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토크쇼의 부재 속 ‘대화’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볼 수 있게 만든 ‘대화의 희열’이 시즌2를 맞는다.
KBS2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2’ 기자간담회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카페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신수정 PD를 비롯해 유희열, 김중혁, 다니엘 린데만, KBS 신지혜 기자 등이 참석했다.
‘대화의 희열’은 시대를 움직이는 한 사람의 명사와 사석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콘셉트의 토크쇼다. 지난해 9월 첫 방송돼 10부작으로 꾸려졌으며 김숙, 표창원, 지코, 안정환, 강수진, 아이유, 이국종 등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했다.
방영 당시 프로그램은 유쾌하면서도 진중한 대화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최고 시청률 4.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에 ‘대화의 희열’은 시즌2를 맞았다. 이는 토크쇼 예능이 죽은 요즘 괄목할 만 한 성과다.
(사진=KBS 제공)
이날 신수정 PD는 시즌2가 론칭된 것에 대해 “‘대화의 희열’은 토크 자체에만 집중하겠다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 분들이 그 의미를 먼저 발견해주셔서 시즌2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우리 프로그램이 자극적이거나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몰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테이블 위 오가는 이야기에만 집중한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다”고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프로그램의 중심이기도 한 유희열은 “시청률을 본다면 성공한 프로그램인지는 잘 모르겠다. 시즌2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시즌1 당시 목표는 ‘유스케’의 시청률을 이겨보자는 것이었다”라면서 ‘성공’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면서 유희열은 사석에서 나누는 것 같은 대화가 프로그램을 여기까지 끌고 온 비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즌2까지 와서 느끼는 건데, 만약 이 프로그램이 계속 자리를 잡게 된다면 게스트들이 나오고 싶은 프로그램이라서 그럴 것 같다”면서 “다른 토크쇼를 보면 자신을 홍보하러 나오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있는데, ‘대화의 희열’은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스트를 만날 때마다의 규칙이 없다.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방식이 정해져 있지 않나. 그 점을 제작진이 가장 고민하고 우리도 신경 써서 이야기를 나눈다”면서 “게스트 분들이 묵혀놨던 이야기를 한 번쯤 세상에 이야기하고 싶을 때 이 프로그램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하고 싶다’ ‘세상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느끼셨으면 좋겠다.
(사진=KBS 제공)
기존 멤버인 다니엘 린데만은 “안 웃겨도 되는 예능이라 마음이 편하다.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기는 하지만 여러 게스트를 만나며 준비도 많이 하긴 한다”면서 “그리고 한편으로는 경청하는 모습들이 많이 나온다. 다른 이들의 경험을 듣는 것이 좋다. 외국인이라 사회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을 알기 쉽지 않을 때도 있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시즌2에도 합류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김중혁은 “대화를 할 때 잘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유희열이 질문에 진심으로 대답을 하고 듣는 게 좋아 보인다. 이야기의 핵심을 빠르게 잘 파악을 하는 순발력도 있다”고 말했다.
‘대화의 희열2’에는 기존 멤버였던 강원국이 빠지고 신지혜가 새롭게 합류한다.
신 PD는 “시즌2의 제일 큰 변화는 신지혜 기자의 출연이다. 다양한 각도의 대화가 욕심이 났고, 기존 출연자에게 없던 전문직에 여성, 그리고 어린 나이 등이 있기 때문에 좀 더 대화가 다양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사진=KBS 제공)
신지혜는 “생소한 경험이다. 기자가 예능에 고정출연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보도국의 시선도 신경 쓰이고 시청자 분들의 생각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촬영장에 들어서니 텃세 하나 없이 배려를 잘 해주셨다. 대화에 녹아들 수 있도록 길을 잘 터주셨다”고 합류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시즌1에 출연했던 강원국 작가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촌철살인과 그의 푸근한 웃음을 좋아했다. 그의 빈자리를 채우는 건 불가능할 것 같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찾아보려고 한다”면서 “9년차 기자이지만 직장인이기도 하다. 이 시대의 20, 30대들 그리고 직장인들이 어떤 걸 묻고 싶을지를 생각하며 대화를 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유희열은 신지혜에 대해 “녹화 전에 두 번 정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때부터 기자라는 느낌보다 내가 아는 기자의 이미지는 말도 없고 시니컬할 줄 알았다. 그런데 웃음으로 맞이해주시고 말을 잘 하셨다”면서 “우리의 대화는 물꼬가 터지면 어디까지 들어가고 방향이 전환이 된다면, 신지혜 기자는 민감할 수도 있는 질문, 날이 선 질문을 집요하게 묻기도 한다. 시즌1과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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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멤버였던 김중혁은 “강원국 작가와는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었는데 신지혜 기자가 오면서 다른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 같다. 신지혜 기자가 깊이 있는 질문을 많이 해주셔서 탄력이 붙으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놀라운 케미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대화의 희열2’의 포문을 열 게스트는 백종원이다. 신 PD는 게스트 섭외 기준에 대해 “시즌1 때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백종원 대표님으로 시즌2를 시작했는데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으로서 조명하는 데 포커스를 뒀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라인업을 꾸릴 때 분야별, 연령대별 등 다르게 하고 있다. 배철수, 이수정 교수, 유시민 작가, 박항서 감독 등 라인업이 준비가 되어 있다”고 귀띔했다.
그런가 하면 달라진 부분도 있다. 정확히는 보다 풍부한 대화를 위한 보완점이다. 신 PD는 “시즌1에서 했던 테이블 토크를 기존대로 하되 현장감을 살리고 싶어서 게스트에게 더 다가가려고 한다. 그분의 홈그라운드나 관련이 있는 공간에 의미를 둬서 더 찾아가려는 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KBS 제공)
이런 변화는 자칫 대화가 줄 수 있는 늘어짐 혹은 대화의 공백 등을 채우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유희열은 “간혹 대화가 뜨거나 그런 분들이 있는데 그건 우리가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저녁약속을 잡았을 때 느슨하게 흘러가는 경우도 있지 않냐. 그런 부분은 편집 등에 있어서 제작진이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면에서 이국종 교수가 영향을 많이 주셨다. 이국종 교수가 나왔을 때 근무하시는 병원에서 촬영을 했는데, 의도치 않게 현장을 보게 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동료들의 인터뷰 컷이 들어가고 현장이 나왔다. 그런 현장감이 시즌1에서 얻었던 가장 큰 선물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신 PD는 “‘대화의 희열’은 (궁극적으로) 외로움에 관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코닉한 이들도 외로움을 느끼고 우리도 느끼는데 그 외로움이 만나서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화의 희열2’는 오는 3월 2일 오후 10시45분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