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표지)
[뷰어스=문다영 기자] "이 책은 괴물이 된 우리 음식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구별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포만감을 주는 좋은 음식과 그렇지 못한 나쁜 음식을 가려낼 수 있을까?"
'맛 산업'의 매트릭스에 갇혀 먹어도 먹어도 허기진 이들을 위한 '향미' 처방이 나왔다.
이른바 '단짠단짠'에 열광하고, 정크푸드인 줄 알지만 먹기를 멈출 수가 없고, 과식을 했음에도 배가 헛헛해 또 뭔가를 찾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가운데 '맛의 배신' 저자는 이 과정이 약한 의지 탓이 아니라 '향미의 왜곡' 즉 맛의 배신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주장을 펼쳐 놓는다.
SBS, EBS 등에서 활약한 환경 다큐 전문 PD 유진규는 중년이 되면서 배가 나오고 갈수록 식탐이 늘어나기만 하는 원인을 파헤치면서 자신의 몸을 실험 도구로 삼아 5년간 각종 다이어트와 건강식 실험에 나선다. 끝없는 실패와 좌절을 거쳐 마침내 찾아낸 결정적 열쇠는 다름 아닌 '맛'과 '향'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화학자들이 천연 바닐라향과 거의 똑같은 인공 바닐라향을 처음으로 합성하기까지 4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 식품 산업의 기술력은 이제 단 몇 주면 자연의 거의 모든 향을 모방할 수 있다고. 이렇게 만들어진 화학적 향은 음식에 덧씌워져 오랜 진화를 통해 형성된 인체의 향미 시스템을 속이고 몸이 필요로 하는 이상의 음식을 먹게 만든다는 것이다. 많은 음식이 이러한 과정을 거쳐 괴물이 된다. 속칭 '프랑켄푸드' 우리는 이 괴물들과 어떻게 대적할 수 있을까.
저자는 현대 식품 산업이 숨겨버린 결정적인 열쇠를 찾아 온갖 최신 과학 논문을 뒤지고 세계 각지의 식품 연구 현장과 장수촌을 탐방하면서 맛의 원리를 추적한다. 그 성과를 고스란히 담은 이 책은 맛과 건강, 음식과 인류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해체하고 재조합한 결과를 독자들에게 보여주며 대안을 제시한다.
유진규 | 바틀비 | 328쪽 |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