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키(사진=브랜뉴뮤직)   [뷰어스=한수진 기자] ‘음악으론 깔 게 없다’는 말을 듣는 아티스트들이 있다. 범키도 마찬가지였다. 타고난 리듬감에 독특한 음색, 개성 있는 가창까지 알앤비 보컬리스트로서 언제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돌연 마약 사건에 연루되면서 긴 법정공방을 펼쳐야 했고, 긴 공백이 불가피했다. 재판이 끝난 후에도 자숙에 돌입하며 수년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쉬는 동안 스스로를 되돌아 봤을 때 어떤 인생을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었어요. 이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와 같이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은 더더욱 책임이 큰데 그것을 간과하고 자기관리를 실패한 부분이 있어요. 그걸 나중에 깨닫고 책임감을 더 느꼈죠. 스스로 별거 아닌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비 그리고 너’, 지금까지 했던 노래들과 상반된 곡” 신곡 ‘비 그리고 너’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드러난다. 기존의 화려하면서도 톡톡 튀는 노래가 아닌 정적이지만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더욱이 나얼, 브라운아이드소울 등의 곡을 작업한 강화성 작곡가가 힘을 보탰다. “‘비 그리고 너’는 지금까지 제가 했던 노래들과 상반된 곡이에요. 조용하고 정적이죠. 제가 좋아하는 90년대 초반 알앤비 소울 장르에 들어가는 음악입니다. 나얼, 성시경 노래 편곡자인 강화성 작곡가와 함께 작업했어요. 노래를 만들 때 음악이 갖고 있는 색깔이 있잖아요. 만들면서 ‘쓸쓸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슬프거나 우울한 것까진 아니더라도 적당히 쓸쓸한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이 노래를 만들게 됐어요. 가사는 남녀 간의 이별을 담아낸 노래에요. 사실 내포된 뜻은 나와 성공의 관계를 의인화시킨 거예요. 각자마다 성공의 기준이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성공했었던 순간도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공과 멀어진 상황을 녹여보려고 했어요. 그냥 들으실 때는 남녀 간의 인간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이별을 떠오르실 수 있어요”  자유롭게 음악을 하는 범키는 순간의 감정에 충실해 음악을 만든다. ‘비 그리고 너’와 같은 곡이 나온 이유도 현 감정에 충실했기 때문.  “본래 계산적으로 인생을 살거나 음악을 하지 않아요. 그때그때 느껴지는 감정대로 사는 편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음악도 그 시절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편이에요. 지금은 그냥 이런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상태에 따라서 장르가 바뀔 수 있어요. 이 노래의 경우는 피아노 하나만 가지고 시작해서 노래를 만들다 보니까 전과는 다른 분위기의 노래가 나왔어요. 또 원래 내가 부르려고 작업을 한 게 아니고 다른 가수한테 주려고 곡 작업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만들다 보니까 직접 부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범키(사진=브랜뉴뮤직)   ■“변화됐다는 걸 인정받기까지 오래 걸리겠지만 음악과 삶 통해 증명해낼 것” 바라는 차트 순위가 있냐고 묻자 “그저 묵묵히 음악하고 싶다”고 한다. 예전과 같은 반응을 기대하지도, 기대할 수도 없다는 그다. 그저 음악을 할 수 있는 이 순간이 감사하다는 속내를 밝힌다. “예전 같은 반응을 기대하진 않아요. 그냥 정말 저라는 가수가 다시 처음 나온 신인가수라는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설레는 감정이 들어요. 비난이든 칭찬이든 상관없이 모든 대중분들 의견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요. 언제까지라도 제 자리에서 묵묵히 사는 게 목표입니다”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과, 잘못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부류가 있다. 그간 수많은 힙합 아티스트들이 후자의 길을 걸어왔다. 그렇기에 이번 범키의 말들은 여러 모로 의미가 크다. 비난 받을 줄 알면서도 입을 연 그. 침묵하는 자와 달리 최소한 범키는 비겁하진 않다. “잘못과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일단 잘못에 대해 자각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행동을 했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행동에 잘못이 있었다는 걸 분명히 자각하고 있어요. 그걸 인식했기 때문에 두 번 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그것을 증명해 내려고 합니다. 변화됐다는 걸 대중들에게 인정받기까지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것을 삶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지만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싶어요. 자숙을 하면서 이 시간이 스스로에게 정말 필요한 시간이었구나 느꼈어요. 언제 나와도 욕을 먹을 거라고 생각해요. 욕을 먹더라고 증명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단계를 밟아나가는 데 용기를 냈습니다. 거기에 당연히 좋은 음악도 들려드려야죠”

[마주보기] ②범키 “‘비 그리고 너’, 쓸쓸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어”

