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늘 긴장하고 걱정을 하느라 촬영을 제대로 즐긴 적이 없었다는 최우식은 ‘기생충’을 통해 받은 칭찬으로 한층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었다.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즐겁게 그려낼 다음 캐릭터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모은다.
최우식은 영화 ‘옥자’에 이어 두 번째 봉준호 감독 영화에 출연했다. 당시 슈퍼돼지 옥자를 운반하는 트럭 운전사로 등장, 활력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며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기생충’에서는 당당히 주연 자리에 이름을 올리며 늘어난 분량에 맞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번에 제안을 받았을 때는 정말 믿어지지 않더라. ‘옥자’의 김 군 이후 제안을 받다 보니 그때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 줬길래 다시 선택을 해주셨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게 연락이 왔다는 건 10개 중 9개를 못 해도 나머지 잘 한 하나를 봐주신 것 같아 다행이라고만 여겼다.”
걱정과 부담을 안고 시작한 최우식은 칸 영화제 초청 당시에도 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곧 자신의 연기를 전 세계 영화인들이 볼 것이라는 생각에 긴장만 한 것이다.
“영화 ‘거인’ 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그랬고, 이번 칸에서도 잘 즐기지 못했다. 물론 너무 자랑스럽고, 영화제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만 여기서 내 연기가 나오겠구나 싶으면서 많이 떨기도 했다. 상영이 끝나고는 엄청 즐겼다.”
평소에도 겁이 많다는 최우식은 그런 면에서 가난해도 긍정적인 기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했다. 연기를 하면서부터는 이런 성향이 더욱 강해졌다. 열심히 한다고 해서 결과가 무조건 보장되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배우 일을 하면서 더 걱정이 많아졌다. 가끔은 기대 했던 대로 안 나올 때도 있고,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그래서 늘 긍정적일 수만은 없는 것 같다. 기대를 하다가 좌절되면 더 지치지 않나. 가끔 그런 시기가 있는 것 같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하지만 ‘기생충’을 촬영하며 받은 칭찬은 최우식의 자존감을 높여줬다. 봉 감독 역시 최우식을 늘 칭찬했고, 영화를 본 관객들 역시 그의 연기에 칭찬을 보냈던 것이다.
“다들 너무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내가 채찍보다는 당근이 많이 필요한 스타일이다. 봉준호 감독님이 실제로 당근을 많이 주셔서 고맙고 감사했다.”
늘 전전긍긍하던 성격이었지만 최근 모든 것을 잊고 잘 쉬는 것이 에너지 충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도 했다. 조금씩 과정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걱정을 덜어내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쉴 때는 정말 푹 쉬는 게 최고인 것 같다. 코에 바람을 넣는 게 정말 큰 에너지 충전이 되는 것 같다. 보고 느끼는 게 연기를 할 때도 도움이 된다. 그걸 모를 때는 쉬는 게 쉬는 것이 아니었다. 다음 걸 걱정하고 그러다 보면 또 다른 고민을 부르는데 쉴 때는 정말 그냥 쉬려고 노력을 한다.”
“‘기생충’이 끝날 때도 걱정이 많았다. 다음에도 이런 현장을 느낄 수 있을까 싶더라.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란 걸 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그 과정에 초점을 두려고 한다. 누구에게 보여주는 것보다 내가 더 즐기면서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