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키위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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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성규는 날카로운 눈빛만으로 연쇄살인마의 섬뜩함을 표현해냈다. 마동석, 김무열에게도 밀리지 않는 에너지를 발산한 김성규는 첫 주연작 신고식을 훌륭하게 치러냈다.

김성규는 ‘악인전’에서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 연쇄살인마 K 역을 맡았다. K는 자기보다 덩치 큰 조직 보스에게도 서슴없이 칼을 휘두르는 제대로 미친 살인마로, 김성규는 날카로운 눈빛 연기를 통해 캐릭터의 섬뜩함을 배가시켰다.

김성규는 K 역을 맡고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다고 했다. 극 중 자신을 쫓기 위해 힘을 합친 조직 보스 장동수 역의 마동석과 집념 있는 형사 정태석 역의 김무열에 버금가는 에너지를 발산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영화 안에 K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가 않다. 다만 마동석이나 김무열의 에너지가 센 만큼 K도 에너지를 잘 맞춰야 했다. 그래야 몰입이 될 것 같았다. 논리적으로는 의문이 남을 수는 있지만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도록 진짜 살인마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캐릭터에 몰입을 하기 위해 다양한 작품과 책을 찾아보기도 했다. 감독님이 추천해준 다큐멘터리를 보며 범죄자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도 있었다. 김성규는 이를 통해 배운 잘못된 것에 심취해 맹목적인 믿음을 가지게 된 사이코패스들의 속내를 영화에 드러내고자 했다.

“여러 작품들을 보면서 하나의 특정 인물을 기준으로 삼지는 않았다. 시나리오 상에서 인물의 동기가 드러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 마음을 짐작해보고자 본 것이다. K는 확신이나 믿음에 차 있었기 때문에 ‘그게 과연 뭘까’ 싶어서 찾아본 것이었는데, 사이코패스들이 논리적으로 말은 안 되지만 큰 믿음을 가지고 말을 할 때가 있다. 그걸 토대로 전사를 썼다.”

김성규는 체중을 감량해 K의 날카로움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K는 정신적으로 극단까지 가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살이 찐 상태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미지적인 측면도 물론 있었다. 더불어 K는 이미 갈 데 까지 간, 극단에 가 있는 완성형의 인물이었다. 살을 많이 빼는 게 맞다고 생각을 했다. 56kg까지 살을 뺏고, 지금은 7kg가 찐 상태다. 살고 싶은 욕구마저 아예 없는, 공허한 상태로 보여지길 바랐다.”

사진제공=키위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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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는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모습을 드러낼 때가 아니면, 주로 혼자 생활하는 은둔형 인물이었다. 김성규 역시 촬영을 할 때 혼자 연기한 적이 많았고, 장첸 패밀리와 늘 함께 등장했던 ‘범죄도시’와 비교하면 외로움이 큰 현장이었다.

“정말로 괜히 더 외로운 게 있었다. 같이 고민하고, 장난을 치던 ‘범죄도시’ 때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런 시너지도 분명 있었다. 혼자서 하는 게 쉽지는 않구나 싶었다. 그래서 마동석 선배님이나 김무열 선배님을 만나서 하는 장면에서 훨씬 편하게 했던 것 같다.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그러다 보니 기분이 다운될 때도 있었다. 늘 위태롭고 불안한 연쇄살인마를 연기하다 보니 느껴지는 외로움은 촬영이 끝나고도 사라지지 않을 때가 있었다고 했다.

“큰 영향을 받은 건 아니지만 살도 빼고 기분 자체가 다운이 됐다. 예민해진다거나 한 적ㅇ느 있지만, 다행히 혼자 살고 있어서 누구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 음악을 듣고, 걷기를 많이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상업영화에서 처음으로 많은 분량을 소화하기도 했고, 캐릭터가 워낙 센 탓에 관객들의 반응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그럼에도 김성규는 영화 그 자체를 봐달라는 당부를 하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워낙 센 인물이라 ‘킹덤’에서 좋아해주셨다가 놀라실까 걱정도 있다. 장르 영화로서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