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OCN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정통 엑소시즘의 충실한 재현과 따분함의 기로에 섰다. 지난 24일 베일을 벗은 OCN ‘프리스트’(연출 김종현, 극본 문만세) 얘기다. 메디컬 엑소시즘을 표방하는 ‘프리스트’는 빙의된 환자를 구마하려는 두 사제와 이를 믿지 않는 의사의 대립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그려진 구마의식 장면에는 극적인 연출이 부재해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마저도 의사 함은호(정유미)의 방해로 도중에 멈춰 답답함까지 안겼다. ‘프리스트’는 2018년 남부가톨릭병원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첫 부마자는 초등학생 김우주(박민수)였다. 우주는 상담가의 흉기에 복부를 찔려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러나 이후 돌연 병실을 빠져나가는 등 이상행동을 보여 담당의인 은호의 의심을 샀다. 이런 가운데 비공식 구마단체 634 레지아 소속 사제 문기선(박용우)과 오수민(연우진)은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정 신부(전진기)로부터 우주가 빙의됐다는 사실을 들었다. 이에 우주를 구마하고자 했으나 은호로 인해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던 중 우주의 엄마가 아들이 빙의된 모습을 목격하게 됐다. 우주의 엄마는 사제들에게 구마의식을 허락했다. 사제들은 우주의 병원을 옮기는 척하고 몰래  634 레지아 아지트에 데려가 구마의식을 거행했으나 채 끝나기 전에 나타난 은호 때문에 멈춰야 했다. 우주의 상태는 나아졌지만 기선은 악령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으리라고 추측했다. 과연 그의 예상대로 우주의 몸을 떠난 악령은 또 다른 의사에게 옮겨 가 은호를 공격하려고 했다. ‘프리스트’에서 가장 빛난 이는 단언컨대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박용우다. 카리스마 있는 눈빛과 진중한 말투, 라틴어로 구마의식을 치르는 모습까지 종교인으로 완벽히 변신한 박용우의 모습이 극의 중심을 잡았다. 연우진은 박용우와는 정반대의 캐릭터로 제 역할을 다했다. 초보 사제로서 엉뚱하고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극을 환기시켰다. 그런가 하면 엑소시즘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부마자, 그 첫 주자인 우주 역의 아역배우 박민수도 빼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1회에서 구마 당하는 장면, 2회에서 우주가 악령에 쓰인 채 영어로 말하고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 소름돋는 연기를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사진=OCN 방송화면)   반면 엑소시즘 드라마의 꽃으로 불리는 구마의식 장면이 비교적 밋밋했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사제들이 기도문을 읊는 방식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정적인 분위기에서 행해진다는 구마의식을 그대로 재현한 결과인 듯하다. 하지만 ‘프리스트’는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아낼 만한 자극이 필요하다. 잔인하거나 기괴한 표현을 뜻하는 게 아니다. 조명이나 배경음악과 같은 장치의 활용이 다소 부족했다. 이러한 연출은 장르물 특유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연출의 부족함은 자막에서도 발견됐다. 1회 사제가 라틴어로 기도하는 장면에서 ‘나는 하나님의 모상’이라는 자막이 삽입된 것이다. ‘하나님’은 개신교에서 쓰는 말이다. 천주교에서는 ‘하느님’을 쓰는 게 원칙이다. 이런 오류는 최근 종영한 OCN ‘손 the guest’ 초반에도 발생해 지적받은 바 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 한편 여자 주인공 은호는 방송 첫 주부터 ‘민폐 캐릭터’의 오명을 쓰게 됐다. 극 중 은호는 자신의 신념대로 움직인다. 보호자의 동의 없이 미성년자 수술을 단행하거나 사라진 환자를 찾겠답시고 남의 건물을 무작정 뒤지기도 한다. 주위에서 말려도 구마의식을 방해하고 부마자를 데리고 나가기까지 한다. 문제는 이 같은 모습이 소신이 아니라 무모한 행동으로 비친다는 데 있다. 그 이유는 ‘프리스트’가 은호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앞으로의 회차에서는 은호가 엑소시즘을 믿지 않는 이유, 막무가내식 행동에도 병원 내 ‘에이스’로 불리는 이유 등이 친절하게 그려질 필요가 있겠다. 시청자들은 비교적 최근 비슷한 장르로 인기를 ‘손 the guest’와 ‘프리스트’를 비교하고 있다. 일부는 ‘손 the guest’가 공포심을 자극하는 연출로 회마다 화제를 모았던 반면 ‘프리스트’가 “정통 엑소시즘을 보여줘 좋다”고 호평했다. 반대로 ‘프리스트’에 대해 “연출이 지루하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박용우는 진짜 신부님같다” “연우진 귀엽다” “정유미 캐릭터가 답답했다” 등 주요 캐릭터 세 명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시청률조사회사 TNMS 미디어데이터에 따르면 ‘프리스트’ 1회 시청률은 유료 매체 가입 가구 기준 전국 시청률 2.2%를 기록했다.(이하 동일 기준) 전작 ‘플레이어’ 최종회 시청률 6.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플레이어’는 케이퍼 액션 장르를 표방, 대중이 사랑하는 통쾌한 복수극을 다룬 반면 ‘프리스트’는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메디컬 엑소시즘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시청자 상당수가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직 흥망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현재 ‘프리스트’ 최대 라이벌로 여겨지는 ‘손 the guest’ 역시 첫 방송 시청률 2.2%로 출발해 최종회 시청률 5.6%까지 치솟은 것을 고려하면, ‘프리스트’ 역시 앞으로의 전개를 통해 엑소시즘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첫눈에 드라마] ‘프리스트’?정통 엑소시즘 속 ‘민폐캐’ 된 정유미

손예지 기자 승인 2018.11.26 01:21 | 최종 수정 2137.10.21 00:00 의견 0
(사진=OCN 방송화면)
(사진=OCN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정통 엑소시즘의 충실한 재현과 따분함의 기로에 섰다. 지난 24일 베일을 벗은 OCN ‘프리스트’(연출 김종현, 극본 문만세) 얘기다. 메디컬 엑소시즘을 표방하는 ‘프리스트’는 빙의된 환자를 구마하려는 두 사제와 이를 믿지 않는 의사의 대립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그려진 구마의식 장면에는 극적인 연출이 부재해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마저도 의사 함은호(정유미)의 방해로 도중에 멈춰 답답함까지 안겼다.

