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뷰어스=노윤정 기자] 배우 이서원이 2차 공판 직후 "기억이 살아나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여전히 사건 당시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서원은 6일 오후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9단독 심리로 열린 강제 추행 및 특수협박 혐의에 대한 2차 공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공판에는 이서원에게 흉기로 위협 받았다고 주장하는 남성 피해자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으며 증인 신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서원에게 강제로 성추행 피해를 입은 여성 B씨는 이날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서원의 변호인은 공판 시작 전 "피고인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라며 "자료를 보면 볼수록 오해가 더 크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피해자에게 사과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피해자 측에서 원치 않아 만날 수 없었다고 전했다.
A씨는 증인 신문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말을 아끼며 조심스럽게 공판 분위기를 설명했다. A씨는 “(양측의) 진술이 다른 건 없다. 그런데 피해자와 나와 말을 맞췄다는 의심을 받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어 “강제추행을 목격하진 못했다. 추행을 당하고 그 뒤에 도착했다”며 당시 이서원이 만취 상태였고 흉기를 들고 있는 모습은 직접 봤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서원이 가장 인정하지 못하는 부분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체적으로 인정을 안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서원 측은 유리한 증언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이서원 측 변호인은 증인 신문 뒤 “이서원 씨 목에 났던 상처에 대해 (A씨가) 몸싸움 과정에서 냈다는 자백을 받았다. 몸싸움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목을 조르고 울대를 잡았다는 것까지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오늘은 특수협박에 대한 혐의를 다퉜다. 목을 조르고 흉기를 휘두르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지금 (법정에서) 다투고 있는 입장이다”며 말을 아꼈다.
이서원은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서원은 그동안 사건 당시의 기억이 없다고 진술해왔던 바 있다. 이서원은 이날 취재진에게 “기억이 안 나고 진술서를 토대로 어떻게 된 일이라는 걸 알아가고 있다. 오늘 증인 출석해주신 분과도 이야기를 했는데 이런 것들을 토대로 내 기억이 살아나면 좋겠지만…”이라고 말하며 여전히 강제추행이나 협박 사실에 대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에게는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문자도 보내보고 서로 아는 지인을 통해서도 사과의 말을 전하려고 했다. 전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기억이 안 나서 더 미안하다고 하고 싶다. 워낙 친하게 지내던 누나였다. 기억이 나든 안 나든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는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의 말을 남겼다. 이서원은 이야기하던 중 감정이 북받치는 듯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앞서 이서원은 지난 4월 8일 함께 술을 마시던 동료 연예인 A씨에게 강제로 신체 접촉을 시도하고 A씨가 지인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자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위협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지난 5월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7월 진행된 1차 공판에서 이서원 측은 피해자 귓불에서 이서원의 타액 DNA가 검출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이서원 본인은 사건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며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참작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특수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의 진술에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양형에서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서원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은 오는 10월 25일 오후 5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