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NC엔터테인먼트) [뷰어스=손예지 기자] ‘좋은 부모’는 어떤 부모일까. 지난 1일 종영한 JTBC ‘스카이(SKY)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이다. ‘스카이캐슬’은 대한민국 대학입시를 소재로 상류층의 어긋난 욕망을 꼬집은 블랙 코미디 드라마다. 이에 따라 ‘스카이캐슬’에는 자녀 성적에 목숨을 걸거나 그 반대의 경우, 혹은 어느 쪽에도 확신이 없어 주위에 휩쓸리는 등 여러 유형의 부모 캐릭터가 등장했다. 그중 배우 조재윤이 연기한 우양우와 아내 진진희(오나라) 부부는 마지막 유형에 해당했다. 두 사람은 3대 독자 수한(이유진)이 특목고에 입학해 의대에 진학, 우양우처럼 의사가 되기를 바라는 한편, 아들이 공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가출을 감행하자 곧바로 다니던 학원을 줄여준다. 특히 우양우는 ‘스카이캐슬’ 최종회에서 드라마의 핵심이 되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공부 스트레스가 극심해도 부모한테 사랑받는 아이들은 잘 버틴다. 이 빌어먹을 교육 시스템을 우리가 바꿀 수는 없으니, 그 속에서 아들이 굳건히 버티도록 사랑 오지게 쏟아주는 게 우리 몫”이라는 것이다. 자녀 교육과 관련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이 대사를 직접 읊은 조재윤은 실제 본인의 가치관 역시 우양우와 닮았다고 했다. 2015년 쇼호스트 조은애와 결혼한 조재윤에게는 올해 5살 된 아들 연우 군이 있다.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함박웃음을 지으며 “어느 날 촬영을 마치고 집에 갔더니 연우가 영화 ‘라이언 킹’에 등장하는 모든 동물을 따라 하고 대사를 하더라. 엄마·아빠의 끼를 닮은 것 같다”고 자랑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아들 바보’였다.  “우양우가 수한이에게 하는 행동이 실제 내가 아들에게 하는 것과 똑같아요. 물론 내 아들은 아직 다섯 살이라 무슨 교육을 하나 싶지만요. 그래도 어린이집 가서 다 배워 오더라고요. 자녀 교육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이미 공부밖에 모르는 사회를 살았잖아요. 아들에게는 공부보다 더 많은 것을 즐기게 하고 싶어요. 나도 뒤늦게 재미를 들린 취미 활동이 10개가 넘어요. 낚시·다이빙·오토바이·패러글라이딩·스카이다이빙·모터보트·웨이크보드·스킨스쿠버·스노보드 등등… 아내에게 허락받고 2주씩 익스트림 스포츠를 다녀오기도 해요”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앉은 자리에서 하는 공부보다 밖에서 온몸으로 겪는 경험을 중시한다는 조재윤이다. 그는 “사교육은 반대”라면서 “연극배우 시절 해외 공연을 다니며 여러 나라의 문화를 유심히 봤다. 현지 친구들은 공부보다 노는 걸 중요하게 여기더라”고 했다. 이어 “물론 우리나라의 입시 제도가 있으니 국·영·수 공부도 해야 하긴 한다. 하지만 이성보다 중요한 건 감성이다. 우리 아들이 밝게 잘 놀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다만 조재윤에게도 아들이 배웠으면 하는 것은 있었다. “언어와 음악은 꼭 가르치고 싶어요. 해외 공연이나 여행을 다니면 현지인들과 연극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하더라고요. (아들에게) 기본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외국어 하나는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음악은 잘 하면 멋있잖아요(웃음) 나도 피아노를 2년째 독학하는 중인데요. 아빠가 하니까 아들도 따라 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악기를 다루는 사람에게는 마음에 평정심과 배려심이 생겨요. 그런 의미에서 이 두 가지만은 강요하고 싶습니다. 하하” 그러면서도 다시 한번 “사교육 열풍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한 조재윤은 “‘스카이캐슬’ 배우들끼리 사교육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떠올렸다. 이어 “나를 비롯해 (염)정아 누나, (정)준호 형의 공통된 마인드는 ‘아이와 많이 놀아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사교육 때문에 아이들이 스트레스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대부분 부모 욕심에서 비롯된 거다. ‘스카이캐슬’에서는 한서진(염정아)과 차민혁(김병철)이 대표적인 예”라고 짚기도 했다. “차민혁이 (대학 진학을 포기한) 딸 세리(박유나)를 창피해하는 모습, 우리 부모님도 그랬어요. 자식 잘하는 건 알리고 싶지만 못하는 건 숨기고 싶은 마음이죠. 