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키이스트)   [뷰어스=손예지 기자] OCN ‘손 the guest’(연출 김홍선, 극본 권소라 서재원)의 여운이 다 가시지 않은 어느 날의 오후, 서울 삼성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동욱은 작품과 캐릭터의 잔영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밤톨처럼 짧게 깎은 머리카락만 봐도 한결 자유로워진 느낌이었다. “촬영하면서 머리카락이 끊어질 정도로 손상이 많이 되고 이마에 트러블도 너무 많이 생겨서요. 10월 31일, ‘손 the guest’ 마지막 동해 촬영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자마자 밀어버렸어요” 김동욱은 ‘손 the guest’에서 어린 시절 악귀 때문에 가족을 잃은 영매(靈媒) 윤화평 역을 맡았다. 극 중 화평은 인간의 어둡고 약한 마음의 틈을 비집고 빙의해 살생을 저지르는 ‘귀신 박일도’를 잡기 위해 분투한다. 16회 내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로 동해번쩍 서해번쩍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극을 이끈 주연으로서 종영소감을 묻자 “종영소감”하고 되뇌이더니 “후련했다”고 답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거든요. 캐릭터 분량도 많고 밤에 찍어야 하는 장면도 많았죠. 극 중 성당은 청주, 외가는 청산도, 드라마 세트는 경기도 이천에 각각 있었는데 16회 동안 그 많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찍어야 하니 엄청 났어요. 일주일에 하루씩 쉬는 날이 생기긴 했는데 촬영이 끝나면 새벽이었어요. 지방에서 올라오면 아침이나 낮이 되었고요. 잠깐 자고 눈 뜨면 다시 밤인 거예요. 그러면 대본 읽고 다음 날 또 촬영하러 가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체력적인 고충만큼 정신적인 피로도도 상당했단다. 화평의 감정이 깊고 센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준비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상대 배우와 서로 에너지를 쏟아내는 촬영 자체도 지쳤다”며 “그렇다고 중요한 장면을 힘없이 끝내면 안 되니까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해야했다”고 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화평이도 힘든 애였잖아요. 나만큼 잠도 잘 못 잤을테고. 체력이 달릴 때마다 ‘오늘 감정 잘 잡히겠구나’ 생각하면서 위안 삼았다”고 웃음짓기도 했다. “촬영하면서 인물의 톤을 어떻게 맞춰야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특히 최종회에서 화평이가 박일도를 받아들이잖아요. 단순히 화평이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보이기보다 변화한 인물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감정이 시청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도록 전달하고 싶었어요. 동시에 시청자들이 이질감을 느낀다거나 불편해하지 않는 선을 찾아야 했죠” (사진=OCN 방송화면)   김동욱이 가장 신경 썼다는 박일도에 씌인 화평의 모습은 최종회의 백미였다. 박일도를 스스로의 몸에 봉인하기 위해 칼로 팔문진경을 새기는 모습부터 박일도의 언어로 저주하고 폭언하는 부마자의 모습까지 넘나들며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했다. “사실 불안했어요. 모니터를 전혀 못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내가 생각하고 잡아간 그림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확신이 없었죠.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 했어요. 대본을 받고 나서 내가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가정 하에 그동안 그려진 부마자들의 모습, 화평이가 최윤(김재욱) 강길영(정은채)과 함께한 모습들을 함께 떠올리면서 (빙의된 화평을) 구체화시켰죠. 박일도를 받아들인 화평이는 이성적인 모습이기를 바랐습니다. 감정에 휘둘려 폭력을 행하는 게 아니라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폭력이라는 느낌으로요. 그래야 박일도가 빠져나간 뒤의 화평이와 더 대비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열연이 워낙 대단했던 터라 일각에서는 ‘실제의 김동욱도 말못할 사연을 가진 게 아니냐’는 우스개소리까지 나왔다. 천주교 신자라는 김동욱은 “우리 가족 되게 화목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고 손사레쳤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계기로 성당에 다시 다녀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웃었다. 극 중 화평은 영혼과 감응하는 능력을 지녔는데 정작 본인은 귀신을 무서워 한다면서 ‘손 the guest’를 촬영하는 동안 꿈을 많이 꾸고 종종 가위도 눌렸다고 고백했다. “대부분 사건사고가 일어나서 도망치고 누군가를 구하는 내용이었다”며 “일어나면 지치기도 하지만 ‘내가 또 많은 사람들을 구했구나’라는 희열도 느꼈다”고 떠올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손 the guest’가 ‘신과 함께’ 시즌1~2 바로 다음 작품이라 고민이 많았는데 좋아해주셔서 고마워요. ‘손 the guest’가 미래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고, 스스로 책임감도 더 강해졌어요. 