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어’에선 아티스트와 기자 사이의 격식을 내려놓고 편안한 대화 분위기를 형성함으로써 진솔한 대화를 나눕니다. 형식은 반말 인터뷰입니다. -편집자주
[뷰어스=한수진 기자] ①에서 이어집니다.
칸토는 엠넷 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 시
칸토(사진=브랜뉴뮤직)
즌2로 얼굴을 알린 래퍼입니다. 최근엔 KBS2 ‘더유닛’ 출연으로 수많은 소녀팬들을 양산하기도 했습니다. ‘쇼미더머니’ 출연 당시 갓 스무 살이었던 칸토는 꽃미남 외모에 중저음의 묵직한 래핑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후 래퍼로서 꾸준히 활동을 펼치던 그가 돌연 아이돌 재기 프로그램 ‘더유닛’에 등장했습니다. 출연 자체도 의외였는데 방송을 보니 더 의외였죠. 랩 실력은 두말할 것도 없고 춤과 팀워크까지 뭐하나 빠질 게 없던 모습이었습니다. 칸토는 생각보다 유연한 마인드를 지닌 아티스트입니다. 또 자신이 할 수 것들을 대중에게 다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 많은 래퍼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실천하는 용기까지 있죠. 이번에 새로 발매한 신보 ‘REPETITION(레피티션)’에도 그의 욕심과 노력의 흔적이 엿보입니다. 다재다능한 래퍼 칸토, 그의 음악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칸토, 미국 그래미에서 엄마를 외칠 때까지 '가즈아'
▲칸토를 ‘쇼미더머니2’에서 처음 본 기억이 아직도 뚜렷해
“난 방송을 끝까지 다 못 봤어. 배 아파서(웃음). 그때 너무 마음이 아팠거든. 또 어릴 때라서. 스무 살이었거든. 고등학생 나이에 제작진과 미팅했어. 졸업 전에 촬영을 했거든”
▲그때 꽃미남 래퍼로 유명세를 치렀잖아
“그때는 그게 싫었어. 회사에서 어느 쪽으로든 부각을 시키면 좋으니까 그런 쪽(꽃미남)으로 부각을 시켰어. 그때는 ‘힙부심’(힙합 자부심)이 있을 때여서 좀 싫었어. 어리기도 어렸고 그래서 별로 행복하지 않았어”
▲래퍼로서는 제일 이름을 많이 알린 때잖아
“그렇기 한데 그때 영상을 지금도 못 봐. 창피하고 부끄러워. 그때는 정말 어렸어. 같이 출연한 스윙스 형은 옆에서 봤을 때 진짜 열심히 했거든. 그런데 난 그러지 못했어. 너무 어렸어. 지금 하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또 ‘더유닛’을 더 열심히 했지”
▲그때 칸토의 모습은 자심감이 높고 확신이 있어보였는데
“맞아 그런 건 있었어. 그때 확신이 없진 않았어. 내 랩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두려움이 없었지”
▲랩은 몇 살 때부터 한 거야?
“좋아해서 시작한 건 중학교 1학년 때. 싸이월드 미니홈피 BGM을 고르고 있는데 누나가 다이나믹듀오의 ‘이력서’를 들려줬어. ‘이런 걸 해야 좀 있어 보인다’면서. 그걸 듣는데 굉장히 센세이션 했어. 그 뒤로 랩을 쭉 좋아만 했지. 그러다 본격적으로 래퍼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야. 마음을 잡았지.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겨울 때 브랜뉴뮤직에 들어갔어”
▲마음을 잡는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잖아
“그렇지. 아마 모든 분들이 그럴 건데 연습을 한다는 개념이 아니고 그냥 좋아서 한 거야. 침대 위에 올라가서 혼자 공연하고. 거울 앞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랩도 하고. 이런 것들을 하면서 놀았어. 랩을 엄청 했지. 중학교 동창들은 아는 건데 내가 매일 교실에서 시끄럽게 랩만 했어. 그런 게 자연스럽게 트레이닝이 된 거 같아”
▲‘쇼미더머니2’에 나왔던 칸토와 지금의 칸토 중 가장 큰 변화가 뭐야?
“가장 다른 건 실력인 것 같아. 지금 훨씬 잘해. 그땐 열정과 무대포 느낌이 있었다면 지금은 그냥 잘해. 그리고 뭔가 좀 더 머리를 쓰는 느낌? 활동 2~3년 때 쯤에 내가 머리를 쓰는 것 같아서 별로였는데 지금은 잘해나가고 있는 느낌이야.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지. 하라는 것만 하고. 제일 큰 차이점은 실력인 것 같아. 마음가짐도 달라진 것 같아. 지금은 힙부심은 없어. ‘칸부심’이 있지.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
▲칸토라는 이름으로 가장 이루고 싶은 건 뭐야?
“정말 많아. 일단 상을 받고 싶어. 대상을 받아서 울면서 시상대에서 엄마를 외쳐보고 싶어. 그리고 엄청 큰 공연장에서 공연도 해보고 싶어. 또 미국에 가서도 공연하고 싶어. 난 꿈이 되게 많은 친구야”
▲남의 시선을 잘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스무 살 때는 진짜 남 신경 안 썼어. 그런데 활동하면서부터 어느 순간 남의 말만 듣고 있는 거야. 처음 시작할 때는 ‘다 저리가. 다 비켜’ 이런 느낌이었다면 점점 활동하면서 계속 겉돌면서 내가 없어지더라. 그래서 되게 힘들었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진짜 힘들어서 온전치 못했고 찌들어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남의 의견을 따르지 않으려고 해. 그럼에도 아무래도 계속 흔들리는 건 있는 것 같아. 그걸 계속 잡으려고 노력하지. 휘둘리지 않으려고”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이 됐으면 좋겠어?
“완전 슈퍼 최고 짱 슈퍼스타로 기억되고 싶어. 마이클 잭슨 같은 아티스트처럼. 죽어서도 살아있는 것처럼. 그렇게 기억에 남을 거야”
▲본인을 한 단어와 비유하자면?
“보잉747? 비행기야. 이륙을 해서 수많은 난기류들 사이에서 벌벌 떨다가 이제 구름 위를 뚫고 올라와서 안전한 상태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거지. 비행기가 추락할 확률이 엄청 희박하기 때문에 난 착륙까지 안전하게 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