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걸그룹 소녀시대 유리와 씨스타 출신 소유의 홀로서기는 뜻 깊다. 걸그룹으로서 전성기를 누려본 두 사람이지만 그만큼 자신 본연의 음악을 내보이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유리와 소유, 두 사람은 지난 4일 각각 새 앨범을 냈다. 이들의 내공은 각자의 솔로앨범에서 어떻게 발현됐을까.
■ ‘데뷔 12년차’ 유리의 몰랐던 얼굴 찾기
유리는 이제 막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예능, MC, 연기 등 다방면으로 활약해오던 유리이지만 가수로서는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홀로서기에 나섰다. 유리는 그 첫 행보로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트랙들을 선택했다. 첫 번째 미니앨범 ‘더 퍼스트 신(The First Scene)’은 전체적으로 심플한 인상을 풍긴다. 앨범 커버 역시 블랙 앤 화이트, 흑백 이미지로 음영감만 줬다. 성숙하고 도회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유리와 꼭 맞는 모습이다.
타이틀곡 ‘빠져가’는 오리엔탈풍의 요소가 가미된 멜로디와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가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곡이다. 노래는 시종일관 긴박하게 진행되며 절제된 표현으로 딱 떨어지는 느낌을 준다. 최근 나온 소녀시대 유닛 소녀시대 오지지(Oh!-GG) 역시 쫓고 쫓기는 듯한 긴장감을 주는 ‘몰랐니’로 변신을 시도했다. 이를 생각했을 때 유리의 솔로 곡은 결코 낯설지 않다. 실제로 ‘몰랐니’는 당초 유리의 솔로곡 후보였다. 일관성 있는 변화와 함께 그 안에서 ‘유리’라는 가수를 드러내는 요소들을 찾아 적절하게 조화시킨 편에 가깝다.
수록곡도 마찬가지다. 수록곡들에서는 유리의 대표적인 이미지 외 또 다른 얼굴들이 보인다. 보다 과감한 묵직함과 나른한 보컬, 서정성 등이 묻어난다. 유리와 잘 어울리지만 대중은 미처 몰랐을 모습들이다. 유리는 이런 요소들을 SM엔터테인먼트 특유의 세련미와 트렌디함으로 풀어냈다. 그렇게 소녀시대로서 가장 오래 몸담고 있던 곳의 해석법을 취한 결과 유리는 위화감을 줄이고 자신다운 앨범을 완성할 수 있었다.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 소유, '음악성 강조·새로운 매력' 모두 취하다
소유는 지난 4일 두 번째 미니앨범 ‘리:프레시(RE:FRESH)’를 발매했다. 이 앨범은 홀로서기를 알린 앨범이자 파트1인 ‘리:본(RE:BORN)’에 이은 파트2 앨범이다. 당시 소유는 프라이머리, 윤종신, 구름, 노리플라이 권순관 등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의 프로듀싱을 통해 음악성을 강조했다. 그룹 씨스타의 색깔과 솔로가수로서 개성이 다름을 내세우고 싶은 의도가 엿보였다.
‘리:본’이 음악적 쇄신을 위한 앨범이었다면, 최근 낸 ‘리:프레시’는 소유의 스펙트럼을 넓히게 된 계기다. 프로듀싱 면에서는 그루비룸, 아르마딜로, 다비, 윤현상 등 이전처럼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하지만 두 앨범의 참여진은 대중의 인식과 음악에 있어 사뭇 결이 다르다. 앞선 참여진은 대중성 높은 가수들로 꾸려졌지만,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들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이들이다.
그에 따라 노래 역시 또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 타이틀곡 ‘까만밤’은 장르 자체부터 씨스타의 것과 다르다. 라틴음악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까만밤’은 화려한 멜로디를 절제된 분위기로 풀어낸다. 소유가 지니고 있던 섹시한 매력과 비슷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준다. 소유는 “이런 음악을 하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점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사람들이 무대를 보고 섹시하다고만 하기보다 철저하게 계산된 뮤지컬을 본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