강하늘과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논의한 부분은?
“하늘이의 데뷔작을 저와 함께 했다. 알고 지낸지 오래 돼 어려움이 없었다. 싸우는 장면이든 사이가 좋은 장면이든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서로를 배려하고 눈치보는 성격이라서 의견을 내는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던 것 같지만 눈치도 빨라서 서로 잘 알아듣고 만들었다(김무열)”
▲ 두 배우의 매력은?
“김무열, 강하늘과 정말 일하기 좋았다 착한 사람들과 일하고 싶다. 훌륭한 성품인 인간의 가치는 누구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저도 나이가 들수록 가지려고 노력한다. 그런 면에서 품성을 가진 배우들이다. 욕심이나 자기 분량에 대한 게 전혀 없고 협업하는 자세가 좋았다. 강하늘의 경우는 선천적으로 타고났다고 생각했다. 옛날에 ‘동주’라는 영화를 보고 진짜 멋있다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을 이번 작업하면서 느꼈다. 김무열은 양면성이 있는 역할인데 얼굴에 야누스적인 이미지가 있다(장항준 감독)”
▲ 마치 미드를 본 것 같은데 레퍼런스 삼은 작품이 있나?
“특별히 레퍼런스 삼은 작품은 없고 관객 입장에서 예측이 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게 저의 연출적 모토였다. 관객들에게 예측이 안 되게 몰아치려고 했다. 전체적인 색감은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나 ‘나를 찾아줘’ 같이 내고 싶어 촬영 감독에게 요구했다(장항준 감독)”
▲ 유달리 남자 배우들과 연기하는게 케미가 좋은데 강하늘과 강조하고 싶었던 점은?
“개인적으로 2인극, 3인극을 좋아한다. 심도있게 집중할 수 있고 제가 연기하면서 즐거운 것들이 그 정도 인물과의 관계인 것 같다. 하늘이랑은 워낙은 개인적 친분이 있다. 또래 배우들 중에서 독보적 배우라고 생각하고 이번에 함께 하면서 인간적인 것까지 배웠다(김무열)”
▲ 극중 IMF가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당시 기억은?
“1997년에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해 충무로 영화인으로 시작한 시기였다. 사회인으로 각자의 집안들이 타격을 받고 몰락하는 것들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뉴스 9시 뉴스였다. 어두운 시절이었고 일순간에 몰락해 패배자가 된 기분이었다. 뉴스가 끝나고 제일은행 해고된 직원들의 영상이 나왔는데 큰 파장이었다. 눈물의 비디오였는데 저도 그걸 보면서 같이 울었다(장항준 감독)”
“IMF 기점으로 가계가 큰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집에 빨간딱지가 붙고 경매가 되고. 어렸을 때 우리 집이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을 하다 보니까 IMF가 있었더라.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를 추적하게 됐다. 97년 오늘 무슨 일이있었는지 떠오르지 않는다. 그날만큼은 기억이 나지 않는 기억의 날이다(김무열)”
▲ 군대에 있는 강하늘에게 한 마디 하자면?
“하늘이가 참 보고 싶다. 2년 뒤에 나오지만 잊지 말아달라. 군대에서도 좋은일을 많이 하고 있더라. 시간 되면 하늘의 군대 속 미담에 관심 가져달라(김무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