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남우정 기자] '개들의 섬'의 숨겨진 이스터 에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개봉한 영화 '개들의 섬'이 정교하게 꽉 짜여진 미장센을 선보이는 디테일의 장인 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답게 아름다운 화면을 뜯어보는 동시에 숨겨놓은 이스터에그를 찾는 쏠쏠한 재미까지 선사한다.
'개들의 섬'은 세상의 모든 개들이 사라진 미래 도시, 사랑하는 개 스파츠(리에브 슈라이버)를 찾아 떠난 소년 아타리(코유 랜킨)와 그를 돕는 다섯 마리 특별한 개들의 색다른 어드벤처를 그린 작품이다.
먼저 '개들의 섬'은 개를 사랑한 12살 소년 아타리가 자신의 충직한 개 스파츠를 찾기 위해 홀로 쓰레기 섬에 도착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로 개와 인간의 사랑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특히 아타리의 모험을 돕는 다섯 마리의 개들 중 유일하게 떠돌이 개 출신인 치프는 인간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하지만 치프가 아타리와 모험을 함께하며 교감하고 성장하는 모습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는 인간과 반려견의 관계를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렇듯 웨스 앤더슨 감독이 개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듬뿍 담은 영화 '개들의 섬'의 원제는 'Isle of Dogs'로 ‘아일 오브 독스’라고 발음하지만, 빠르게 말하면 ‘아이 러브 독스’라고 들려 ‘개를 사랑한다’는 의미를 갖게 되어 눈길을 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은 “내가 실제로 키웠던 개가 ‘치프’라는 이름의 검은색 털을 가졌었다”며 애견인으로 느꼈던 희로애락을 영화에 고스란히 담았음을 내비쳐 기대를 더한다.
또한, ‘치프’를 비롯해 ‘렉스’, ‘보스’, ‘듀크’, ‘킹’ 등 ‘아타리’를 돕는 다섯 마리 남다른 개들의 이름은 모두 ‘리더’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웨스 앤더슨 감독은 “전부 다 리더 출신인 알파독들로만 이루어진 무리를 만들고 싶었고, 이들이 쓰레기 더미에서 살고 있는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며 영화의 시작 과정을 밝혔다. 밖에서 한 가닥씩 하던 ‘알파독’들은 개들의 섬에서 무리를 이루며 다른 개들과 대결하기도 하고, ‘아타리’와 함께 ‘스파츠’를 찾는 모험을 떠나며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뽐내 더욱 스펙터클한 모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전작 '로얄 테넌바움'에서 ‘로얄 테넌바움’의 부인 ‘에슬린 테넌바움’ 역으로 위트 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안젤리카 휴스턴이 이번 작품에 특별 출연했다. '다즐링 주식회사',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등 웨스 앤더슨 감독과 여러 영화를 함께 작업한 웨스 앤더슨 사단 중 한 명인 안젤리카 휴스턴이 맡은 역할은 바로 ‘말 없는 푸들’. 수다쟁이 ‘듀크’ 역의 배우 제프 골드블룸은 “안젤리카 휴스턴은 이번 영화에서 개 캐릭터를 맡고 싶어했고, 아마 자신이 푸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들었다”며 크레딧에 올라간 정체불명의 ‘말 없는 푸들’ 캐릭터에 대한 후문을 전했다. 안젤리카 휴스턴은 그녀에게 맞는 중요한 역할을 따로 찾을 수 없었던 웨스 앤더슨 감독의 위트 있는 배려로, 목소리 연기가 필요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말 없는 푸들’로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며 웨스 앤더슨 감독의 기존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개와 인간의 우정’이라는 감성적인 스토리가 주는 감동과 웨스 앤더슨 감독의 위트를 느낄 수 있는 '개들의 섬'은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