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뷰어스=나하나 기자] 남북 고위급 회담 일정이 취소되면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남북 고위급 회담 취소 이유가 조선중앙통신이 언급한 특정 인물이고, 그가 태영호 전 공사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기 이틀 전, 태영호 전 공사가 국회에서 저서 출간기념회를 가졌다. 이날 태영호 전 공사는 김정은 위원장에 부정적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조선중앙통신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란 언급이 태영호 전 공사를 향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태영호 전 공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인물. 일부 매체에서는 태영호 전 공사를 김정은 위원장의 비자금 관리책으로 보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영국 주재 공사 당시 영국 한 미용실이 김정은 헤어스타일을 풍자한 포스터를 걸자 직접 찾아가 항의하기까지 할 정도로 충성심이 대단했던 인물로 알려진다. 심지어 망명 후 김정은 위원장이 해외 주재 공사들을 불러들이는가 하면 태영호 전 공사 측근들을 문책했다는 소문이 돌기까지 했다.
이 때문일까. 태영호 전 공사 망명 후에도 북한의 주시는 계속됐을 터고, 국회에서 출간기념회를 가진 것에 북한이 불만을 갖게 됐을 것이란 말들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최측근으로 일반 주민보다는 호위호식했을 태영호 전 공사는 왜 망명한 걸까. 그는 "김정은 위원장을 폭압적 공포통치에 환멸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태영호 전 공사 망명 후 국회 정보위원회 이철우 위원장은 국정원과 간담회 자리에서 태영호 전 공사가 "북한에서는 직위가 올라갈수록 감시가 심해져 자택 내 도청이 일상화돼 있다"며 "김정은이 어려 통치가 수십 년 지속될 경우 자식, 손자 대까지 노예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절망감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간부가 많다"고 토로했다고 설명했다.
또 태영호 전 공사는 "엘리트층은 마지못해 충성하는 시늉만 내고 있고 주민도 낮에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밤에는 이불을 덮어쓰고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가고 있다"고도 했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남북 고위급 회담이 갑자기 취소된 데 대해 여론은 장밋빛 분위기였던 관계가 삐걱거리는 것은 아닌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