그런데 세리 엄마 노승혜(윤세아)는 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잖아요. 특히 노승혜가 딸과 청바지를 입고 시장에서 어묵을 먹는 장면을 보면서 ‘우리 사회 부모들도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외치는 듯했죠.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요” 조재윤의 열린 사고는 그의 부모님에게서 배운 것이다.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한 조재윤의 본래 전공은 연기가 아니라 무대 미술과 연출이었다. 이에 ‘이탈리아 유학을 보내줄 테니 패션쇼를 연출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적도 있고, 상당한 연봉과 함께 연출가로 스카우트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조재윤은 모든 것을 마다하고 연극, 그것도 연기를 택했다. 조재윤은 “그때 우리 부모님이 나에게 강요하지 않은 덕분에 지금의 조재윤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JTBC 방송화면) “내가 연우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은 여행이에요. 중고로 캠핑카를 사서 종종 여행을 다녀요. 공부와 관련해서는 아내와 장모님이 연우를 잘 가르쳐주세요. 그래서 나는 그 밖에 사회성과 관련한 것들을 길러주려고 합니다. 여행을 통해서요. 이렇게 여행을 다니며 겪은 에피소드를 엮어서 에세이도 출간할 계획이에요. 연우가 20살이 될 때까지 총 4권을 기획하고 있어요. 5년마다 한 번씩 출판하는 거죠. 첫 번째 책은 두 군데 정도 더 다녀온 뒤에, 내년 말께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아빠와 아들 둘이 여행 갈 수 있는 곳에 관한 책입니다. 혹시 왜 딸과의 여행책은 안 만드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딸이 없어요(웃음)” 비단 교육 철학뿐만 아니라 행동까지 우양우와 닮았다는 조재윤이다. 그는 “우양우가 진진희한테 하는 행동이 평상시 내가 아내에게 하는 것과 같다”며 “(캐릭터를 표현할 때) 조재윤스럽게 접근했다. 진진희도 마찬가지다. 배우 오나라가 가진 많은 모습 중 하나가 캐릭터화된 게 진진희”라고 덧붙였다. “한번은 PD님이 ‘이 장면은 오나라 씨랑 조재윤 씨가 잘할 거 같으니까 맡길게요’라고 하는 거예요. ‘멘붕’이었죠(웃음) ‘스카이캐슬’ 촬영하면서 나라 씨와 정말 많은 회의를 했습니다. 더 알콩달콩해 보이도록 안마해주는 동작을 추가했고, 우양우가 출근하면서 진진희에게 ‘사랑해’라고 했던 것도 직접 정한 디테일이죠. 진진희의 애칭 ‘찐찐’도 내가 만든 거고요. 드라마에서 우리 둘이 끼는 반지도 (오나라와) 상의해서 맞춘 거예요. 우양우와 수한이가 함께 입는 커플 잠옷도 ‘진진희라면 남편과 아들 패션까지 신경쓰겠지’ 싶어서 직접 준비했고요” 이처럼 기존의 대본에 풍성한 디테일을 가미했다는 조재윤이다. 그렇지만 대본과 아예 다른 애드리브를 더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가님이 글을 너무 완벽하게 써주셔서 바꿀 필요가 없었다”며 “조사 하나만 바뀌어도 의미가 변할 정도였다. 작가님이 그만큼 오래 준비하신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조재윤은 이렇듯 완벽한 대본과 연출, 배우들의 시너지로 ‘스카이캐슬’의 성공을 일찌감치 예감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영향으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기한 모양새였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는 게 너무 신기하고 고마워요. 미칠 것 같아요. 요즘은 어딜 가든 나를 보고 ‘스카이캐슬’의 우양우 아니냐고 물어요. 지방 촬영을 가도요. 읍내 식당 아주머니들이 ‘이름이 조, 조… 우양우!’ 하시죠(웃음) 심지어 작년 봄에 만든 인스타그램 계정이 ‘스카이캐슬’ 방송 한 달 만에 구독자 수만 1만 명이 늘었어요. 정말 대박이 난 거죠” 조재윤의 연기 데뷔작은 2003년 영화 ‘영어완전정복’이다. 이후 ‘스카이캐슬’까지 쉬지 않고 연기했다. 그가 출연한 작품을 일일이 나열하자면 두 손을 다 써도 모자란다. ‘경험’을 중요시하는 그의 교육, 아니 인생 철학이 필모그래피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이다. 결국 ‘스카이캐슬’을 통한 성공의 배경에도 그가 차근차근 다져온 것들이 빛을 발한 셈이다.  “라운드 인터뷰를 하는 것도 ‘스카이캐슬’이 처음이에요. 이전까지는 제작발표회 정도만 갔거든요. 그런데 제작발표회도 대개 주인공들에게만 질문이 가잖아요. 그런데 오늘은 다들 나를 보러 오신 거죠? 살다 보니 ‘조재윤 데이’가 오네요!”

