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남우정 기자] ‘공작’이 총보다 강한 말의 힘을 보여준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최초로 북한의 핵개발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북측으로 잠입한 안기부 첩보요원 흑금성 박석영(황정민)과 그를 둘러싼 남북 권력층 간의 첩보전을 그린 작품이다. 암호명 흑금성으로 불렸던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공작’을 SWOT 분석을 통해서 짚어봤다.
■ Strength(강점)
‘공작’이 그간 첩보물과는 조금 다르다. 기존의 클리셰를 철저하게 빗나간다. 대표적인 것이 남침을 한 북한 스파이가 아닌 북으로 간 남한 스파이라는 점, 첩보물에서 흔하게 보았던 액션, 총성도 들을 수 없다. 대신 대사와 내레이션을 통해서 인물들의 심리를 드러낸다. 상대를 속이고 심리를 떠보기 위해서 주고받는 이들의 눈빛과 대화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쫄깃하다.
무엇보다 이런 쫄깃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배우들이 몫이 크다. 경상도 출신의 사업가로 신분을 속인 스파이 황정민은 극과 극의 캐릭터의 완성해 냈고 북한의 실세인 리명운 역의 이성민은 강한 신념으로 움직이는 리명운의 고독한 심리를 제대로 전달한다. 특히 두 배우가 붙었을 때 케미스트리가 폭발적이다. 엔딩 장면은 눈빛과 제스처 만으로도 뭉클함을 만들어낸다. 좋은 배우임을 증명해냈다.
■ Weakness(약점)
결은 전혀 다르지만 그간 남북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많았다. 피로도가 쌓인 상황에서 남북 스파이 소재가 관객들에게 흥미를 끌진 못하고 있다. 또한 영화를 오락적 요소로 즐기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관객에게 ‘공작’은 설명할 게 많은 작품이다.
■ Opportunity(기회)
그야말로 여름 성수기다. 더운 무더위 속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많다. 관객들이 그 어느 때보다 영화를 많이 보는 때다. 국내 대형 배급사들의 주요 기대작이 연이어 나오면서 관객들의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공작’도 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 Treat(위협)
‘신과 함께-인과 연’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개봉 5일 만에 무려 600만 관객을 동원했다. 1000만 돌파 가능성도 크다. 관객들의 관심도 뜨거운 상황이라 상영관이 줄어들 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주 뒤엔 여름철 제격인 스릴러물 ‘목격자’가 개봉한다. ‘공작’으로선 앞뒤로 만만치 않은 상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