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뷰어스DB   미투(MeToo)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퍼질 때 ‘~다움’이 논란이 됐다. ‘피해자다움’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피해자는 웃어도 안되고, 집에만 있으면서 슬픈 표정으로 어두운 생활을 해야 한다는 식이었다. 미투 운동 당시 많이 사용되긴 했지만, 이 ‘~다움’은 사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강요되었던 내용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 일과 관련된 이들은 각기 자신에 맞는 포지션으로 이동해, 그 일을 겪은 사람들이 보여줘야 하는 일정한 패턴의 ‘모습’과 ‘행동’을 해야 한다. 이를 벗어나면 ‘~다움’의 공식은 깨지고, 사람들은 ‘가식이다’라며 의심을 품는다. ‘~다움’이 만들어낸 상황이다. 2012년 3월 당시 KBS 아나운서였던 오정연과 서장훈은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 신청을 냈다. 이후 둘은 무늬만 부부였지, 이미 남남처럼 지낸지 오래였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를 둘러싼 루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오정연의 행동이었다. 성세정 아나운서와 함께 KBS1 ‘6시 내 고향’ 진행하던 오정연은 이혼 조정 신청 소식이 알려진 날 담담하게 생방송을 마쳤다. 당시 지하 스튜디오 앞 취재진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것이 전부였다. 이후 방송에서는 밝은 모습으로 정상적인 진행을 했다. 2019년 8월 오정연은 스캔들 주인공 중 ‘한 명’이 된다. 레이싱모델 우주안과 강타의 ‘과거’와 ‘현재’의 열애 사실이 터지고 ‘협의’한 듯 ‘헤어졌다’는 입장이 나온 시점에 오정연이 등장한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과거 강타와 사귀었고, 그 와중에 우주안이 등장했다고 글을 올렸다. 한동안 침묵하던 강타는 앞뒤 제대로 설명 없이 사과문을 올렸고, SM타운 공연 불참, 신보 취소, 콘서트-뮤지컬 출연 논의로 활동의 대부분 접었다. 오정연이 글을 올린 후 3일 후, 오정연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를 진행했다. 7년 전 모습이 오버랩됐다. 단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당시에는 부부가 합법적으로 이혼 과정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오정연의 ‘당당’한 모습에 거부감 있는 반응들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응원의 목소리가 많았다는 것이다. 오정연은 2012년에도, 2019년에도 법을 위반하거나, 사회적으로 잘못한 것이 없다. 부부 사이에 있었던 일이고, 연인 사이에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그동안 연예인이, 특히 여자 연예인이 이 같은 일을 겪으면 방송에서 보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단순한 ‘열애→결별’이 아닌, ‘이혼’ ‘스캔들’ ‘삼각관계’ 등의 단어가 붙는 순간 이미지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2012년에 오정연에게도 ‘이혼녀 다움’이 어느 정도 강요되었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서장훈-오정연 이혼의 루머의 대상이 주로 오정연이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그러나 2019년에는 그 ‘~다움’조차 거론되지 않는다. 그리고 오정연은 그때도, 지금도 그 ‘~다움’을 의식치 않았다. 대중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오정연이 여자 연예인에게 주어진 ‘~다움’의 한 부분을 없앤 것은 분명하다.

[유명준의 시선] ‘~다움’을 깬 오정연, 새롭지만 당연한 ‘행보’

유명준 기자 승인 2019.08.06 09:45 | 최종 수정 2139.03.11 00:00 의견 0
사진=뷰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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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Too)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퍼질 때 ‘~다움’이 논란이 됐다. ‘피해자다움’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피해자는 웃어도 안되고, 집에만 있으면서 슬픈 표정으로 어두운 생활을 해야 한다는 식이었다. 미투 운동 당시 많이 사용되긴 했지만, 이 ‘~다움’은 사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강요되었던 내용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 일과 관련된 이들은 각기 자신에 맞는 포지션으로 이동해, 그 일을 겪은 사람들이 보여줘야 하는 일정한 패턴의 ‘모습’과 ‘행동’을 해야 한다. 이를 벗어나면 ‘~다움’의 공식은 깨지고, 사람들은 ‘가식이다’라며 의심을 품는다. ‘~다움’이 만들어낸 상황이다.

2012년 3월 당시 KBS 아나운서였던 오정연과 서장훈은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 신청을 냈다. 이후 둘은 무늬만 부부였지, 이미 남남처럼 지낸지 오래였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를 둘러싼 루머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오정연의 행동이었다. 성세정 아나운서와 함께 KBS1 ‘6시 내 고향’ 진행하던 오정연은 이혼 조정 신청 소식이 알려진 날 담담하게 생방송을 마쳤다. 당시 지하 스튜디오 앞 취재진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것이 전부였다. 이후 방송에서는 밝은 모습으로 정상적인 진행을 했다.

2019년 8월 오정연은 스캔들 주인공 중 ‘한 명’이 된다. 레이싱모델 우주안과 강타의 ‘과거’와 ‘현재’의 열애 사실이 터지고 ‘협의’한 듯 ‘헤어졌다’는 입장이 나온 시점에 오정연이 등장한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과거 강타와 사귀었고, 그 와중에 우주안이 등장했다고 글을 올렸다. 한동안 침묵하던 강타는 앞뒤 제대로 설명 없이 사과문을 올렸고, SM타운 공연 불참, 신보 취소, 콘서트-뮤지컬 출연 논의로 활동의 대부분 접었다.

오정연이 글을 올린 후 3일 후, 오정연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를 진행했다. 7년 전 모습이 오버랩됐다. 단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당시에는 부부가 합법적으로 이혼 과정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오정연의 ‘당당’한 모습에 거부감 있는 반응들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응원의 목소리가 많았다는 것이다.

오정연은 2012년에도, 2019년에도 법을 위반하거나, 사회적으로 잘못한 것이 없다. 부부 사이에 있었던 일이고, 연인 사이에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그동안 연예인이, 특히 여자 연예인이 이 같은 일을 겪으면 방송에서 보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단순한 ‘열애→결별’이 아닌, ‘이혼’ ‘스캔들’ ‘삼각관계’ 등의 단어가 붙는 순간 이미지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2012년에 오정연에게도 ‘이혼녀 다움’이 어느 정도 강요되었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서장훈-오정연 이혼의 루머의 대상이 주로 오정연이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그러나 2019년에는 그 ‘~다움’조차 거론되지 않는다. 그리고 오정연은 그때도, 지금도 그 ‘~다움’을 의식치 않았다. 대중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오정연이 여자 연예인에게 주어진 ‘~다움’의 한 부분을 없앤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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