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밥바룰라' 스틸컷(사진=영화사 김치)
[뷰어스=한유정 기자] 잘 살고 잘 죽는 법, 인생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까. 그 해법을 ‘비밥바룰라’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
24일 개봉하는 영화 ‘비밥바룰라’는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네 아버지들이 가슴 속에 담아둔 각자의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우선 ‘비밥바룰라’는 평균 연령 70세의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 영화에서 노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을 찾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등장한다 해도 누군가의 아버지, 할아버지로 간략하게 그려지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비밥바룰라’ 속 영환(박인환), 순호(신구), 현식(임현식), 덕기(윤덕용)의 모습은 다르다. 이들이 모여있는 것만으로 든든하고 즐거웠던 10대와 다를 게 없다. 미팅을 앞두고 설렘을 드러내고 친구들끼리 모여 술 한 잔 기울이면서 시시덕거리는 것이 일상이다. 자식들을 떠나 친구들끼리 한 집에 모여 살면서 웃음은 끊이지 않고 가족과 갈등을 겪고 있는 친구의 문제도 해결해준다. 노인을 바라보는 유쾌한 시점이 영화 전반에 깔려있다.
치열했던 시기를 보내고 이제야 버킷리스트를 완성해가는 이들의 유쾌한 삶은 잘 사는 것뿐만 아니라 잘 죽는 법은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노년의 주인공들은 세대를 넘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연기 경력만 합쳐도 207년인 박인환, 신구, 임현식, 윤덕용의 공이 크다. 특별한 설정 없이도 베테랑 배우들의 생활 연기는 웃음과 감동을 준다. 멋지게 차려입고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기 전 서로의 옷깃을 만져주는 박인환과 신구의 모습은 다시 떠올려도 뭉클하다.
전형적인 스토리가 주는 한계는 있으나 누구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는 노인들이 주는 웃음과 여운은 의미가 더 크다. 오는 2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