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키위미디어그룹
김무열은 캐릭터에 푹 빠져 감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메소드 연기를 하는 배우는 아니었다. 그러나 스태프들과 함께하는 과정의 즐거움을 아는 김무열은 긍정적인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무열은 ‘악인전’에서 살인마를 잡기 위해선 조직 보스와도 손을 잡는 집념 강한 형사 장태석 역을 맡았다.
영화를 위해 살을 15kg 찌우며 캐릭터의 강인함을 강조한 김무열은 그동안 범죄 영화에서 무능하게 다뤄졌던 형사 이미지를 상쇄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가 몸무게를 늘려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면 ‘저 사람이라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것 같았다. 형사의 전형적인 이미지 탈피를 크게 욕심 부리지는 않았다. 전형적인 건 그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고 생각했고, 거기서 조금 비틀어 재미를 찾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무열은 다소 평범한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서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무리한 시도보다는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다른 이미지를 받아들일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내 평범함은 그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뜻 같아 오히려 개발을 위해 노력한다. 특별한 이미지가 없다는 건 단점이기는 하지만, 이미지라는 걸 일부러 만들려고 하면 내가 생각한 방향과는 다르게 갈 수 있다는 생각도 있다. 어쨌든 배우는 관객들에 의해 최종 완성이 된다. 관객 분들이 받아들여 주셔야 완성되는 것이니 꾸준히 오래 일을 할 수 있게 잘 가꿔보겠다.”
이는 김무열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과도 닿아있었다. 김무열은 캐릭터보다 이야기가 가진 힘을 더 믿었고, 그래야만이 관객들이 작품에 편안하게 몰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캐릭터는 결국 수단이다. 관객들에게 근본적으로 전달하는 이야기나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려고 한다. 캐릭터가 멋지다고 그걸 따라가다 보면 방향이 틀릴 수 있다, 이게 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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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매 작품을 할 때마다 캐릭터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하며 생생함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악인전’에서 장태석을 연기하기 위해 형사를 직접 만나며 그들을 이야기를 들은 것 역시 캐릭터의 속내를 최대한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어떤 캐릭터를 맡든 최대치의 고민을 끌어내려고 노력한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이번에는 특히 그전에 미처 알지 못한 디테일들이 보여 더 그렇게 느껴졌다.”
다만 이 고민을 주변인, 또는 다른 스태프들 앞에서 풀어놓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니 다른 이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정 연기를 할 때 스태프들이 내 몰입을 위해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불편하다. 그분들도 다 자기의 일을 하는 게 아니냐.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 방해나 피해를 준다는 생각이 들어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크게 없다. 방금까지 우는 연기를 하더라도 컷을 하면 웃으면서 스태프와 놀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 식으로 작업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