너무 큰 보답을 받은 것 같습니다” 작품의 흥행과 쏟아지는 호평에 “‘손 the guest’ 이후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면서도 배우로서의 고민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김동욱이다. 그는 “주위에서 좋은 말씀들을 너무 많이 해주시는데 그 마음과 응원을 의심하는 건 관객들을 못 믿는 거잖나. 그 자체는 행복하다”며 “다만 다음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털어내려고 한다. 전작 때문에 뭔가 해내야 한다거나 남들을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히면 더 상처받지 않겠나.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새롭게 시작해야 또 행복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문득 천희란 작가의 단편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2017)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진화와 생장이 극복이나 성장의 동의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나이듦에 따라 쌓이는 경험이나 노련함이 진정한 의미의 ‘발전’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김동욱이 15년째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사진=키이스트)   “늘 익숙한 테두리 안에 머무는 게 아닌지, (장면이나 캐릭터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찾아낼 수는 없었던 건지 같은 것이요. 계속해서 배우를 하고 싶다면 숙명인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촬영 중에도, 촬영하지 않을 때에도 더 나은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같은데 ‘발전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대신 계속 고민하다 보면 조금씩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어 김동욱은 ‘손 the guest’를 통해 성장을 이룬 부분도 있다고 자평했다. “극 초반의 화평이는 전작 ‘신과 함께’나 ‘국가대표’(2009)에서처럼 반항적이고 껄렁대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치열하고 절실하게 버티며 살아가는 인물로 보이기를 바랐다. 그런 의미에서 목표를 이룬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김동욱의 성장은 시청자들에게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손 the guest’를 계기로 김동욱의 행보를 기대하고 성장을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바로 팬이다. “너무 고맙죠. 팬들을 보면 ‘내가 누군가를 이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어요. 좋아하는 마음을 직접 표현하고 또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거잖아요. 굉장한 일이에요. 정말 고맙습니다” 팬들에 대한 존경심을 거듭 강조한 김동욱은 ‘손 the guest’ 작품의 애청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손 the guest’의 시즌2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는 걸 안다면서 “배우로서 출연한 드라마가 시즌제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했다. 실제로 ‘손 the guest’ 최종회에서는 박일도에게 빙의됐던 화평이 윤의 구마의식을 받은 뒤 바다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죽은 줄로만 알았던 화평이 살아있었음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이때 다시 돌아온 화평의 한쪽 눈에는 흰색 의안이 장착된 상태였다. ‘손 the guest’의 시즌2가 성사된다면 김동욱은 계속 의안 분장을 한 채 출연케 되는 것일까. 본인에게 직접 물었다. “정말 모르겠어요. 하하. 그래서 화평이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많이 고민했거든요. 김홍선 PD님과도 계속 이야기했고요. 특수분장을 할까 아니면 렌즈를 낄까, 혹은 멀쩡한 눈으로? 그냥 흉터를 만들까, 여러 가지를 생각했죠. 의안으로 결론 지은 계기는 일단 PD님의 컨펌이 있었습니다. PD님의 의도는 여쭤보지 않아 모르겠지만요. 내 생각으로는 다시 나타난 화평이에게서 복합적인 느낌이 들기를 바랐어요. (눈의) 상처 때문에 뭔가를 잃은 것처럼 보였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연약한 모습이어서 무능해 보이지는 않았으면 했죠. 다른 기운, 느낌이랄까요? 조금 성장한 것일 수도 있겠고 무언가에서 벗어난 느낌 내지는 혹시 다른 능력이 생긴건가? 하는 기대감도 갖게 하는 모습이기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변화의 여지를 줘야 하니까 일단 두 눈은 떠야겠다고 생각했어요(웃음)”