[마주보기] 조재윤의 ‘좋은 아빠’ 되는 법

손예지 기자 승인 2019.02.14 21:20 | 최종 수정 2138.04.01 00:00 의견 0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뷰어스=손예지 기자] ‘좋은 부모’는 어떤 부모일까.

지난 1일 종영한 JTBC ‘스카이(SKY)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이다. ‘스카이캐슬’은 대한민국 대학입시를 소재로 상류층의 어긋난 욕망을 꼬집은 블랙 코미디 드라마다. 이에 따라 ‘스카이캐슬’에는 자녀 성적에 목숨을 걸거나 그 반대의 경우, 혹은 어느 쪽에도 확신이 없어 주위에 휩쓸리는 등 여러 유형의 부모 캐릭터가 등장했다.

그중 배우 조재윤이 연기한 우양우와 아내 진진희(오나라) 부부는 마지막 유형에 해당했다. 두 사람은 3대 독자 수한(이유진)이 특목고에 입학해 의대에 진학, 우양우처럼 의사가 되기를 바라는 한편, 아들이 공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가출을 감행하자 곧바로 다니던 학원을 줄여준다. 특히 우양우는 ‘스카이캐슬’ 최종회에서 드라마의 핵심이 되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공부 스트레스가 극심해도 부모한테 사랑받는 아이들은 잘 버틴다. 이 빌어먹을 교육 시스템을 우리가 바꿀 수는 없으니, 그 속에서 아들이 굳건히 버티도록 사랑 오지게 쏟아주는 게 우리 몫”이라는 것이다. 자녀 교육과 관련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이 대사를 직접 읊은 조재윤은 실제 본인의 가치관 역시 우양우와 닮았다고 했다. 2015년 쇼호스트 조은애와 결혼한 조재윤에게는 올해 5살 된 아들 연우 군이 있다.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함박웃음을 지으며 “어느 날 촬영을 마치고 집에 갔더니 연우가 영화 ‘라이언 킹’에 등장하는 모든 동물을 따라 하고 대사를 하더라. 엄마·아빠의 끼를 닮은 것 같다”고 자랑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아들 바보’였다. 

“우양우가 수한이에게 하는 행동이 실제 내가 아들에게 하는 것과 똑같아요. 물론 내 아들은 아직 다섯 살이라 무슨 교육을 하나 싶지만요. 그래도 어린이집 가서 다 배워 오더라고요. 자녀 교육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이미 공부밖에 모르는 사회를 살았잖아요. 아들에게는 공부보다 더 많은 것을 즐기게 하고 싶어요. 나도 뒤늦게 재미를 들린 취미 활동이 10개가 넘어요. 낚시·다이빙·오토바이·패러글라이딩·스카이다이빙·모터보트·웨이크보드·스킨스쿠버·스노보드 등등… 아내에게 허락받고 2주씩 익스트림 스포츠를 다녀오기도 해요”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앉은 자리에서 하는 공부보다 밖에서 온몸으로 겪는 경험을 중시한다는 조재윤이다. 그는 “사교육은 반대”라면서 “연극배우 시절 해외 공연을 다니며 여러 나라의 문화를 유심히 봤다. 현지 친구들은 공부보다 노는 걸 중요하게 여기더라”고 했다. 이어 “물론 우리나라의 입시 제도가 있으니 국·영·수 공부도 해야 하긴 한다. 하지만 이성보다 중요한 건 감성이다. 우리 아들이 밝게 잘 놀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다만 조재윤에게도 아들이 배웠으면 하는 것은 있었다.

“언어와 음악은 꼭 가르치고 싶어요. 해외 공연이나 여행을 다니면 현지인들과 연극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하더라고요. (아들에게) 기본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외국어 하나는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음악은 잘 하면 멋있잖아요(웃음) 나도 피아노를 2년째 독학하는 중인데요. 아빠가 하니까 아들도 따라 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악기를 다루는 사람에게는 마음에 평정심과 배려심이 생겨요. 그런 의미에서 이 두 가지만은 강요하고 싶습니다. 하하”

그러면서도 다시 한번 “사교육 열풍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한 조재윤은 “‘스카이캐슬’ 배우들끼리 사교육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떠올렸다. 이어 “나를 비롯해 (염)정아 누나, (정)준호 형의 공통된 마인드는 ‘아이와 많이 놀아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사교육 때문에 아이들이 스트레스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대부분 부모 욕심에서 비롯된 거다. ‘스카이캐슬’에서는 한서진(염정아)과 차민혁(김병철)이 대표적인 예”라고 짚기도 했다.

