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SBS
한국 방송 제작 사상 유례없이 창피한 일이 발생했다.
SBS ‘정글의 법칙 in 로스트아일랜드’(이하 ‘정법’)에서 태국 남부 꼬묵섬 인근 바다에서 바다 사냥으로 대왕조개 3마리를 채취해,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이다. 태국에서 이미 수차례 비슷한 사건으로 문제가 된 바 있음에도 방송을 강행한 것이 발단이 됐다.
문제가 된 내용은 지난달 29일 ‘정법’ 방영분이다. 연기자 이열음이 태국 내 핫차오마이 국립공원에 있는 대왕조개를 채집하는 과정이 전파를 탔다. 해당 방송에서 이열음은 바닷속 바닥에 박혀있는 대왕조개를 발견하고 뽑으려고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물 위로 올라오자 수중 팀이 박혀 있지 않은 대왕조개가 있다고 알려준다. 이에 이열음은 다시 바다로 들어가 대왕조개를 채취했다. 뿐 만 아니라 해당 장면에서 ‘TIP 전수’라는 자막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예고편에서는 출연진이 대왕조개를 시식하는 모습도 나왔다.
방송 후 태국 핫차오마이 국립공원은 ‘정법’ 제작진과 출연진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에 수사도 요청했다. 이에 ‘정법’ 제작진은 해당 내용 숙지가 미흡했음을 인정하고, 관련된 방송 및 클립 영상을 삭제했다. 하지만 태국 당국은 엄벌에 처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일관하고 있다.
‘정법’ 제작진은 현지 사정이 숙지가 잘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정법’ 제작진이 태국 관광스포츠부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제작진이 해당 내용을 모르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공문에서 제작진은 바다 사냥하는 장면을 촬영하거나 방송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방송에는 사냥 촬영 뿐 아니라 예고편으로 시식 장면도 나왔다.
사진제공=SBS '정글의 법칙' 캡쳐
뿐 만 아니라 대왕조개 등을 채집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스쿠버라고 밝힌 네티즌은 스쿠버다이빙 프로 자격 및 최소 마스터 이상으로 구성된 ‘정법’ 수중 팀이 허가되지 않은 곳에서 대왕조개 등 값비싼 해산물을 함부로 채취하는 게 범법행위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모를 리 없다고 주장했다. 관련 사실은 초보 다이버도 엄격히 지켜야 하는 룰로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태국 및 동남아시아는 밀려드는 관광객 탓에 바닷 속 생태계가 심하게 훼손되고 있으며, 관광이 큰 수입원이라는 점 등의 이유로 당국은 국립공원 등을 면밀히 관리하고 있다. 또 멸종 위기에 있는 대왕조개 같은 해산물을 채집하는 장면이 방송되면, 일반 관광객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켜 생태계가 훼손될 우려도 높아진다. 이러함에도 대왕조개 채집 장면을 방송한 ‘정법’을 향해 태국 당국이 이번 사안을 크게 문제 삼는 건 당연해 보인다.
더 재밌고 예쁜 그림을 그리려다 저지른 잘못이라기엔 너무 큰 범법 행위고 국제적 망신이다. 해당 방송의 중심인물인 배우 이열음만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현 상황을 충분히 인지한 시청자들은 ‘정법’ 제작진에게 책임지라고 요구하고 있다. 출연 배우에게도, 국제적으로도 민폐를 저지른 ‘정법’ 제작진은 해당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까. 이미 여러 차례 방송 조작 의혹을 겪은 ‘정법’, 이대로 지속하기엔 말썽이 많아도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