[마주보기] 김동욱의 끝나지 않을 고민

손예지 기자 승인 2018.11.13 12:58 | 최종 수정 2137.09.25 00:00 의견 0
(사진=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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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어스=손예지 기자] OCN ‘손 the guest’(연출 김홍선, 극본 권소라 서재원)의 여운이 다 가시지 않은 어느 날의 오후, 서울 삼성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동욱은 작품과 캐릭터의 잔영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밤톨처럼 짧게 깎은 머리카락만 봐도 한결 자유로워진 느낌이었다. “촬영하면서 머리카락이 끊어질 정도로 손상이 많이 되고 이마에 트러블도 너무 많이 생겨서요. 10월 31일, ‘손 the guest’ 마지막 동해 촬영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자마자 밀어버렸어요”

김동욱은 ‘손 the guest’에서 어린 시절 악귀 때문에 가족을 잃은 영매(靈媒) 윤화평 역을 맡았다. 극 중 화평은 인간의 어둡고 약한 마음의 틈을 비집고 빙의해 살생을 저지르는 ‘귀신 박일도’를 잡기 위해 분투한다. 16회 내내 등장하지 않는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로 동해번쩍 서해번쩍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극을 이끈 주연으로서 종영소감을 묻자 “종영소감”하고 되뇌이더니 “후련했다”고 답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거든요. 캐릭터 분량도 많고 밤에 찍어야 하는 장면도 많았죠. 극 중 성당은 청주, 외가는 청산도, 드라마 세트는 경기도 이천에 각각 있었는데 16회 동안 그 많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찍어야 하니 엄청 났어요. 일주일에 하루씩 쉬는 날이 생기긴 했는데 촬영이 끝나면 새벽이었어요. 지방에서 올라오면 아침이나 낮이 되었고요. 잠깐 자고 눈 뜨면 다시 밤인 거예요. 그러면 대본 읽고 다음 날 또 촬영하러 가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체력적인 고충만큼 정신적인 피로도도 상당했단다. 화평의 감정이 깊고 센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준비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상대 배우와 서로 에너지를 쏟아내는 촬영 자체도 지쳤다”며 “그렇다고 중요한 장면을 힘없이 끝내면 안 되니까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해야했다”고 했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화평이도 힘든 애였잖아요. 나만큼 잠도 잘 못 잤을테고. 체력이 달릴 때마다 ‘오늘 감정 잘 잡히겠구나’ 생각하면서 위안 삼았다”고 웃음짓기도 했다.

“촬영하면서 인물의 톤을 어떻게 맞춰야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특히 최종회에서 화평이가 박일도를 받아들이잖아요. 단순히 화평이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보이기보다 변화한 인물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감정이 시청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도록 전달하고 싶었어요. 동시에 시청자들이 이질감을 느낀다거나 불편해하지 않는 선을 찾아야 했죠”

(사진=OCN 방송화면)
(사진=OCN 방송화면)

 

김동욱이 가장 신경 썼다는 박일도에 씌인 화평의 모습은 최종회의 백미였다. 박일도를 스스로의 몸에 봉인하기 위해 칼로 팔문진경을 새기는 모습부터 박일도의 언어로 저주하고 폭언하는 부마자의 모습까지 넘나들며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했다.

“사실 불안했어요. 모니터를 전혀 못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내가 생각하고 잡아간 그림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확신이 없었죠.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 했어요. 대본을 받고 나서 내가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가정 하에 그동안 그려진 부마자들의 모습, 화평이가 최윤(김재욱) 강길영(정은채)과 함께한 모습들을 함께 떠올리면서 (빙의된 화평을) 구체화시켰죠. 박일도를 받아들인 화평이는 이성적인 모습이기를 바랐습니다. 감정에 휘둘려 폭력을 행하는 게 아니라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폭력이라는 느낌으로요. 그래야 박일도가 빠져나간 뒤의 화평이와 더 대비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열연이 워낙 대단했던 터라 일각에서는 ‘실제의 김동욱도 말못할 사연을 가진 게 아니냐’는 우스개소리까지 나왔다. 천주교 신자라는 김동욱은 “우리 가족 되게 화목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고 손사레쳤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계기로 성당에 다시 다녀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웃었다. 극 중 화평은 영혼과 감응하는 능력을 지녔는데 정작 본인은 귀신을 무서워 한다면서 ‘손 the guest’를 촬영하는 동안 꿈을 많이 꾸고 종종 가위도 눌렸다고 고백했다. “대부분 사건사고가 일어나서 도망치고 누군가를 구하는 내용이었다”며 “일어나면 지치기도 하지만 ‘내가 또 많은 사람들을 구했구나’라는 희열도 느꼈다”고 떠올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손 the guest’가 ‘신과 함께’ 시즌1~2 바로 다음 작품이라 고민이 많았는데 좋아해주셔서 고마워요. ‘손 the guest’가 미래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고, 스스로 책임감도 더 강해졌어요. 너무 큰 보답을 받은 것 같습니다”

