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2 방송화면)
[뷰어스=노윤정 기자] ‘러블리 호러블리’ 박시후와 송지효가 얄궂은 운명에 맞서 다시 사랑을 맹세했다.
2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연출 강민경 지병현·극본 박민주) 최종회에서는 사동철(지승현)의 자백으로 기은영(최여진)의 악행이 낱낱이 밝혀지고 신윤아(함은정) 역시 8년 전 화재 사건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는다. 그렇게 악인들은 죗값을 치르게 됐고 유필립(박시후)과 오을순(송지효)의 관계도 제자리로 돌아갔다. 오을순과 헤어진 후 유필립은 누리던 모든 것을 다 잃고 오을순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인기 작가가 되어 잘 사는 듯했던 오을순 역시 유필립을 여전히 마음에 품고 있었다. 힘들어하는 두 사람을 보다 못한 이성중(이기광)은 유필립을 찾아가 오을순의 진심을 전했고 다시 만난 유필립과 오을순은 “우리 시작은 불편했지만 다시 잘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고백 속에 입맞춤으로 사랑을 확인했다.
(사진=KBS2 방송화면)
■ 시청률+화제성, 끝내 잡지 못한 두 마리 토끼
‘러블리 호러블리’는 방영 전부터 구설에 오르며 극복해야 할 과제 하나를 떠안고 출발한 작품이다. 첫 방송을 앞두고 연출자인 강민경 PD의 부적절한 언행이 세간에 알려진 것이다. 강민경 PD는 촬영 도중 한 배우의 연기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왜 세월호 유가족 표정을 짓고 있냐”고 말했고 이 사실이 스태프들의 투고로 알려져 홍역을 치렀다.
강민경 PD는 해당 발언이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바로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사과했다. 또한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전 유경근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인 연출자의 잘못된 말 한 마디는 결국 작품의 이미지에 큰 상처를 남겼다.
논란이 있기 전 ‘러블리 호러블리’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받던 작품이었다. 똑같은 사주를 타고 난 두 남녀가 한 쪽이 행복해지면 다른 한 쪽이 불행해지는 ‘운명 공동체’로 묶여 있다는 설정이 흥미로웠고 더운 여름을 겨냥한 귀신 소재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더욱이 ‘황금빛 내 인생’에서 최고 시청률 45.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기준)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재기한 박시후와 ‘응급남녀’ ‘구여친클럽’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등을 통해 로맨스 장르에 강점을 드러내온 송지효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부정적 이슈를 안고 출발한 탓일까. ‘러블리 호러블리’는 예상과 달리 저조한 성적을 면치 못했다. 작품성으로 논란을 지우기는커녕 방영 내내 시청률도 화제성도 잡지 못한 것. 시청률만 보더라도 최종회 방송 직전까지 최고 시청률은 단 6.2%에 그쳤다. 시청률이 1%대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 ‘러블리 호러블리’는 추석 연휴 기간에 지상파 3사 드라마 중 유일하게 전파를 타며 시청률 반등을 노렸지만 타사의 추석 특집 방송에 밀리며 시청률이 급락, 1.0%(9월24일 방송)라는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말았다.
시청자들의 평을 보자면 혹평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작품을 꾸준히 시청해온 이들은 달콤한 로맨스와 섬뜩한 호러, 미스터리가 절묘하게 조화된 스토리에 호평을 보냈다. 하지만 폭넓은 시청 층에 어필하지 못해 끝내 입소문을 타지 못했다. 박시후와 송지효 역시 캐릭터에 마침맞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았으나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러블리 호러블리’는 방영 전 터진 세월호 논란 이상의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조용히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