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현지 기자
문가영은 연기할 때 외에는 평범한 생활이 전부인 심심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바꿔 말하면 연기만이 유일한 관심사이자 욕심나는 대상이다. 연기에 대한 의지와 욕심만큼은 14년 차라는 숫자가 어울리는 배우였다.
문가영은 서툴고 미숙하지만 당차고 밝은 매력을 가진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수연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이미지 변신과 극을 이끈다는 책임감 때문에 유독 남달랐던 작품이 됐다.
“‘위대한 유혹자’에서 강하지만 어두운 수지를 연기했기 때문에 다음에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다. 신선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문가영이 이런 것도 잘 한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스스로의 한계와 이미지를 깨기 위한 도전이었지만 이이경과 김선호, 안소희 등 또래 배우들과 함께하며 새롭게 얻은 것도 있었다.
“작품이 끝나고 나니까 열정이 더 생긴 것 같다. 현장 에너지가 정말 넘쳤다. 촬영 내내 받은 에너지들로 좀 더 힘차게 연기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차기작을 찾는 데도 도약이 될 것 같다.”
사진=이현지 기자
연기를 향한 욕심이 큰 만큼 새로움을 향한 두려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공백기 없이 끊임없이 작품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문가영의 굳은 의지가 있었다.
“연기를 너무 좋아해서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었다. 어떤 역할에도 거부감이 없다. 나는 작품을 고르지 않는다. 모든 작품이 다 재밌고 새로워 보인다. 다양한 걸 끊임없이 하다 보니 경험들이 쌓이는 것 같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대한 유혹자’와 ‘으라차차 와이키키2’ 사이 6개월이 가장 긴 공백기가 됐다. 문가영은 처음 가진 여유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 시간마저 다음 연기를 위한 발판으로 삼기 위해 노력했다.
“내게 정말 오랜만에 주어진 휴식이었다. 나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그때 처음 느꼈다. ‘위대한 유혹자’와 연극까지 해서 감정을 많이 썼던 시기였다. 다음을 위해 에너지를 채우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사진=이현지 기자
쉼 없이 달리고 있는 문가영이지만 다음 작품에 대한 고민은 늘 있었다. 역할이나 작품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야 긴 호흡으로 연기를 할 수 있을지를 늘 생각한다.
“‘차기작을 어떤 걸 해야 할까’는 큰 고민 중 하나다. 내 또래들도 답을 다 못 찾았고, 나도 찾는 중이다. 어떤 연기를 알맞게 잘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하고 싶은 걸 선택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지금 이 시기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맞는지 고민도 있다. 늘 고민은 커지고, 숙제가 남는다.”
연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때는 14년 차 베테랑 연기자의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아직 많은 가능성이 남은 청춘 배우다웠다.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까 원톱 액션물을 하는 것에도 나름 소망이 있다. 요즘 영화에서 여자가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작품이 많지 않아 갈망들이 생기는 것 같다. 사극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 어릴 때 사극을 했지만, 비단 옷을 못 입어봐서 꼭 한번 입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