작품의 흥행과 쏟아지는 호평에 “‘손 the guest’ 이후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면서도 배우로서의 고민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김동욱이다. 그는 “주위에서 좋은 말씀들을 너무 많이 해주시는데 그 마음과 응원을 의심하는 건 관객들을 못 믿는 거잖나. 그 자체는 행복하다”며 “다만 다음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털어내려고 한다. 전작 때문에 뭔가 해내야 한다거나 남들을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히면 더 상처받지 않겠나.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새롭게 시작해야 또 행복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문득 천희란 작가의 단편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2017)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진화와 생장이 극복이나 성장의 동의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나이듦에 따라 쌓이는 경험이나 노련함이 진정한 의미의 ‘발전’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김동욱이 15년째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사진=키이스트)
(사진=키이스트)

 

“늘 익숙한 테두리 안에 머무는 게 아닌지, (장면이나 캐릭터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찾아낼 수는 없었던 건지 같은 것이요. 계속해서 배우를 하고 싶다면 숙명인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촬영 중에도, 촬영하지 않을 때에도 더 나은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같은데 ‘발전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대신 계속 고민하다 보면 조금씩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어 김동욱은 ‘손 the guest’를 통해 성장을 이룬 부분도 있다고 자평했다. “극 초반의 화평이는 전작 ‘신과 함께’나 ‘국가대표’(2009)에서처럼 반항적이고 껄렁대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치열하고 절실하게 버티며 살아가는 인물로 보이기를 바랐다. 그런 의미에서 목표를 이룬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김동욱의 성장은 시청자들에게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손 the guest’를 계기로 김동욱의 행보를 기대하고 성장을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바로 팬이다.

“너무 고맙죠. 팬들을 보면 ‘내가 누군가를 이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어요. 좋아하는 마음을 직접 표현하고 또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거잖아요. 굉장한 일이에요. 정말 고맙습니다”

팬들에 대한 존경심을 거듭 강조한 김동욱은 ‘손 the guest’ 작품의 애청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손 the guest’의 시즌2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는 걸 안다면서 “배우로서 출연한 드라마가 시즌제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했다. 실제로 ‘손 the guest’ 최종회에서는 박일도에게 빙의됐던 화평이 윤의 구마의식을 받은 뒤 바다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죽은 줄로만 알았던 화평이 살아있었음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이때 다시 돌아온 화평의 한쪽 눈에는 흰색 의안이 장착된 상태였다. ‘손 the guest’의 시즌2가 성사된다면 김동욱은 계속 의안 분장을 한 채 출연케 되는 것일까. 본인에게 직접 물었다.

“정말 모르겠어요. 하하. 그래서 화평이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많이 고민했거든요. 김홍선 PD님과도 계속 이야기했고요. 특수분장을 할까 아니면 렌즈를 낄까, 혹은 멀쩡한 눈으로? 그냥 흉터를 만들까, 여러 가지를 생각했죠. 의안으로 결론 지은 계기는 일단 PD님의 컨펌이 있었습니다. PD님의 의도는 여쭤보지 않아 모르겠지만요. 내 생각으로는 다시 나타난 화평이에게서 복합적인 느낌이 들기를 바랐어요. (눈의) 상처 때문에 뭔가를 잃은 것처럼 보였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연약한 모습이어서 무능해 보이지는 않았으면 했죠. 다른 기운, 느낌이랄까요? 조금 성장한 것일 수도 있겠고 무언가에서 벗어난 느낌 내지는 혹시 다른 능력이 생긴건가? 하는 기대감도 갖게 하는 모습이기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변화의 여지를 줘야 하니까 일단 두 눈은 떠야겠다고 생각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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