“차민혁이 (대학 진학을 포기한) 딸 세리(박유나)를 창피해하는 모습, 우리 부모님도 그랬어요. 자식 잘하는 건 알리고 싶지만 못하는 건 숨기고 싶은 마음이죠. 그런데 세리 엄마 노승혜(윤세아)는 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잖아요. 특히 노승혜가 딸과 청바지를 입고 시장에서 어묵을 먹는 장면을 보면서 ‘우리 사회 부모들도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외치는 듯했죠.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요”

조재윤의 열린 사고는 그의 부모님에게서 배운 것이다.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한 조재윤의 본래 전공은 연기가 아니라 무대 미술과 연출이었다. 이에 ‘이탈리아 유학을 보내줄 테니 패션쇼를 연출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적도 있고, 상당한 연봉과 함께 연출가로 스카우트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조재윤은 모든 것을 마다하고 연극, 그것도 연기를 택했다. 조재윤은 “그때 우리 부모님이 나에게 강요하지 않은 덕분에 지금의 조재윤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JTBC 방송화면)
(사진=JTBC 방송화면)

“내가 연우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은 여행이에요. 중고로 캠핑카를 사서 종종 여행을 다녀요. 공부와 관련해서는 아내와 장모님이 연우를 잘 가르쳐주세요. 그래서 나는 그 밖에 사회성과 관련한 것들을 길러주려고 합니다. 여행을 통해서요. 이렇게 여행을 다니며 겪은 에피소드를 엮어서 에세이도 출간할 계획이에요. 연우가 20살이 될 때까지 총 4권을 기획하고 있어요. 5년마다 한 번씩 출판하는 거죠. 첫 번째 책은 두 군데 정도 더 다녀온 뒤에, 내년 말께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아빠와 아들 둘이 여행 갈 수 있는 곳에 관한 책입니다. 혹시 왜 딸과의 여행책은 안 만드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딸이 없어요(웃음)”

비단 교육 철학뿐만 아니라 행동까지 우양우와 닮았다는 조재윤이다. 그는 “우양우가 진진희한테 하는 행동이 평상시 내가 아내에게 하는 것과 같다”며 “(캐릭터를 표현할 때) 조재윤스럽게 접근했다. 진진희도 마찬가지다. 배우 오나라가 가진 많은 모습 중 하나가 캐릭터화된 게 진진희”라고 덧붙였다.

“한번은 PD님이 ‘이 장면은 오나라 씨랑 조재윤 씨가 잘할 거 같으니까 맡길게요’라고 하는 거예요. ‘멘붕’이었죠(웃음) ‘스카이캐슬’ 촬영하면서 나라 씨와 정말 많은 회의를 했습니다. 더 알콩달콩해 보이도록 안마해주는 동작을 추가했고, 우양우가 출근하면서 진진희에게 ‘사랑해’라고 했던 것도 직접 정한 디테일이죠. 진진희의 애칭 ‘찐찐’도 내가 만든 거고요. 드라마에서 우리 둘이 끼는 반지도 (오나라와) 상의해서 맞춘 거예요. 우양우와 수한이가 함께 입는 커플 잠옷도 ‘진진희라면 남편과 아들 패션까지 신경쓰겠지’ 싶어서 직접 준비했고요”

이처럼 기존의 대본에 풍성한 디테일을 가미했다는 조재윤이다. 그렇지만 대본과 아예 다른 애드리브를 더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가님이 글을 너무 완벽하게 써주셔서 바꿀 필요가 없었다”며 “조사 하나만 바뀌어도 의미가 변할 정도였다. 작가님이 그만큼 오래 준비하신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조재윤은 이렇듯 완벽한 대본과 연출, 배우들의 시너지로 ‘스카이캐슬’의 성공을 일찌감치 예감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영향으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기한 모양새였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는 게 너무 신기하고 고마워요. 미칠 것 같아요. 요즘은 어딜 가든 나를 보고 ‘스카이캐슬’의 우양우 아니냐고 물어요. 지방 촬영을 가도요. 읍내 식당 아주머니들이 ‘이름이 조, 조… 우양우!’ 하시죠(웃음) 심지어 작년 봄에 만든 인스타그램 계정이 ‘스카이캐슬’ 방송 한 달 만에 구독자 수만 1만 명이 늘었어요. 정말 대박이 난 거죠”

조재윤의 연기 데뷔작은 2003년 영화 ‘영어완전정복’이다. 이후 ‘스카이캐슬’까지 쉬지 않고 연기했다. 그가 출연한 작품을 일일이 나열하자면 두 손을 다 써도 모자란다. ‘경험’을 중요시하는 그의 교육, 아니 인생 철학이 필모그래피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이다. 결국 ‘스카이캐슬’을 통한 성공의 배경에도 그가 차근차근 다져온 것들이 빛을 발한 셈이다. 

“라운드 인터뷰를 하는 것도 ‘스카이캐슬’이 처음이에요. 이전까지는 제작발표회 정도만 갔거든요. 그런데 제작발표회도 대개 주인공들에게만 질문이 가잖아요. 그런데 오늘은 다들 나를 보러 오신 거죠? 살다 보니 ‘조재윤 데이’가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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