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억해' 스틸컷
[뷰어스=남우정 기자] 여성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게 목표였다면 ‘나를 기억해’는 성공했다. 다만 잘 만든 스릴러가 되고 싶었다면 실패다.
‘나를 기억해’는 충격적인 과거를 숨긴 채 살아가는 평범한 고등학교 여교사 한서린(이유영)은 정체불명의 발신자 마스터가 보낸 문자를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청소년 범죄, 몰카 등 사회적 이슈를 담아낸 작품으로 SWOT 분석을 통해 짚어봤다.
■ Strength(강점)
‘나를 기억해’는 소라넷, 몰카, 청소년 범죄 등 사회적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그리고 처절하면서도 현실적인 시선으로 다룬다. 극 중 서린은 과거 일명 ‘마리오네뜨’ 영상의 희생자로 나오는데 과거를 숨긴 채 살아간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임에도 숨어 살아야 하는 현실은 씁쓸하다. 피해자도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치부하는 서린의 남자친구의 대사는 피해자의 대한 잔혹한 사회적 인식을 보여준다. ‘나를 기억해’는 사고 이후 피해자의 삶과 냉혹한 사회적 인식을 조명하며 직접 범행을 가한 마스터뿐만 아니라 의도했든 안했든 그런 영상을 접하고 소비한 사람들, 피해자를 색안경 쓰고 바라보는 방관자들 역시 가해자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사회적 문제를 현실감 있게 영화로 끌어냈다는 것만으로 ‘나를 기억해’는 제 역할을 했다.
■ Weakness(약점)
‘나를 기억해’는 피해자가 상처를 봉합하는 게 아닌 극복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다. 스릴러적 요소를 더해 마스터를 찾아가지만 개연성은 부족하고 반전이 주어지는데도 신선하거나 놀랍지 않다. 스릴러 영화로는 미덕을 찾아볼 수 없다. 서사가 탄탄하지 않다 보니 마지막 결말은 갑작스럽고 허무할 수밖에 없다.
■ Opportunity(기회)
‘나를 기억해’는 이미 1년 전 촬영을 마친 작품으로 시나리오는 훨씬 전에 완성됐다.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미투 운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나를 기억해’는 여성 범죄를 다뤘다는 것만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 최근 스릴러 장르의 작품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어 ‘나를 기억해’도 분위기를 탈 수 있다.
■ Threat(위협)
정면승부는 아니지만 ‘나를 기억해’에게도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다. ‘나를 기억해’ 입장에선 일주일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개봉 전까지 소비 심리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