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성경은 영화 ‘걸캅스’를 통해 스크린 첫 주연 신고식을 안정적으로 치렀다. 이번 영화 특유의 유쾌함에 만족했다는 이성경은 실제 당차고 밝은 지혜 캐릭터와 꼭 닮은 모습으로 영화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성경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마저 포기한 이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뭉친 콤비의 활약을 그린 ‘걸캅스’에서 전설적인 경찰이었던 미영(라미란)의 시누이자 초보 경찰 지혜 역을 맡아 까칠하지만 열정만은 넘치는 당찬 성격을 소화했다.
소재는 무겁지만, 특유의 유쾌함을 가지고 있는 ‘걸캅스’의 장점은 이성경의 선택을 이끈 결정적인 이유였다. 평소 B급 코미디를 즐겨 보고, ‘아재’ 개그에 웃음을 터뜨린다는 이성경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유쾌하게 웃으며 볼 수 있었다고 만족을 표했다.
“우리 영화는 깊어 질만 하면 웃기고, 심각할만하면 틀어버린다. 그게 매력인 것 같다. 편하게 오셨다가 생각 없이 웃을 만한 요소들이 들어있어서 좋았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작은 뭔가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여기에 사회 초년생인 지혜 캐릭터에 대한 공감도 있었다. 지혜는 갓 경찰이 된 인물로, 요령은 없지만 열정과 진정성만큼은 누구보다 넘치는 사람이다. 이 때문에 경찰 선배들과도 늘 부딪히지만 결국 그의 진심이 큰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지혜는 초보라 열정은 충만하지만 감정 제어도 잘 안되고 그렇다. 누구나 부족함이 있듯이 지혜도 경험에서 부족함이 있는 인물이다. 그래도 그냥 그 순수한 진심이나 열정, 거침없는 면은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살면서 누구나 거침없이 행동을 하지는 못하지 않나.”
이성경은 “실제로 나도 솔직한 편인 것 같다. 무례하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게 그런 성격이 드러나는 것 같다. 속이랑 겉이 똑같다는 말을 해주신다”고 지혜의 성격과 닮은 부분을 밝히며 “하지만 지혜 같은 과감한 면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아 지혜를 보며 대리만족을 했다”고 거듭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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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 감독님의 연기 디렉팅을 받고 당황한 적도 있다. 정다원 감독은 지혜가 앞뒤 재지 않고 달려드는 성격을 가진 인물인 만큼, 이성경에게도 고민 없이 즉흥적인 연기를 해달라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성경은 “그냥 막 했으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자유롭게 하라고 하셨는데 그게 쉬운 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걸캅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연기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그래서 감독님의 제안이 더욱 힘들었다는 것이다.
“내게 부족함이 있어서 힘든 시기였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이 되는데 ‘관객들에게 감정이 전달이 될까’ 싶더라.”
그러나 ‘걸캅스’의 즐거운 현장 분위기는 물론, 감독님과 선배인 라미란의 조언이 이성경을 이끄는 힘이 됐다.
“감독님이 극 중 연기에 대해 정확하게 방향을 제시해주셨다. 또 라미란 선배도 조언을 해주셔서 도움이 됐다. 동료들이 정말 친구처럼 언니처럼 내 곁에 있어주셔서 고민에서 빨리 벗어났던 것 같다.”
극 중 미영과 지혜가 디지털 성범죄 해결을 위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소화해야 할 액션이 많았다. 특히 지혜는 의욕이 앞서는 탓에 말이나 머리를 이용하기 보다는 몸이 먼저 나가는 일이 많았고, 이에 이성경은 다양한 액션들을 소화하며 고군분투했다.
이성경은 “초반에 몸을 쓰는 일들이 많았는데 오히려 몸풀기가 됐다. 선배님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더불어 “액션 스쿨을 다니긴 했지만 정말 액션은 라미란 선배가 다 하셨다. 나는 키가 커서 그런지 한방에 날릴 수 있는 액션을 많이 주셨다. 그래서 발차기를 주로 연습했다. 라미란 선배가 한 걸 보고 존경을 표했다”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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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에게 액션과 분위기 면에서 모든 것을 배웠다는 이성경은 실제로 현장 분위기도 너무 즐거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라미란과 연기를 하며 웃음이 터져 결국 영화에도 그 장면이 그대로 담겼다는 비하인드를 밝히며 “라미란 선배가 의도치 않게 웃기는 부분이 있었다. 작위적인 것을 안 하려고 하셨지만 그럼에도 너무 웃기더라. 웃음 참는 게 정말 역대급으로 힘이 들었던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걸캅스’ 뿐만이 아니었다. 이성경은 실제로 현장의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이번 영화는 그런 호흡과 에너지가 잘 맞았다며 감사를 표했다. 늘 현장에서 라미란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웠다는 이성경은 “직접 동료 배우와 스태프들을 만나다 보면 저절로 밝아지는 것 같다. 이번 영화는 특히 에너지가 잘 맞은 것 같다. 다들 털털하게 즐기면서 하시는 분들이라 호흡이 좋았다”고 했다.
“분위기가 쳐져있으면 힘들지 않나. 즐겁게 해야 시간이 더 빨리 간다는 생각을 한다. 좋은 분위기에서 하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다.”
영화의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도 긍정적으로 대처했다. 젠더 이슈나 평점 테러 등 개봉 전부터 영화를 위협한 논란에 속상할 법도 했지만 “영화에 대한 관심만으로도 영광이고 감사한 일이다. 누군가의 마음에 영화가 인식됐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고 했다.
“유료 관객들을 처음 만났을 때 정말 힘이 됐다. 개봉 전이라 너무 조마조마했는데 웃는 걸 보니 힘이 되더라. 예전에는 장면에 대한 감동을 표현해주시면 의아하기도 했다. 지금은 그 한 장면이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고, 그래서 한 신, 한 대사 하나도 공들여서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