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의 주제는 무겁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은 그 주제를 대사나 소품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드러낸다. ‘계급’ ‘사회’ ‘빈부격차’ 등의 단어를 어떻게 놓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영화는 관객에게 다양하게 다가온다.
이 지점부터 관객들은 ‘기생충’을 해석하기 시작한다. 봉 감독이 던지는 주제를 그대로 받기도 하지만, 대사나 소품을 통한 해석도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관객들은 짧은 평가를 통해 봉 감독의 ‘기생충’을 ‘확장’ 혹은 ‘해석’한다. 그 중심에 ‘자신’을 놓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직설적이고 현실적이다. '기생충'은 영화지만, 곧 현실의 삶이었다.
<냄새>
지하철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순간, 대다수의 관객은 자신이 어디에 이입할 지를 안다.
누군가의 냄새를 맡고, 평가하고, 묘사할 수 있는 것 또한 권력. 냄새로 서로를 알아보고 경계하고 구분 짓는 동물들의 세계와 우리 사회는 참 닮아있다.
관람객이나 나는 누군가의 사람 사는 냄새에 얼굴 찌푸리진 않았었나..
가난의 악취는 죽음으로도 지울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진했다.
썩은 무말랭이 냄새. 행주 삶는 냄새. 지하철 타는 사람들 냄새. 사람 냄새.
본인은 조수석 헤드에 발 올리고 타면서도 운전기사의 체취는 못 참아 창문을 열 때. 자식이 호흡곤란 일으켜서 급하게 차키를 챙기는 와중에도 다른 손으로 코를 감싸 쥘 때.. 뭐라 할 말을 잃었다 정말 무서운 영화
한번쯤은 나프탈렌 냄새로 사람을 차별해본 기억을 살아나게 해준 영화. 계획대로 되지 않아 막 사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사고방식 그리고 그것이 후대까지 이어져오며 가난은 계속되고 반지하를 빠져나오지 못함
박사장은 기택의 냄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만 기우와 기정과의 냄새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기우와 기정은 명문 교육을 받은 자기와 같은 선상에 설 수 있는 사람이라고 인식했고 기택은 하등한 사람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에.. 계급의 냄새를 맡지 않는 건 어린아이뿐.
<비, 반지하 그리고 지하>
비에 젖지 않는 고급 장난감 텐트와, 비에 젖다 못해 잠기고 마는 반지하 가구
계획 없이 살게 된 기성세대와 계획만 세우는 자식세대. 고급주택과 반지하, 지하실로 대변되는 사회상. 누군가 깔깔깔 웃는 동안, 누군가 꺼이꺼이 울고 있다.
누군가는 쏟아져 내리는 빗물을 장난감 텐트로도 막을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똥구정물이 되어 차오른다. ‘계획’만으로는 올라갈 수 없는 우리네 사회구조의 냉혹하고도 잔인한 현실이 세련된 연출력으로 수석처럼 무겁게 가슴을 누른다.
반지하가 제일 아래인줄 알았다. 내려가 보니 지하도 있었다.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간 수석처럼.. 기택 네 가족도 원래 있던 반지하에서 계속 살아가는 것이 순리였던 것일까... 분수에 맞지 않은 옷을 잠깐 입었던 걸까
대한민국 최상위계층과 최하위계층의 삶을 계속 번갈아가면서 보여준다. 누군가에겐 삶의 터전을 잃게 하는 재난이 누군가에겐 미세먼지를 제거해주는 상쾌한 반가움이 되는 것... 그냥 기분이 더럽다
<....그리고 사회>
사이다를 기대했는데 소주 세 잔을 얻어마신 기분이다. 첫 번째 잔은 즐겁고, 두 번째 잔은 어지럽고, 세 번째 잔은 너무 쓰네..
갑에게 감사하며 을들끼리 싸웁니다. 우리사회의 축소판
봉테일이 간과한 것 - 납골당은 눈높이에 있는 곳이 가장 비쌉니다. 죽음에도 빈부격차가 있어요.
그래봤자 이 영화를 만든 감독, 연기를 한 배우는 모두 고급주택에 사는 사람들, 영화를 보는 우리는 반지하에 사는 기생충, 이 기생충들의 피 같은 돈으로 다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가난으로 먹고 사는 그들. 부자들이 가난함도 탐낸다.
끊었던 담배 한 대 태우고 싶다. 이 땅의 늙은 아버지들은 지금도 모르스 부호를 보내고 있다. 그것을 아는 자식들도 어찌할 방법이 없다.
보는 내내 너무 낯 뜨겁고 불편했습니다. 살아오면서 저는 기택이기도, 박사장이기도 했어요. 아침 새벽 지하철 1호선을 타며 누군가를 째려봤었고, 가진 게 많은 사람을 힐난하며 깎아내렸죠. 말 그대로 발가벗겨진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