‘프리스트’는 2018년 남부가톨릭병원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첫 부마자는 초등학생 김우주(박민수)였다. 우주는 상담가의 흉기에 복부를 찔려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러나 이후 돌연 병실을 빠져나가는 등 이상행동을 보여 담당의인 은호의 의심을 샀다. 이런 가운데 비공식 구마단체 634 레지아 소속 사제 문기선(박용우)과 오수민(연우진)은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정 신부(전진기)로부터 우주가 빙의됐다는 사실을 들었다. 이에 우주를 구마하고자 했으나 은호로 인해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던 중 우주의 엄마가 아들이 빙의된 모습을 목격하게 됐다. 우주의 엄마는 사제들에게 구마의식을 허락했다. 사제들은 우주의 병원을 옮기는 척하고 몰래  634 레지아 아지트에 데려가 구마의식을 거행했으나 채 끝나기 전에 나타난 은호 때문에 멈춰야 했다. 우주의 상태는 나아졌지만 기선은 악령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으리라고 추측했다. 과연 그의 예상대로 우주의 몸을 떠난 악령은 또 다른 의사에게 옮겨 가 은호를 공격하려고 했다.

‘프리스트’에서 가장 빛난 이는 단언컨대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박용우다. 카리스마 있는 눈빛과 진중한 말투, 라틴어로 구마의식을 치르는 모습까지 종교인으로 완벽히 변신한 박용우의 모습이 극의 중심을 잡았다. 연우진은 박용우와는 정반대의 캐릭터로 제 역할을 다했다. 초보 사제로서 엉뚱하고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극을 환기시켰다. 그런가 하면 엑소시즘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부마자, 그 첫 주자인 우주 역의 아역배우 박민수도 빼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1회에서 구마 당하는 장면, 2회에서 우주가 악령에 쓰인 채 영어로 말하고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 소름돋는 연기를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사진=OCN 방송화면)
(사진=OCN 방송화면)

 

반면 엑소시즘 드라마의 꽃으로 불리는 구마의식 장면이 비교적 밋밋했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사제들이 기도문을 읊는 방식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정적인 분위기에서 행해진다는 구마의식을 그대로 재현한 결과인 듯하다. 하지만 ‘프리스트’는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아낼 만한 자극이 필요하다. 잔인하거나 기괴한 표현을 뜻하는 게 아니다. 조명이나 배경음악과 같은 장치의 활용이 다소 부족했다. 이러한 연출은 장르물 특유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연출의 부족함은 자막에서도 발견됐다. 1회 사제가 라틴어로 기도하는 장면에서 ‘나는 하나님의 모상’이라는 자막이 삽입된 것이다. ‘하나님’은 개신교에서 쓰는 말이다. 천주교에서는 ‘하느님’을 쓰는 게 원칙이다. 이런 오류는 최근 종영한 OCN ‘손 the guest’ 초반에도 발생해 지적받은 바 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 한편 여자 주인공 은호는 방송 첫 주부터 ‘민폐 캐릭터’의 오명을 쓰게 됐다. 극 중 은호는 자신의 신념대로 움직인다. 보호자의 동의 없이 미성년자 수술을 단행하거나 사라진 환자를 찾겠답시고 남의 건물을 무작정 뒤지기도 한다. 주위에서 말려도 구마의식을 방해하고 부마자를 데리고 나가기까지 한다. 문제는 이 같은 모습이 소신이 아니라 무모한 행동으로 비친다는 데 있다. 그 이유는 ‘프리스트’가 은호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앞으로의 회차에서는 은호가 엑소시즘을 믿지 않는 이유, 막무가내식 행동에도 병원 내 ‘에이스’로 불리는 이유 등이 친절하게 그려질 필요가 있겠다.

시청자들은 비교적 최근 비슷한 장르로 인기를 ‘손 the guest’와 ‘프리스트’를 비교하고 있다. 일부는 ‘손 the guest’가 공포심을 자극하는 연출로 회마다 화제를 모았던 반면 ‘프리스트’가 “정통 엑소시즘을 보여줘 좋다”고 호평했다. 반대로 ‘프리스트’에 대해 “연출이 지루하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박용우는 진짜 신부님같다” “연우진 귀엽다” “정유미 캐릭터가 답답했다” 등 주요 캐릭터 세 명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시청률조사회사 TNMS 미디어데이터에 따르면 ‘프리스트’ 1회 시청률은 유료 매체 가입 가구 기준 전국 시청률 2.2%를 기록했다.(이하 동일 기준) 전작 ‘플레이어’ 최종회 시청률 6.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플레이어’는 케이퍼 액션 장르를 표방, 대중이 사랑하는 통쾌한 복수극을 다룬 반면 ‘프리스트’는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메디컬 엑소시즘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시청자 상당수가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직 흥망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현재 ‘프리스트’ 최대 라이벌로 여겨지는 ‘손 the guest’ 역시 첫 방송 시청률 2.2%로 출발해 최종회 시청률 5.6%까지 치솟은 것을 고려하면, ‘프리스트’ 역시 앞으로의 전개를 통해 엑소시즘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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