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남우정 기자] '세계 여성의 날'에 걸맞는 다큐멘터리가 등장했다.
세상을 바로잡은 위대한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삶과 사랑을 그린 영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원제: RBG, 감독: 벳시 웨스트, 줄리 코헨, 수입/배급: ㈜영화사 진진)가 여성의 날을 맞아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밤쉘'을 잇는 위대한 여성의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세 영화는 모두 지난 2018년 제 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으로 영화제 상영 당시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먼저,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은 누벨바그 시대를 만든 여성 감독 아녜스 바르다가 그래피티 아티스트 JR과 함께 포토트럭을 타고 시민들의 얼굴과 삶의 터전을 사진과 영화로 담는 로드무비 다큐멘터리이다. 낯선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촬영하여 공간에 붙이는 작업은 영화의 영제인 ‘Faces Places’에 걸맞게 모든 공간은 삶이 묻으며 또 하나의 예술로 완성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시에 55세 어린 JR에게 누벨바그를 함께 만들었던 동료 감독들과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바르다의 모습은 영화계에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냈던 거장에 대한 존경과 함께, 삶을 되돌아보는 자세에서 오는 여운을 전한다.
이어 '밤쉘'은 아름다움 밖에는 보지 않는 세상으로 고독했던 여배우 헤디 라머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1940년대 할리우드의 아이콘이었던 헤디 라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백설공주'의 모델이자 캣우먼 탄생에 영감을 준 당대 최고의 스타였다. 동시에 현대 와이파이, 블루투스 기술의 근간이 되는 ‘주파수 도약’을 발명한 발명가이자 직접 영화를 제작한 제작자이기도 했으나 세상은 그녀에게서 ‘아름다운 배우’ 이상의 모습을 찾지 않았다. 뛰어난 재능과 놀라운 발명에도 불구하고 인정받지 못했던 그녀의 삶은 여성에게서 외적인 아름다움만을 찾고자 했던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여 씁쓸함을 남긴다.
오는 3월 28일 개봉 예정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는 차별이 합법이고 상식이던 시대에 법으로 세상을 바꾼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삶과 사랑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이념의 광풍이 몰아치고 차별이 만연하던 시대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 변호인을 꿈꾸었으나 수석으로 로스쿨을 졸업한 후에도 성차별로 로펌에 입사하지 못한다. 이후 루스는 여성과 소수자를 향한 세상의 차별과 편견을 자각하고 법으로 맞서며 역사를 바꾸었다. 한 때 ‘마녀’, ’악랄한 운동가’, ‘대법원의 수치’라 비난받던 그녀는 미국 두번째 여성 대법관이 되며 현재에는 미국 청년들의 아이콘이 되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는 제34회 선댄스 영화제에 공식 초청작으로 프리미어 상영된 후, 제72회 영국 아카데미상 다큐멘터리 부문과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상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및 주제가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오는 28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