한수진 기자 승인 2018.06.14 12:03 | 최종 수정 2136.11.25 00:00 의견 0
범키(사진=브랜뉴뮤직)
범키(사진=브랜뉴뮤직)

 

[뷰어스=한수진 기자] ‘음악으론 깔 게 없다’는 말을 듣는 아티스트들이 있다. 범키도 마찬가지였다. 타고난 리듬감에 독특한 음색, 개성 있는 가창까지 알앤비 보컬리스트로서 언제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돌연 마약 사건에 연루되면서 긴 법정공방을 펼쳐야 했고, 긴 공백이 불가피했다. 재판이 끝난 후에도 자숙에 돌입하며 수년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쉬는 동안 스스로를 되돌아 봤을 때 어떤 인생을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었어요. 이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와 같이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은 더더욱 책임이 큰데 그것을 간과하고 자기관리를 실패한 부분이 있어요. 그걸 나중에 깨닫고 책임감을 더 느꼈죠. 스스로 별거 아닌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비 그리고 너’, 지금까지 했던 노래들과 상반된 곡”

신곡 ‘비 그리고 너’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드러난다. 기존의 화려하면서도 톡톡 튀는 노래가 아닌 정적이지만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더욱이 나얼, 브라운아이드소울 등의 곡을 작업한 강화성 작곡가가 힘을 보탰다.

“‘비 그리고 너’는 지금까지 제가 했던 노래들과 상반된 곡이에요. 조용하고 정적이죠. 제가 좋아하는 90년대 초반 알앤비 소울 장르에 들어가는 음악입니다. 나얼, 성시경 노래 편곡자인 강화성 작곡가와 함께 작업했어요. 노래를 만들 때 음악이 갖고 있는 색깔이 있잖아요. 만들면서 ‘쓸쓸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슬프거나 우울한 것까진 아니더라도 적당히 쓸쓸한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이 노래를 만들게 됐어요. 가사는 남녀 간의 이별을 담아낸 노래에요. 사실 내포된 뜻은 나와 성공의 관계를 의인화시킨 거예요. 각자마다 성공의 기준이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성공했었던 순간도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공과 멀어진 상황을 녹여보려고 했어요. 그냥 들으실 때는 남녀 간의 인간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이별을 떠오르실 수 있어요” 

자유롭게 음악을 하는 범키는 순간의 감정에 충실해 음악을 만든다. ‘비 그리고 너’와 같은 곡이 나온 이유도 현 감정에 충실했기 때문. 

“본래 계산적으로 인생을 살거나 음악을 하지 않아요. 그때그때 느껴지는 감정대로 사는 편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음악도 그 시절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편이에요. 지금은 그냥 이런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상태에 따라서 장르가 바뀔 수 있어요. 이 노래의 경우는 피아노 하나만 가지고 시작해서 노래를 만들다 보니까 전과는 다른 분위기의 노래가 나왔어요. 또 원래 내가 부르려고 작업을 한 게 아니고 다른 가수한테 주려고 곡 작업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만들다 보니까 직접 부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범키(사진=브랜뉴뮤직)
범키(사진=브랜뉴뮤직)

 

“변화됐다는 걸 인정받기까지 오래 걸리겠지만 음악과 삶 통해 증명해낼 것”

바라는 차트 순위가 있냐고 묻자 “그저 묵묵히 음악하고 싶다”고 한다. 예전과 같은 반응을 기대하지도, 기대할 수도 없다는 그다. 그저 음악을 할 수 있는 이 순간이 감사하다는 속내를 밝힌다.

“예전 같은 반응을 기대하진 않아요. 그냥 정말 저라는 가수가 다시 처음 나온 신인가수라는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설레는 감정이 들어요. 비난이든 칭찬이든 상관없이 모든 대중분들 의견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요. 언제까지라도 제 자리에서 묵묵히 사는 게 목표입니다”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과, 잘못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부류가 있다. 그간 수많은 힙합 아티스트들이 후자의 길을 걸어왔다. 그렇기에 이번 범키의 말들은 여러 모로 의미가 크다. 비난 받을 줄 알면서도 입을 연 그. 침묵하는 자와 달리 최소한 범키는 비겁하진 않다.

“잘못과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일단 잘못에 대해 자각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행동을 했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행동에 잘못이 있었다는 걸 분명히 자각하고 있어요. 그걸 인식했기 때문에 두 번 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그것을 증명해 내려고 합니다. 변화됐다는 걸 대중들에게 인정받기까지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것을 삶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지만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싶어요. 자숙을 하면서 이 시간이 스스로에게 정말 필요한 시간이었구나 느꼈어요. 언제 나와도 욕을 먹을 거라고 생각해요. 욕을 먹더라고 증명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단계를 밟아나가는 데 용기를 냈습니다. 거기에 당연히 좋은 음악도 들려드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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