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르테)
[뷰어스=문다영 기자] '괴도신사 뤼팽'.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봤을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1864∼1941)의 아르센 뤼팽 시리즈가 전집으로 출간돼 눈길을 끈다.
최근 '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아르테 펴냄)이 10권으로 구성돼 출간됐다. 단편 38편, 중편 1편, 장편 17편, 희곡 5편이 한데 묶였다. 원고지 3만 매에 달하는 분량이다.
뤼팽 시리즈는 저작권이 풀린 작품이라 그동안 국내 여러 출판사에서 여러 번역가의 손을 거쳐 전집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전집은 뤼팽 시리즈 번역으로 가장 유명한 성귀수 씨가 2003년 펴낸 전집에 최신 발굴된 작품 7편과 직접 수집한 오리지널 삽화 370여 컷을 넣어 새롭게 펴낸 것으로 애독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작품은 '아르센 뤼팽, 4막극', '아르센 뤼팽의 귀환', '부서진 다리', '이 여자는 내꺼야', '아르센 뤼팽의 외투', '아르센 뤼팽과 함께한 15분',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등 7편이다.
이 중 장편인 '…마지막 사랑'은 2012년 프랑스와 한국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 바 있기에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은 6편이다. 이 중 '이 여자는 내꺼야'와 '아르센 뤼팽과 함께한 15분'은 프랑스에서도 아직 제대로 공개된 작품이 아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이는 성 씨가 어렵게 추적해 원고를 구한 것으로, 책으로 출간되기는 이번이 세계 최초라는 설명이다.
삽화도 2003년 전집에 실린 것들이 모사였음을 뒤늦게 알게 돼 이번 전집을 내면서 4년간 오리지널 삽화를 일일이 다 찾아내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량도 전에 비해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적어도 현재까지 확인된 뤼팽 시리즈 전 작품을 망라한, “세계 유일의 판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프랑스어 원본은 유실된 채 영역본만 남아 있는 단편 ‘부서진 다리’, 프랑스의 ‘아르센 뤼팽의 친구들 협회’ 회보에 실린 두 희곡 ‘아르센 뤼팽과 함께한 15분’과 ‘이 여자는 내꺼야’ 등이 추가된 작품들이다.
얇게는 600쪽 가까이에서 두껍게는 1000쪽 가까이에 이르는 전집 10권은 발표 순서대로 작품을 묶어두고 있다. 모든 작품 앞부분에는 '작품 정보'를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여기에 더해 1909년 작가 모리스 르블랑이 '르 주르날'에 기고한 '추리소설론'과 1911년 일간지 '엑셀시오르'에 실린 두 번의 인터뷰, 그리고 옮긴이 성귀수가 뤼팽과 나눈 가상 대담, 심지어는 작품을 근거로 재구성한 뤼팽의 연보까지 실려 소위 '뤼팽 덕후'들을 즐겁게 한다.
전집 1권 앞부분에 실린 '역자의 말'은 성 씨의 열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아르센 뤼팽을, 그 태양처럼 빛나는 열정과 자신감뿐 아니라 고독과 실존의 그림자까지도 사랑하여, 그가 펼쳐 보인 파란만장한 모험들 하나하나에 흔쾌히 동참해온 친구들"을 호명하는 데 뤼팽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