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사진=NEW)
[뷰어스=남우정 기자] “그냥 관심 있는 것에 대한 행동이죠”
최근 류준열은 ‘개념배우’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연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다른 분야에서도 목소리를 낸다.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후원을 하고 재능 기부를 하고 남극 보호를 위한 칼럼을 기재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케냐로 봉사활동을 다녀오기도 했다. 인터뷰를 할 때도 텀블러를 사용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 조차도 행동하니까 다른 사람들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생활 속에서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지켜주는 정도에요. 내가 말하는 환경과 봉사는 큰 일이라기 보단 작은 일이에요. 주변에서도 많이 도와주고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본업도 충실히 하고 있다. ‘소준열’이라는 별명이 괜히 나온 게 아니듯 지난해엔 세 작품을 선보였고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 작품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이렇게 달리다가 지칠법도 한데 류준열은 아직까진 재미있다며 웃었다.
“아직 지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배우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물론 데뷔했을 때와 배우는 양과 다르긴 해요. 처음엔 다 받아들이고 배워갔다면 지금은 하나하나 이런 재미가 있다는 걸 받아들이면서 내 안에서 쌓이는 것 같아요. 그 힘으로 가고 있어요”
류준열(사진=NEW)
■ “‘독전’ 후 우울해지고 공허했어요”
열일하는 배우 류준열이 선택한 작품 ‘독전’은 온전히 그의 힘으로 달리는 작품 중 하나다. ‘택시운전사’ ‘더킹’ ‘리틀 포레스트’에서도 중추적인 캐릭터를 맡긴 했지만 ‘독전’에서처럼 분량이 많고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아니었다.
“배우가 연기할 때 자기 몫이 있는데 그것에 충실한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남들과 비교했을 대 크다, 작다로 판단될 수 있는데 시나리오 안에서 내 파이를 꽉 채워야한다고 생각해요. 나에게 주어진 파이만 제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독전’에서 류준열이 연기한 락은 마약 조직원에서 버림 받고 형사 원호(조진웅)과 공조를 하는 인물로 대사도 적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그렇지만 선과 악의 얼굴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기도 하다.
“락은 내가 기존에 했던 캐릭터와 달랐고 대사가 적고 전사도 확실히 없어요. 전사가 없는 인물이라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걸 찾아가는 게 좋았어요. 외로운 인물이라고 판단했어요. 원래 연기 몰입을 위해서 준비가 필요하기 보다는 편하게 찍는 편이에요. 역할에 몰입해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아니에요. 근데 이 역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가게 됐어요. 밝은 인물을 연기할 때와 달리 괜스레 우울해지고 공허하고 그런 감정이 들더라고요. 내 안에 있는 어두운 부분을 많이 끌어낸 것 같아요”
류준열(사진=NEW)
그 감정은 ‘독전’ 촬영을 마친 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남아있었다. 워낙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류준열이지만 그 후유증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런 작품을 찍으니까 우울해지고 기분이 같이 다운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해영 감독과 다음에 코미디 영화를 같이 하자고 했어요. 배우로서 코미디 영화를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류준열은 본인의 연기를 보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독전’ 역시 시사회를 통해 봤을 때 “조금 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부끄럽고 집중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느낀 성취감을 잊지 못했고 조금은 나아졌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초반에 이해영 감독과 표현 방법을 두고 이견이 있었어요. 내가 잘 할 수 있는걸 안전하게 준비했다면 이해영 감독은 그런 걸 빼고 본능과 감정에 충실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신기하게도 내가 감정적으로 흔들리면 여지없이 NG가 나오고 충실하면 오케이가 나왔어요. 그럴 때 소름이 돋고 연기가 신나고 재미가 있었죠. 그런 면에서 많이 얻어가는 작품이에요. 개인적으론 완성된 작품을 보면 부끄럽고 고통스러워요. 그 와중에 바라는 게 있다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