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엑시트' 스틸
재난 앞에서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서도 웃음이 터진다. ‘엑시트’는 심각한 상황도 유쾌하게 풀어내며 새로운 재난 영화를 탄생시켰다.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 분)과 대학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 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 영화로, 31일 개봉한다.
■ Strength(강점)
재난 영화하면 떠오르는 클리셰들을 최대한 지우려고 노력한 영화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소중한 사람들을 잃는 과정에서 나오는 비장한 슬픔이 지배하기 마련이지만, ‘엑시트’는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로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민폐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느 재난 영화에서는 문제 해결을 힘들게 만들기 위해 갈등을 유발하는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그들의 답답한 행동은 ‘민폐 캐릭터’라는 단어를 만들 만큼 부정적인 시선을 받지만 ‘엑시트’에서는 모든 캐릭터들이 제 역할을 하며 시원한 활약을 펼친다.
대신 재난을 극복하는 상황 자체를 집중 조명하며 긴박감을 만들어낸다. 산악 동아리에서 만난 용남과 의주는 밑에서 위로 올라오는 유독가스를 피하기 위해 고층 빌딩을 옮겨 다니며 고군분투하고, 이 과정에서 실제로 건물 벽을 타고 올라가는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라는 명확한 설정이 현실감을 부여하고, 어떤 장치도 없이 맨몸으로 펼치는 액션을 보는 재미가 있다.
사진=영화 '엑시트' 스틸
■ Weakness(약점)
유사한 상황과 그림이 반복되면서 지루함 순간이 올 때도 있다. 재난 외에는 특별한 갈등 상황도 주어지지 않아 심심한 면도 있다. 캐릭터들이 진지하게 감정을 잡을만하면 벌어지는 우스운 상황에 맥이 빠질 때도 있다.
풍성한 전개보다는 평범한 인물들의 분투에 초점을 맞춘 만큼, 특별한 감동이나 여운을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 Opportunity(기회)
억지 감동과 눈물을 유발하는 신파에 대한 관객들의 거부감이 있다. 주인공들의 시원한 활약이 담긴 ‘엑시트’는 무더위를 피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는 딱 맞는 영화가 된다.
■ Threat(위협)
‘나랏말싸미’ ‘사자’ 등 경쟁작들이 화려하다. 송강호부터 박서준, 안성기까지. 쟁쟁한 주연들이 나선 상황에서 조정석과 임윤아의 티켓 파워가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관객들의 입소문이 얼마나 이어질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