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얼루어
“온라인상에 게재된 효린에 관한 글은 접하였으며, 현재 효린 본인은 15년 전에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 관계를 확인 중에 있습니다. 더불어 해당 글을 올리고 피해자라 주장하시는 분을 직접 찾아뵐 생각이며, 해결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5월26일 오전 11시20분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 내용이다. 씨스타 출신 효린의 학교 폭력 글이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언론에 보도된 직후다. 나름 발 빠른 대응이었고, 효린의 태도에 “진실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졌다.
그런데 게시자의 글이 갑자기 삭제되고 오후 6시 효린 소속사의 입장이 다시 나왔다.
“명백히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으로 지난 10년간 한 길을 걸어온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명예는 이미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연예계 활동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였습니다. 효린은 자신과 관련한 일련의 일들을 피하지 않을 것이며, 소속사 차원에서도 해당 글을 올린 이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모욕감과 명예훼손으로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너무 상반된 입장에 네티즌 사이에서 추측이 난무했다. 이후 글을 삭제해 의문을 낳았던 글쓴이는 26일 오후 6시 30분경 “효린이 만나고 싶다며 연락처를 보내달라고 했다가 6시간째 연락이 없다. (중략) 네이트에서는 제 아이피를 차단 시켰다. 만나서 연락하자더니 연락 없이 고소하겠다고 입장 변경했다”고 글을 올렸다.
아직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는 모른다. 법적이든 근거 제시를 통한 진실 공방이든 끝까지 봐야 한다. 누구든 억울한 이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 시점은 잔나비 유영현이 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팀 탈퇴를 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대중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기에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이 필요하다.
그런데 효린은 시작부터 어긋났다. “맞다 아니다”가 아니라, “기억이 선명하지 않다”라는 말을 했다. 글쓴이가 주장한 학교 폭력 가해 기간이 3년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아니다”가 아니라 “기억이 선명하지 않다”는 누가 봐도 공감하지 못한다. 여기에 피해자를 직접 찾아갈 해결할 예정이라는 말이 갑자기 명예훼손으로 바뀐 과정도 이해가지 않는 급작스런 ‘전환’이다.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효린은 첫 번째 입장과 두 번째 입장 중 하나만 선택했어야 했다. 아니면 좀더 자세한 상황을 파악 후 정제된 입장을 발표했어야 했다. 효린이 스텝이 꼬였다.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의 글이 삭제된 후 발 빠르게 법적 대응을 시사했던 효린이, 이후 “연락이 없다가 갑자기 고소로 입장을 바꿨다”라는 글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물론 법적 대응 시사가 입장이 전부일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수많은 연예인 사건사고에 “법적 대응하겠다”에서 “죄송합니다”로 태세 전환한 사례를 대중은 무수히 봤다. 때문에 “법적 대응하겠다”가 마지막 입장으로 정리되기는 어렵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효린의 첫 번째 반응은 아쉽게도 ‘법적 대응 시사’를 무색케 만들었다. 아사안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대응 자체로만 보면 효린에게는 아쉬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